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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동 타이거스』소설가와 만화가가 만나면?

  • 등록일2013.03.25
  • 조회 3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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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가 나이를 본다고? 본다. 그것도 대놓고 본다. 34, 즉 서른다섯까지만 응모할 수 있고 작품은 여느 신춘문예와 달리 장편이어야 한다. 이 구구절절한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아이돌 스토리텔러 오디션’. ‘한국경제신문이 ‘스토리 천국을 만들자’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청년신춘문예’를 시작했고, 젊은 피를 원했다는 말이다. 그리고 1 1. 전국을 뒤덮는 신춘문예 에토스를 뚫고 스토리 천국의 왕좌를 차지할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이름은 최... 땅 지() 구름 운() 최지운. 2012년 제 1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옥수동 타이거스』를 쓴 작가다.
 
『옥수동 타이거스』 최지운 작가
 
그는, 어리진 않았다. 34세 이하라는 응모 조건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의 나이는 서른넷. 출판계 아이돌은커녕 서른 넷. 하나 이 책을 쓰기 시작할 무렵 작가는 나름 20대였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이므로 그의 나이 만으로 스물아홉! 지금보다 철은 없고 혈기는 과했던 그는 공정택 교육감 시절에 일어났던 교육 문제들을 시간이 지난 지금도 조목조목 이야기할 정도로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청년이었다. 작품 역시 그 시절 신문을 보던 중 실제 일어난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어 쓰기 시작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학교로 선정된 동호공고가 선정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폐교 위기에 처한, 일명 ‘동호공고 폐교 사건’이다. 당시 몇몇 진보언론, 동호공고 학생들, 블로거들의 적극적인 반대 운동으로 폐교는 막을 수 있었지만 학교를 다니고 있던 학생들의 마음에는 깊은 상처가 남았다. 재개발, 계층 갈등, 학벌주의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가장 결정적이었던 것은 실업계를 무시하는 부당한 시선이었기 때문이다.
 
“옥수공고 설립자는 학교를 매봉산 꼭대기에 세울 생각이 전혀 없었다. 처음엔 아현동에 들어설 아파트 단지 옆에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곧 지역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고 말았다. 불량스럽고 말썽 많은 공고생들이 동네에 우글거리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게,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주민들의 반대 이유였다. 너무나도 격렬한 반대 시위로 인해 신문에 여러 번 기사화된 덕분에 후일 수학 능력 시험 사회 탐구 영역 문제로 출제되는 영광(?)도 얻었다.
- 『옥수동 타이거스』 중에서
 
그 시절엔 작가도 학생이었다. 항공대를 졸업한 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다시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했다. 항공대 졸업 후 직장으로 사회로 진입하던 친구들을 뒤로 하고 글을 쓰기 위해 다시 대학으로 들어간 작가에게 ‘동호공고 폐교 사건’은 옥수동 일대를 발로 뛰며 취재하게 만들 정도로 강렬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파격. 파격은 언제나 시원하다. 『옥수동 타이거스』는 웹을 재현한 소설이다. 이리 저리 옮겨 가는 하이퍼링크가 아니라 느닷없이 예고 없이 팡팡 터지는 팝업창을 이 소설은 응용했다. 필요한 정보를 언제든 찾아볼 수 있고 편집할 수 있는 디지털 세대의 문화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 유행을 따랐다기보다 유행이 가져온 변화를 반영한 것처럼 보인다. 이번 청년신춘문예에 투고된 작품 중 어떤 것도 이 소설만큼 감각적이지 않았다.
 
『옥수동 타이거스』는 재개발 지역을 배경으로 폐교 위기에 처한 공고 학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렸다. 싸우고 사랑하고 화해하는 아이들 뒤로 옥수동 달동네가 무심하게 사라져 간다. 성장소설로는 드물게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소설이고, 삼국지 패러디와 웹 화면 재현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세대의 특성이 드러난 그 자체로 ‘젊은 소설’이다. 재개발 사업, 교육문제, 학벌주의 등 건드리기만 해도 터질 것 같은 민감한 사회문제들을 직접 다루지 않되 돌려 말하지 않는 것 역시 이 세대의 스타일. 가벼운 학원물로 둔갑시켰지만 누가 봐도 ‘돌직구’다.
 
