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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가진 사람의 자부심과 의지『오직 한 사람의 차지』김금희

  • 등록일2019.10.16
  • 조회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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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사건 따윈 없어 보이는, 어제와 비슷하게 흘러가는 오늘 같다. 겉에서만 보면 그렇다. 하지만 별 일 없어 보이는 일상 속, 그 일상을 살아가는 누군가의 내면에는 온갖 감정과 정서, 때로는 미처 알아챌 수 없는 수많은 조짐과 징후들이 가득 넘실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그 시간들을 복기하면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뒤늦은 회한에, 그리고 나를 향했던 따스한 마음들에 새삼 마음이 보드라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너무 한낮의 연애』, 『경애의 마음』 등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김금희의 세 번째 소설집 『오직 한 사람의 차지』는 평온해 보이는 일상 뒤의 상처들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 감정들을 천천히 되짚어보게 한다. 아프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한 감정들. 하지만 그 감정들을 둘러싸고 있었던 따스한 기운을 느끼게 된다면, 왠지 그 상처들이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된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이상하게도 자꾸 더 생각나는 소설, 『오직 한 사람의 차지』 김금희 작가와의 인터뷰
 
 
등단 5년 만에 첫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2014)을 낸 후, 두 번째 소설집 『너무 한낮의 연애』(2016), 2018년에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짧은소설집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을 냈고 올해 세번째 소설집 『오직 한 사람의 차지』까지 쉼없이 책을 내고 계시는데요(웃음). 그 동안 굉장히 성실히 소설을 써오셨습니다.  
 
처음 5년 동안 책을 못 내던 한을 풀듯이 책을 내고 있네요(웃음). 청탁을 받아서 마감을  하다 보니 원고가 계속 쌓이고 있어요. 『오직 한 사람의 차지』는 2015년에서 2017년 사이에 쓴 작품들을 모았는데, 오래 되면 작품들이 좀 늙거든요. 그래서 그때 그때 모아서 낼 수 밖에 없었어요(웃음). 
 
 
단편은 보통 청탁을 받아 그때마다 각각의 작품을 쓰게 되지만 이렇게 모아놓고 보면 어떤 공통된 정서가 있는 것 같아요. 연결되는 감정들도 있고요
 
아무래도 작가가 천착하고 싶어하는 주제가 있으니까요. 저도 이번에 소설집으로 모아놓고 읽어보니까, 한 개인의 어떤 상처를 좀 더 깊숙이 들어가보고 그것을 끄집어내서 환기시키거나, 치유까지는 모르겠지만 극복할 수 있는 어떤 실마리까지 보여주는 방식으로 썼더라고요.  
 
 
단편들이 쓰여진 2015년에서 2017년 사이의 시간은 사실 대한민국에서 굉장히 큰 이슈들이 있었던 시기인데요 그런 시대의 이슈나 분위기가 작품이나 작가에게도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까요?
 
제가 그때 장편 『경애의 마음』을 동시에 작업하고 있었는데, 장편 작업에는 굉장히 큰 영향을 주었어요. 단편에서는 직접적인 영향이 드러나지는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뭔가 있었겠죠. 촛불 정국이 우리에게 남긴 것이 있다면, 덮어두었던 상처나 곪아있던 것들은 큰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이 각자에게 있다는 것 같아요. 2017년 들어서 처음 썼던 소설이 「오직 한 사람의 차지」였는데, 그 소설에서 ''는 결국 출판사도 망하고 '낸내'와도 연락이 끊기고 다 망해버린 것 같거든요. 하지만 또 그 안에서 ''의 부인인 ''는 과거의 상처 때문에 무서워서 하지 못했던 운전을 하면서 안개 속을 가면서 일어서려고 해요. 그런 것들을 보면 개인의 회심 같은 것들이 중요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에요.  
 
 
저는 수록된 여러 소설들에서 기묘한 세 사람의 관계가 눈에 띄더라고요.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서 복잡한 상호작용을 만드는, 딱히 어떤 역할이라고 정의하기 애매한 누군가가 존재하는 작품들이 많았거든요
 
세 사람이 되면 뭔가 좀 더 복잡한 상황을 만들죠. 「문상」에서는 결별한 연인 사이인 송과 양주임 사이에 희극배우가 끼어들어요. 희극배우의 말 한 마디로 파장이 일면서 두 사람이 결별상황으로 끝내거나 서로 다시 연락을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순간이 오죠
 
