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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을 멸종시킨 것은 암흑 물질” 리사 랜들 기자간담회

  • 등록일2016.06.16
  • 조회 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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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0만 년 전 도시 하나 크기의 천체가 지구로 떨어졌다. 그 영향으로 급격한 변화가 생겼고, 공룡 뿐만 아니라 당시 지구에 살던 모든 생물종의 4분의 3이 사라졌다. 여기까지는 다들 알고 있는 사실. 그런데 하나의 질문을 더 붙여보자. 그 천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 천체가 혜성이라면, 혜성은 어째서 원래의 궤도에서 이탈해 지구에 떨어진 것일까?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론 물리학자이자 하버드 대학교와 MIT 물리학과에서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종신 교수직을 획득한 리사 랜들은 공룡 멸종의 원인은암흑 물질'에서 찾는다. ‘암흑 물질'이란 우주에 존재하는 수수께끼의 물질로, 보통 물질처럼 중력을 통해 상호 작용하지만 빛을 방출하거나 흡수하지는 않는다. 태양계가 우리 은하의 중간면을 통과하는 동안 암흑 물질로 이뤄진 원반을 만났고, 그 원반이 태양으로부터 멀리 있는 천체를 이탈시킴으로써 지구에 충돌했다는 것이 리사 랜들의 가설이다. 물리학과 생명 과학, 천문학과 지구 과학을 아우르는 대담한 지적 전망이 아닐 수 없다.
 
리사 랜들 하버드대 교수가 NPKI(New Physics @ Korea Institute, http://www.npki.org/)라는 새로운 물리학 한국 연구소 발족과 신간인 『암흑 물질과 공룡』 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했다.  6 14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는 암흑 물질이라는 낯선 존재에 대한 설명과 함께 물리학자로서 자신의 관심사와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암흑 물질은 정말 존재하는가?
 
아직 발견되지는 않은 암흑 물질은, 진짜로 존재할까요? 저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그것에 대한 증거도 있습니다. 암흑 물질이 존재하거나, 우리가 지금까지 사용한 방정식이 틀렸거나 둘 중 하나일텐데, 방정식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더 허황될 겁니다. 그보다 더 허황된 것은, 우리가 볼 수 없는 다른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요? 우주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와 100%  동일한 것으로 채워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무모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이라는 것은 우주 전체 물질의 1/6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다른 물질을 상정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무리가 없지요.”
 
암흑 물질 이론에 대해 학계에서는 어느 정도 지지를 받고 있는가?
 
저는 모델 빌더(Moder Builder), 즉 모델을 만들어내는 학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러 사람에게 어떤 이론을 제시하고 그 이론이 맞는지 모델을 통해 검증하고, 현실 세계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당연히 모든 사람들이 이 이론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반기는 것은 아닙니다. 입자 물리학자들은 대체로 반기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이 이론을 수용하는 사람들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천문학은 우주를 측정하고 측정 결과와 우리의 생각을 매칭시키는 방식으로 연구를 하는데, 우리가 지금 제시한 모델과 실제 계측량을 대조하면 정확도가 100% 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정확도가 100%가 아닐 때 입자 물리학자들은 그것을 하나의 한계나 제약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모델을 개선하는데 사용한다면, 천문학자들은 좀 더 실질적인 입장을 취한다고 할 수 있죠.
암흑 물질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발견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저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이론을 만들어 냅니다. 이 이론이 실험을 통해 입증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질문을 하느냐, 그리고 그 질문을 통해 무엇을 배우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연구에서 가장 알아내고 싶은 것은?
 
과학자로서, 물질들이 어떤 식으로 만들어졌고, 우리 몸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졌으며, 인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와 같은 크고 추상적인 질문들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매일매일의 연구는 지금 주어져 있는 사실과 데이터들을 어떻게 조합해서 우리 앞에 있는 이 퍼즐을 풀어가느냐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암흑 물질을 비롯한 이론 물리학 연구를 왜 해야하는지,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가 이 연구를 하면서 대중이나 정부에게 반드시 그 필요성을 설득해야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과학이란 순수한 지적 탐구와 호기심, 흥미로부터 시작될 수 있으니까요.
힉스 보손 입자가 발견되었을 때 《뉴스위크》라는 대중 잡지에서 저에게힉스 보손 입자의 발견이 모든 것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해 기사를 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때 저는 힉스 보손 입자가 발견되었다고 세상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했죠. 그냥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찾은 것 뿐이니까요. 그러자 담당 편집장 - 좀 똑똑한 분이셨는데 - 이 질문 방향을 바꾸더라고요. 이렇게 놀라운 발견을 했을 때 우리가 거기서 흥분을 안 할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것으로요.
과학 연구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당장 관계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DNA가 발견되었을 때를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암 치료하려고 DNA를 연구한  것이 아닙니다. 그냥 DNA라는 존재에 대해 알고 싶어서, 거기에 내재된 가치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연구하기 시작한 겁니다. 본능적으로, 그리고 천부적으로 주변 세계와 사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호기심을 굳이 멈추어야 할 이유는 또 무엇인가 묻고 싶습니다.”
 
