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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저는 한국차를 사랑합니다”

  • 등록일2015.07.14
  • 조회 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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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한민국 서점가에서 가장 핫한 남자는 바로 이 사람일 것이다. '오베라는 남자'. 40년 동안 한 집에서 살고 한 직장을 다닌, 고집 세고 까칠하고 괴팍한 59세의 스웨덴 남자가 한국의 독자들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오베라는 남자』의 저자인 프레드릭 배크만과 서면으로 가진 인터뷰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를 바란다.  
 

 
스웨덴과 한국은 굉장히 먼 나라입니다. 한국에서 본인의 소설이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했나요?
물론 아닙니다. 전 심지어 스웨덴에서 히트하리라고 기대도 안 했는데요. 확실한가요? 제 소설이 정말 한국에서 대히트입니까? 혹시 저를 재주가 많은 다른 작가와 혼동하신 건 아니구요?
 
젊은 신인 작가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 작가가 되었다는 점에 국내 독자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베라는 남자』를 집필할 당시 몇 살이었나요?
2012년이었으니까 제대로 센 것이 맞다면 31살이었습니다. 몇 주 전 34살이 되었습니다. 5살 짜리 아들내미가 한 첫 질문이 ”아빠 몇 살이야?  34? 우와! 진짜진짜진짜 늙었네요. 곧 죽는 거야?” 였습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젊은 작가라고 불러주셔서.
 
소설가로 화려하게 데뷔했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스웨덴의 독자들은 오베의 어떤 면에 이끌렸다고 생각하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잘 모르겠습니다. 전 그저 제가 좋아하고 아끼는 얘기를 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그런 다음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몇 분들도 제가 아끼고 좋아하는 얘기들을 좋아해주길 바라는 것 뿐이죠. 종종 아무도 좋아해주지 않을 때도 있고, 아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 때도 있죠. 그렇지만 그런 것들이 제가 글을 쓰는 방식을 바꾸게 하진 않습니다. 전 단지 제가 느낀 것들, 제가 재밌고, 감동적이고, 얘기할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것들을 글로 씁니다. 사람들이 오베를 좋아하시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그의 장단점 모두가 실존인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저는 사람들이 그가 누구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그를 좋아해주길 바랍니다. 사람들이 “그는 제 아버지 같아요!, 또는 “딱 제 이웃 같아요” 하는 것이  제게는 제일 큰 칭찬입니다. 왜냐하면 그건 오베가 만들어진 인물이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사람 같단 것이기 때문이죠.
 
작품 속 오베는 59세인데, 특별히 그 나이로 설정한 이유가 있나요? 한국에서 59세는 보통 정년퇴직을 하고 새로운 일을 찾거나 노후를 준비하는 나이인데요. 아저씨도 아니고 할아버지도 아닌 애매한 시기. 스웨덴 사회에서도 그런가요?
59세로 정한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너무 젊지도 너무 늙지도 않아 오베에게 딱 좋은 나이였습니다. 보통 전 50세보다 많거나 10살보다 어린 사람에 대한 얘기를 쓰기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34살보다 재밌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죠. 34살은 정말 무지막지하게 지루한 사람들입니다.
 
오베가 싫어하는 ‘새로운 세대의 젊은이’들이 31세로 대변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31세와 59세의 대비가 극명한데, 사회적으로 관련 이슈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전 그냥 59세 남자와 그 남자가 제 세대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쓰는 게 재밌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그(오베)가 옳기 때문이죠.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제 관점은, 오베가 많은 부분에서 옳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제 세대는 많은 부분에서 멍청하죠. 우린 잘못된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전 오베의 세대가 제 세대의 사람들보다 충성, 정직 그리고 사랑을 더 존중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세대는 거기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하얀 셔츠의 사내들은 단순히 오베와 개인적인 관계가 있다기보다 국가의 공권력을 상징하는 인물들처럼 보입니다. 국가의 정책을 시행하는 도중 오베와 계속 부딪히며 ‘악역’처럼 그려지기도 하는데요. 스웨덴은 복지 시스템이 잘 된 국가로 알려져 있는데 당신이 느끼기에 국가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면이 많다고 보나요?
글쎄 그건 제가 대답하긴 크고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는 작가지 정치인이 아닙니다. 흰 셔츠를 입은 사람들은 제가 보는 관점에서 쓴 게 아니라 오베가 보는 관점에서 쓴 것입니다. 작가로서의 좋은 점은 제 모든 등장인물과 항상 공감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국내 독자들은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굉장히 사랑스럽다고 말합니다. 당신 주변에는 파르바네, 패트릭, 지미 등과 비슷한 인물들이 있나요?
물론 항상 아이디어를 빌려오죠. 제 가족, 친구들에게서뿐만 아니라 식료품점의 낯선 사람들에게서도, 공항에서 줄 서 있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전 항상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고 사람들을 구경합니다. 전 정말이지 똑똑하거나 재밌는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 사람들로부터 뭔가를 훔쳐와야 합니다. 1장 ‘오베라 불리는 남자’ 전체가 제가 스톡홀름의 한 애플스토어에서 점원과 ‘아이패드가 뭐냐, 컴퓨터냐 아니냐’ 논쟁을 하던 한 남자 뒤에 줄 서 있다가 생긴 일에서 만들었습니다. 그 남자는 정말로 화가 나 있었고 정말로 웃겼습니다. 그 사람 뒤에 서 있다가 이게 소설의 1장으로 쓰기에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고… 제 예감이 적중했습니다.
 