일상에서 누군가를 만나서 관계를 맺다 보면, 이 사람은 내 친구야, 내 동료야, 그렇게 딱 부러지게 정의하기 힘든 관계들이 꼭 남아요. 그렇다고 그 사람이 내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냐 하면, 나는 뭔가 영향을 받았거든요.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영향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고 한번 쓱 지나갔는데 그게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들이 있고요
그래도 참 다행인 것이, 이렇게 알 수 없는 관계의 미궁 속에서 만난 누군가가 조력자가 될 수도 있거든요. 「모리와 무라」에서 숙부가 비록 본인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와 운주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처럼요. 그런 인생의 알 수 없음, 예측할 수 없음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일상에서 은근히 주고받는 모욕감에 대한 것도 여러 작품에서 보이던데요. 때로는 이게 왜 누군가에게 모욕이 되는 건지 잘 이해를 못하겠는 경우도 있어요. 「모리와 무리」의 숙부는  눈을 감으라는 말에 왜 그렇게 모욕감을 느꼈는지, 「체스의 모든 것」의 노아 선배는 왜 체스 규칙에 집착했는지, 얼핏 봐서는 이해를 못하고 그저 그들이 별나게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결국 그들의 자리에 서서, 그들의 경험을 내가 하지 않은 이상 그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네가 이상한 거야' 라고 무시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멸감이나 모욕감 같은 것은 한 개인에게 굉장히 큰 충격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모욕감이란 너무나 고유한 것이기에 우리는 타인이 느낀 충격에 대해서 측정할 수가 없고요. 「모리와 무라」의 숙부에게는 눈을 감으라는 지시가 굉장히 큰 모멸감으로 남았어요. 그런데 숙부 본인은 과거에 다른 사람이 스스로 삶을 버릴 정도의 모멸감을 제공했거든요. 비록 본인은 무감한 상태로 그런 행위를 한 것이지만요. 숙부는 사인은 병이었지만,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는 결국 동일한 정도의 결과를 낳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현대 사회에서는 위력을 행사하고 받는 관계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좀 더 예민한 태도가 필요해요. 모멸감이란 한 사람이 무언가 굉장한 침해를 받을 때 느끼게 되는 건데, 내가 모멸감을 느끼는 상황도 있지만 내가 다른 사람에게 모멸감을 주는 상황도, 나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분명히 있을 수 있거든요. 소설에서는 여러 상황들 속에서 모멸감의 파장이 한 개인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그리고 다행히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이야기했죠
 
 
다른 사람이 겉에서 볼 때는 그냥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은 내면에서 모욕감과 모멸감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해요.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 무수히 많은 정념과 감정들이 일어났다 가라앉다 시시각각 모습을 변해가며 일으키며 지지고 볶는 모습들을 굉장히 잘 포착하고 있는데요.  
 
개인마다 굉장히 많은 내적 투쟁을 겪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요. 그리고 그렇게 치열하게 내적 투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일상이 망가지지 않고 보존되고 있고요. 개인이 모멸감을 벗어나기 위해 어떤 내적 투쟁을 하고 있는지, 때로는 그 과정에서 어떻게 낙담하는지 그런 것을 소설이 좀 더 내밀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건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어떤 들여다보기의 방법일 수 있어요. 이런 감정의 파장들은 영화로는 보여주기 힘들잖아요. 일단 밖으로 표출되면 이미 내적 투쟁이라기보다 외화된 투쟁이 되니까요. 멈춰서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고, 소설이 좀 더 재미있게 보여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닌가 해요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굉장히 생동감 있고 매력적인데, 개인적으로는 「새 보러간다」의 프리랜서 큐레이터이자 예비 저자인 ''이 인상적이었어요. 정말 비호감인데(웃음) 또 가장 공감이 가더라고요. 편집자인 수정 앞에서는 과잉되게 자기 과시를 하다가, 화가인 현석경 앞에서는 금새 하찮아지는 모습이요.   
 
오리지널리티를 갈망하지만 그걸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 젊은 예술가들의 고민이죠. 내가 가진 예술의 고유성이란 것을 주장하기가 정말 애매한 경우가 많거든요. 전보다 더욱 어려워지고 있고요. 시각예술뿐만 아니라 소설조차도 그래요. '이 글이 블로그에 올려놓은 개인 경험담과 다를 게 뭐냐'고 한다면 굳이 이 글의 예술성을 주장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예술가들을 그릴 때, 화려한 모습으로는 그리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예술가들은 고민은 숭고해도 생활은 노동자의 생활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생활인으로서의 예술가를 그리게 되는 것 같아요
 
 
「새 보러 간다」의 윤도 그렇고 「문상」의 희극배우, 「쇼퍼, 미스터리, 픽션」의 강의를 듣는 남학생 같은 인물들은, 진상인데 어쩐지 짠하고 정이 가요(웃음). 
 