최근 발견되어 이슈가 된 중력파는 암흑 물질 발견에 도움이 될까?
 
중력파는 신나고 흥미로운 발견이었습니다. 블랙홀에서 발생되는 중력파였는데, 태양 질량의 5배가 넘는 엄청난 에너지가 발견되었죠. 지금 이것이 암흑 물질과 관련 있다고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과학자들도 이 중력파를 이용해서 암흑 물질을 발견하고 혁신하는 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를 질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물론 암흑 물질 전체는 아니지만 특정 종류의 암흑 물질을 발견하는 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그것이 향후 연구 방향을 결정하고 질문을 하고 있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간 제목인 『암흑 물질과 공룡』은 전혀 별개의 것으로 보이는 두  단어를 연결한다. 제목을 이렇게 지은 이유는?
 
『암흑 물질과 공룡』의 원제는 좀 더 깁니다. ‘우주의 상호 연계성(The Astounding Interconnectedness of the Universe)’이라는 말이 더 붙지요. 제가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우주에 있는 암흑 물질로 이루어진 원반의 중력 변화로 인해서 멀리 있는 혜성이 6600만 년 전에 지구와 충돌해서 결국 공룡이 멸종되었다는, 어떻게 보면 서로 연결되지 않아 보이는 것이 하나로 연결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우주학뿐만 아니라 은하, 은하수, 태양계에 관한 모든 내용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 연결 관계에 초점을 두게 되었고 그것을 밝혀내는 것이 과학의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추상적인 영역인 입자 물리학을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입자 물리학을 연구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태양계에서 영향을 미쳐 지구상의 생물종 멸종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이것을 연결해 내는 작업이 꽤 재미있었습니다. 그런 기본 입자들이 우리에게 가져오는 영향을 알려 주고 싶어서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2001년에 여성 이론 물리학자로서 하버드 대학에서 처음으로 종신 교수가 되었고 《타임》에서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으로, 《뉴스위크》에서도 주목할 만한 인물로 선정되었다. 여성 과학자로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었다는 것에 대한 생각은?
 
저는 저 자신을 무엇보다과학자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중에 눈에 비춰지는 모습은 제가 여성이다 보니 그쪽으로 관심을 쏠리는 것 같습니다. 그것에 제가 하고 있는 연구에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게 하기 때문에 반기거나 좋아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하지만 공적인 입장에서, 여성 물리학자의 위상이 높아지고 다른 여성들에게 귀감이 되거나 영감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활동을 열심히 함으로써 물리학이라는 분야가 흥미로운 분야이고, 충분히 역량과 기회가 있는 여성들이 저와 같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으면 합니다.”
 
 
대중적인 글쓰기로도 유명하다. 글쓰기에 대해 어떤 관심을 갖고 있는가?
 
글을 쓰는 것은 저에게는 퍼즐을 풀어 나가는 느낌입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아이디어들을 하나의 선형적인 방식으로 묶어내고 논리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작업이죠. 과학자로 연구를 할 때는 그런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지 않습니다. 아주 다양한 생각과 수많은 잠재적인 가능성이 있어서 그것들에 대해 생각을 하기에 어떻게 보면 생각이 퍼져나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쓸 때는 반대로 하나의 선형적인 방식으로 좋은 스토리를 만들어서 읽기에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퍼즐을 맞춰 나가는 기분이 저에게도 즐거운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글쓰기를 즐기고 있고요.
힉스 보손 입자가 발견되었을 때 관련한 책을 썼는데, 책이 길지 않고 짧지만 담고 있는 내용이 복잡하다 보니까 책을 완성하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글을 계속해서 수정하고 다듬어서 하나의 일관성 있고 응집력 있는 모양이 잡힐 때까지 계속 수정했습니다. 책을 많이 읽을수록 잘 쓴 글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왜냐하면 잘 쓰지 못한  글은 그만큼 이해하기 힘들고 즐거움도 덜해지니까요. 그래서 저는 쓰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 박수진 (교보문고 북뉴스)
사진제공_사이언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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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ry
  • 와우! 이런 기사를 우연히 접할 수 있다니! 행운이네요!
  • 2018/05/10 15:5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