소설 전반에 걸쳐 특정 지명, 브랜드 등이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유독 ‘사브’ 자동차에 대해서는 꾸준히 찬양하고 있는데요. 본인의 취향이 반영된 건가요? 실제 사브 자동차를 이용 중인가요?
전 한국차, 현대 싼타페를 운전합니다. 제가 이 책을 썼을 때 전 현대 ix35를 몰았구요. 책 뒷부분에 사실 오베가 아드리안의 도요타를 바라보며 속으로 “더 형편없을 수도 있었어. 현대일 수도 있었어”라고 생각하는 작은 농담이 있죠. 당연히 오베는 제 차를 싫어했을 겁니다. 하지만 제 아내와 전 우리의 차를 사랑합니다. 자동 평행주차 시켜주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죠. 최고의 기능 짱!
 
소설을 쓰기 이전에 칼럼니스트이자 블로거로 활동했다고 들었습니다. 소설을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전 사람들이 기사를 짧게 쓰라고 말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책을 쓰면 내가 원하는 만큼 길게 쓸 수 있을 거라고.
 
『오베라는 남자』는 개인 블로그에서 시작된 글이라고 하던데, 연재 기간은 어느 정도였나요? 스토리 전개나 결말 등에 블로그 방문자들의 의견이 반영되기도 했나요?
글쎄, 사실과는 조금 다른데요. 오베와 비슷한 사람들에 대한 글을 쓴 적은 있지만 소설 자체는 제 블로그에 게재된 적이 없습니다.
 
한국에도 작가를 꿈꾸며 블로그에 작품을 연재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먼저 꿈을 이룬 사람으로서 그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점이 있다면요?
계속 쓰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물론 계속 쓰는 것으로 성공한 작가가 되리라고는 장담할 순 없지만 글을 아예 쓰지 않으면 성공한 작가가 될 수 없다는 건 100% 장담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굉장히 크게 성공을 한 직후라 『오베라는 남자』와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신도 이 소설을 읽어보았나요? 그 작품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나요?
물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요나스 요나손은 제가 대단히 존경하는 훌륭한 작가입니다. 20년 전에 헤닝 만켈이 스웨덴의 범죄소설 작가들에게 했듯이, 요나스 요나손의 책들은 다른 여러 장르의 스웨덴 소설 작가들에게 새로운 세계시장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오랫동안 스웨덴의 문학은 범죄소설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요나스 요나손은 정말로 세계의 독자들에게 북유럽의 많은 작가들이 코믹소설과 relationship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제 성공의 많은 부분을 요나스 요나손의 덕으로 돌립니다.
 
 
두 번째 소설 『My Grandmother Asked Me to Tell You She's Sorry』가 곧 출간된다고 하는데, 그 작품도 『오베라는 남자』 못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두 번째 소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또래들보다 너무 똑똑해서 따돌림 당하는 엘사라는 7살 난 여자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또한 운전면허 없이 차를 몰고, 종종 나체로 집 발코니에서 이웃들에게 페인트볼 총을 쏴대서 사람들이 미쳤다고 하는  엘사의 77세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엘사와 그녀의 할머니는 단짝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겐 상상으로 함께 만든 동화의 나라 ”The land of almost awake (깨어나기 직전의 나라)”가 있습니다. 그러다 엘사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그녀가 생전에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는 편지들을 유물로 남깁니다. 엘사는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편지를 전달하기 시작하는데 일이 점점 커지기 시작합니다. 상상의 동물들, 살아 있는 구름, 칼 등이 등장합니다. 동화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매우 좋아해주셨고 또 어떤 사람들은 책이 무지무지 이상하다고 생각하셨어요. 제 아버지는 책을 읽으시더니 저보고 술을 끊으라고 하셨고, 제 아내는 출판사 발행인에게 6개월 동안 제게 뭘 쓰고 있냐고 묻지도 않고 놔두면 이런 일이 생긴다고 경고하지 않았냐고 했어요. 『오베라는 남자』랑은 정확히 같은 종류의 책은 아니지만 아마도 제 생각엔 엘사랑 오베가 만나면 서로 좋아할 것 같아요.
 
일상이 궁금합니다. 글을 주로 언제, 어디서 쓰는지도 궁금하고요.
저는 스톡홀름 근교 외곽, Solna에서 부인과 2, 5살 아이들과 살고 있습니다. 아이가 둘이라 애들이 허락할 때만 글을 씁니다. 제 아내는 아침 일찍 출근합니다. 제가 하루 종일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동안 제 아내는 중요한 미팅 등이 있는 진짜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전 아침 8:30에 애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제 사무실로 가서 쓰고, 읽고, 음악 듣고, 생각하고 종종 비디오 게임도 합니다. 그러곤 오후 4시에 애들을 다시 픽업해서 집에 가서 저녁을 차려주면 아내가 5:30에 집에 오고 부인과 애들이 10시경에 자러 갈 때까지 시간을 같이 보냅니다. 그리고선 저 혼자 두 시간 정도 글을 씁니다. 아님 비디오 게임. 아님 <왕좌의 게임>을 시청하거나. 유감스럽게도 저는 그다지 자기관리가 철저한 작가는 아닙니다.
 
『오베라는 남자』에 대한 국내 독자들의 사랑이 쉽게 식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추후 한국을 방문하여 독자들과 만날 의향이 있나요?
제게 말씀해주시기 전까지 한국에 제 팬들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습니다. 당연하죠! 제 현대차를 끌고 올게요. 아마 제 차도 고향을 방문하고 싶을 테니까요.
 
| 기사 및 사진제공_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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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HS>남자<!HE> [소설]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 다산책방
201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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