그런 점을 공략했어요(웃음). 아무래도 미워할 수 없어서 자꾸 그 사람이 하는 말이나 행동을 들여다보게 되고, 그러면서 ', 나름의 의미가 있었구나' 그런 의외의 순간들을 맞이하게 되거든요. 「새 보러간다」에서 편집자 수정은 윤이 너무 진상이라 싫었는데, 또 다른 장소에서 윤이 을이 되는 걸 목격하고는 어떤 다른 시선, '너나 나나 같은 처지의 비슷한 젊은 세대구나' 그런 묘한 동지애를 느끼면서, '새나 보러가자' 그러면서 끝나는 거죠(웃음). 
 
 
책을 다 읽은 후에 소설 속 에피소드가 갑자기 떠올라서 혼자 몇 번 웃기도 했어요. 「체스의 모든 것」에서 국화가 같이 먹는 감자튀김을 혼자 반 이상 먼저 먹어버린 노아에게 따지는 장면 같은 거요
 
「체스의 모든 것」의 감자튀김 에피소드는 제가 대학 다닐 때 직접 겪은 얘기에요(웃음). 친구하고 햄버거를 먹는데, 이 친구가 햄버거는 개인 것이고 감자튀김은 같이 먹는 거니까 당연히 감자튀김 먼저 먹어야 한다는 거에요. 그때 좀 놀랐거든요. 아니, 그런 것까지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나? 얘 뭔가 굉장히 자본주의적 인간인데?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웃음). 
그렇게 일상에서 겪은 작은 에피소드,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장면을 한 번 더 기억했다가 소설에 써주는 것, 그 기억을 독자들이 환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소설가가 하는 일인 것 같아요
 
 
소설들마다 읽을 때 어떤 공간들이 떠올랐어요「체스의 모든 것」의 학회실, 「사장은 모자를 쓰고 온다」의 카페 지하, 이런 풍경이 구체적으로 마음 속에 그려지더라고요.
 
공간에 관심이 굉장히 많아요.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하면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그걸 잘 재현하고 싶어요. 또 그 공간과 장소가 불러일으키는 정조 같은 것을 가져와서 쓰려고 하는 편이고요. 독자들도 그 공간에 대해서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독자의 기억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좀 확실하게 해두고요. 「체스의 모든 것」의 학회실이라든가, 노아가 야구경기장을 나와서 걷는 허름한 거리라든가, 『사장은 모자를 쓰고 온다』는 구체적으로 불광동이라는 동네가 나오고요
 
 
작가님은 인천에서 오래 살았다고 알고 있는데, 저도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라서, 소설 속에서 나오는 공간들이 왠지 익숙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더라고요. 「체스의 모든 것」에서 ''와 국화가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자유-'공원이나, 자전소설 「쇼퍼, 미스터리, 픽션」에서 K가 어린 시절 성장한 동네 같은 곳은 '인천'이라고 안 써놨어도 딱 인천의 느낌이던데요(웃음).
 
제가 자란 동네가 역사가 있는 동네라기 보다는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 지은 동네거든요. 그런 불모지 같은 인상을 주는 곳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K도 심성이 아주 곱지는 않아요(웃음). 
좋게 말하면 자유롭게 성장했고, 나쁘게 말하면 방치였죠. 어른들의 돌봄 바깥으로 밀려난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상당히 불신이 많아져요. 세상에 대해서, 쉽게 믿지 않죠. 그게 어떤 맥락에서는 자립심을 길러주기도 하고, 정신차리고 똑바로 봐야 한다, 그런 절박한 마음을 갖게 하고요. 그런 면에서 인천은 작가가 탄생하기 좋은 도시 같아요(웃음). 작가는 쉽게 믿으면 안되거든요. 그리고 누구에게 빚진 것 없다는 감각, 우리는 그냥 우리 삶을 열심히 일구고 각자의 삶을 씩씩하게 살아가면 그만이라는 자세, 겉치레나 위선이 없는 그런 모습들은 인천 사람들의 독특한 결인 것 같아요. 그런 모습들이 제 소설 곳곳에서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레이디」는 가장 슬픈 작품이었어요. 중학생인 두 소녀 사이에 생겨났던 풋풋한 감정이 가장 어이없고 슬프게 파괴되어버리니까요
 