자, 두 사람을 소개한다. 웹툰계의 떠오른 별, 만화적 상상력이 다분한 『옥수동 타이거스』 웹툰 제작을 맡아 준 <츄리닝>의 이상신(스토리), 국중록(아트) 작가를 만나서 웹툰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웹툰은 인터넷서점 책 소개 페이지(http://bit.ly/10ak8h3)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왼쪽) 국중록 작가   (오른쪽) 이상신 작가
 
『옥수동 타이거스』 웹툰 의뢰를 받았을 때 어땠나?
이상신 대략적인 내용에 맞춰 홍보용 만화를 새로 짜는 수월한 작업인 줄 알았다. 그런 작업이라면 많이 해 봤기 때문에 쉽게 생각했다. 기존에 있는 캐릭터와 줄거리에 완전히 맞춰서 콘티를 짜고 작화를 하는 식의 작업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서 처음 접근할 때 어려웠다.
 
처음엔 책 띠지에 웹툰 그림을 넣어 보려고 했다. 신인의 책이라 이목을 집중시키려면 그런 방식도 좋을 것 같았는데, 그렇게 하면 만화책으로 보일 것 같아 전자책 체험판 만들 때에만 그렇게 했다.
이상신 잘한 거다. 만화로 오해했을 거다. 나도 예전에 그렇게 낚여서 책을 잘못 산 적이 있다. 그런데 『옥수동 타이거스』가 생각만큼 가볍진 않았다. 나중에마이크가 가슴에 칼 맞고 죽을 때 굉장히 식겁했다.
 
의외의 식겁성이 곳곳에 있는 책이긴 하다. 작업 과정은 어땠나?
이상신 처음 콘티는 국중록 작가 없이 내가 먼저 짰다. 처음엔 원하는 느낌을 정확히 알기 힘들었는데 콘티에 대한 1차 회신이 왔을 때 코믹함이 배가 되면 좋겠다고 하는 걸 보고, 만화체를 원한다는 걸 알았다.
                                                                          용공고 오호장군 1차 콘티
                                                                    중앙외고 캡틴파이브 1차 콘티
 
 
작업 중 어려웠던 점은?
이상신  처음에 모양을 잡는 게 어려웠다. 특히 마이크 같은 경우 외국에서 살다 온 망나니인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했다. 수염 그리고 농구화 신고 있는 건 뻔한 느낌이었다. 각 캐릭터마다 필살기가 나왔을 때에는 『옥수동 타이거스』가 가벼운 청소년물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슴에 칼 맞는 마이크 보니 그렇게는 생각이 안 됐다.
국중록 캐릭터들이 어딘가 향토적인 구석이 있어서 자가의 연배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요즘 애들 정서와는 다른 부분이 있었다. 작가가 만화를 많이 봤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신 만화적인 느낌이랄까. 『옥수동 타이거스』에는 그런 게 있었다.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를 쿨하게 만화적으로 풀어내는 게 이 책의 매력이기도 하다. 평소 그래픽 노블이나 문학 작품을 보는 편인가.
이상신 예전에는 원서까지 챙겨봤는데 지금은 워낙 시간적 여유가 없기도 하고. 소설은 『영웅문』을 제일 좋아한다. 어렸을 때 살던 아파트에 이동도서관이 있었다. 어머니께서 거기서 빌려온 책을 읽으셨는데, 그 부지런하던 어머니가 우리 밥도 안 챙겨 줄 정도로 『영웅문』에 빠져서 보시는 걸 봤다. 처음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군대에서 그 작품을 보게 된 순간, 다음 날이 혹한기 훈련이었는데도 10권을 다 싸서 행군 갔다.
 
실제로 옥수동에 가 본 적 있나?
이상신 옥수동 하면 다니던 절밖에 모른다.
 
미타사 말인가?
이상신 맞다! 그 절에 많이 갔다. 옥수동은 정말 예스러운 곳이다. 지금은 정말 많이 발전한 거라고 들었다. 예전에는 발전을 떠나 물고기랑 가재를 잡을 수 있는 야생지역이었다고 하더라.
국중록 옥수동은 차로 지나다 보면 아치형으로 된 코스가 나오는데, 드라이브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이번 웹툰에서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국중록  제롬. 디자인적으로 잘 나왔다.
이상신 나는 재덕. 순박하고 효자 같은 면이 있지만 그래도 본성은 싸움꾼 아닌가. 할머니와 어린 동생도 같이 싸우는 포즈로 설정할까 했는데, 정말 막 나가는 것 같아서 바꿨다.
 
또다시 소설 작품과 콜라보레이션할 기회가 온다면?
국중록  한번 해 봤으니까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관념적이고 무거운 책들은 힘들지 않을까. 그런 책을 웃기게 까는 작업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l 정리_ 유지영 (교보문고 북뉴스)
글, 사진 제공_ 민음사
 
 
 
[소설]  옥수동 타이거스
최지운 | 민음사
201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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