저도 쓰면서 슬펐어요. 둘 사이의 사랑이란 참 가난한 사랑이잖아요. 너무나 약해서 쉽게 사라져버릴 낭만이고요. 어른들의 세계가 함부로 10대 아이들 속으로 들어와 일종의 폭력을 행사한 거잖아요. 두 사람이 서로 친구라는 것까지만 고려했어도 그 사랑을 망쳐버릴 곤란한 질문을 하지 않았을 텐데, 어른들은 대체로 그렇지 않죠.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어른들의 세상과 맞닿아 있는 부분은 늘 어딘가 아픈 듯한 경험이 있어요
 
 
마지막 문장이 너무 슬펐어요. "그런 재회는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고 나는 그것이 기적과도 같은 불행이었다고 생각했다." 바로 옆집에 살면서, 몇 년 동안 단 한 번도 우연히 마주치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기적과 같은 불행인 것 같아요
 
만약 우연이라도 마주쳤다면, 둘의 관계는 어떻게든 다시 변화를 겪었을 거에요. 하지만 그렇지 못했고 그냥 아픈 사랑이 갑자기 종료된 채로 마음에 남은 거죠. 이후의 삶을 살아가면서 그 사랑에 대해서 반추하고, 그 사랑이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체험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랑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죠. 하지만 그 사랑이 완전한 단절감으로 종료되었다는 것이 굉장히 큰 불행이기도 하고요. 그 두 가지가 다 들어가 있는 거죠
 
 
표제작 「오직 한 사람의 차지」의 제목은 『더 기타리스트』(정일서, 어바웃북) '지미 헨드릭스' 장에서 착안했다고요.
 
그 책에서 발췌한 부분인데, 책에서는 그 기타리스트의 불우한 죽음 후에도 그가 음악에 끼친 영향력과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의 자리는 오직 그, 한 사람의 차지라는 맥락에서 씌였어요.
저는 우드스탁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느꼈을 어떤 헛헛함, 열광적이었지만 각자 집으로 돌아가면 사라지고 마는 그 시간들이 인생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결국 상실뿐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해요. 하지만 상실이라는 감각이 그렇게 나쁘고 수동적인 것만은 아닌 것 같거든요. 앞으로의 행보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실도 내가 가지고 있는, 차지하고 있는  어떤 영역이 아닐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상처라는 것도 꼭 숨겨야 하고 위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에요. 상처는 어떤 자양분이 될 수 있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도움닫기 발판 같은 것이 될 수도 있죠. '차지'라는 단어가 가지는 어떤 자부심, 그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강한 의지 같은 것이 느껴져서 표제작으로 삼게 되었어요
 
 
「쇼퍼, 미스터리, 픽션」은 자전소설인데요. 작가로서 자전소설은 어렵기도 하고 쓰면서 부담스러운 점도 있을 텐데요
 
그렇죠. 그래도 제가 쓴 단편들을 다 책에 싣는 것에 혼자 사명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웃음) 이 소설도 넣게 되었는데, 그래도 고민이 되었어요. 소설이 전부 다 제 이야기 그대로인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의 마음 상태 같은 것은 어느 정도 제 모습이 들어갈 수 밖에 없거든요
다행히 책이 나오고 독자분들이 자전소설에 대해서 재미있어하고 인상적이라고 얘기를 해줘서 지금은 두려움 같은 건 많이 사라졌어요. 지난 번 북토크 때 이번 소설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물었을 때 그 자전소설을 꼽을 수 있었던 건 독자분들 덕분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려요
 
『오직 한 사람의 차지』에 실린 소설들은 , 제가 두 번째 소설집 『너무 한낮의 연애』 이후 작가로서 좀 더 힘을 얻어서 쓴 단편들이에요. 어딘가에 제 소설을 읽어줄 독자분들이 계시다는 것에 안정감을 느끼면서 하고싶은 이야기를 잘 펼쳐낼 수 있었고요. 그래서 독자분들도 이전 소설집보다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소설들을 묶어내면서 생각했어요. 제가 느꼈던 그 안정감과 한편으로 느꼈던 자유로움 같은 것을 제 작품 속 인물들을 통해서, 그 인물들이 자기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서 함께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한국 소설을 많이 사랑해주세요(웃음). 늘 소망하는 바람입니다(웃음).


| 박수진 (교보문고 북뉴스)
사진제공_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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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i**oba
  • 항상 좋은 소설 잘 보고 있습니다. 과도하지 않으면서도 부족하지 않은 글들 부탁 드립니다. 작가님 같은 분들이 계셔서 한국 소설 화이팅 입니다. 너무 한낮의 연애 같은 구조와 스토리를 더욱 기대하겠습니다.
  • 2019/10/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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