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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sam]허영만, 천상 그리는 일이 내 운명이란다!

  • 2013.09.03
  • 조회 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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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탄생 400주년! 허준의 후손 허영만 화백의 명품만화로 재탄생 하다! <식객>, <타짜>, <> 등의 작품으로 대한민국 만화의 역사를 이끌고 있는 허영만 화백이 이번에는 동의보감을 들고 돌아왔다. <허허 동의보감>을 탄생시키기까지 수년의 시간을 동의보감 공부에 매진했다는 허영만 화백! 3년의 시간을 쏟은 공부방으로 직접 찾아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동의보감을 내놓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허허 동의보감>을 출간하기까지 2~3년 이상을 공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많이 마르셨네요. 

3
명의 한의사들과 함께 매주 수요일마다 모여서 공부를 했습니다. 사실 책을 내기 위해 공부를 지속적으로 한다는 게 쉽지 않아요. <>을 내기 전에도 3년 반 동안 공부를 했어요. 시작은 했지만 일주일에 한 번 시간을 맞춘다는 게 굉장히 힘이 들어요. 함께 공부해준 세 분의 한의사에게 매우 고마울 따름이에요. 저도 지난 몇 년간 한 번 차가 막혀서 늦은 거 외에는 빠진 적이 없어요. 그렇게 해서 <동의보감>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답니다.
 
선생님께서는 원래부터 한의학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관심보다는 우리 어렸을 때는 항상 한의학과 가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는 동네 할아버지가 한의사였는데, 내가 한의원에 자주 간 이유가 갈 때마다 할아버지가 계피를 주셨거든. 우리 어렸을 때는 군것질 할 만한 것이 없으니 그걸 야금야금 깨물어 먹는 재미가 있었죠. 그리고 내가 어렸을 때 몸이 약했어요. 학교에서 한여름에 운동장에 세워 놓으면 비실비실 쓰러지곤했죠. 그래서 그 할아버지가 나를 보며, "저 놈 부지런히 먹여야지, 저렇게 약해 빠져 쓰겠냐" 하셨단 말이에요. 그래서 한약을 무지하게 먹었어요. 그 힘 때문에 지금 버티는 것 같기도 해요. 한약의 맹점은 바로 먹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거에요. 녹용을 먹어도 지금 특별히 뭐가 좋아지지 않는거지. 그런데 요즘 사람들 성격이 급하니까 결과가 눈 앞에 안 나와서 한의학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죠. <허허 동의보감>이 한의학의 저변을 다시 넓히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요즘에는 건강 상식들이 넘쳐납니다. 동의보감을 공부하고 만화로 그려 내시면서 대중에게 어떻게 정보를 전하고자 하셨나요?
 
일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건강 정보들과 매칭 시키면서 만화로 담아내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나 또한 전문 한의사가 아닌 일반인이기 때문에 함께 공부를 하며 전문가분들에게 질문을 많이 했죠. 그럼 세 한의원이 답을 내놓고, 의견을 통일시켜요. 책 내용을 보시면 일반인들이 알고 있던 건강 상식과 다른 내용들이 많을 거에요. 공부하면서 알게 된 내용들이 많았죠.
 
 


가장 놀라웠던 내용이 '적게 먹고 적게 움직여야 오래 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 좋은 것 아닌가요?
 
운동도 자기 몸에 맞춰서 적절하게 해야 해요. 한의학에서는 기본적으로 여자가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피를 내보내는 것으로 봐요. 중년에 너무 운동을 많이 하면 골다공증에 걸립니다. 한의학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람 개인의 체질에 맞게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 넘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저녁에 운동을 하고 땀을 흘리는 것을 잘못된 것으로 봐요. 직장인 분들도 시간이 없어 저녁에 운동을 하는데 적절히 쉬는 시간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저도 이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어요.
 
이젠 ‘허영만 화백’이란 이름보다 ‘한의학 전도사'란 말이 더 잘 어울리실 것 같네요.
 
내가 공부하는 동안 농담으로 그랬어요. 작업 중에 내 머리카락이 다시 나면 진짜 한의학 전도사가 되겠다고. 하하하. 그런데 머리카락은 불가능할 것 같네요. 어쨌든 제가 동의보감 공부라는 어려운 작업을 시작 했고,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역량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최후의 바람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는 한의학이 자리를 확보하는 데 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도 관상을 실제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속이 후련하다고 하더라구요. 그 동안 공부하는 책들은 한문으로 되어 있고, 그림도 매우 어렵게 되어 있었는데 제 만화책을 보면서 해결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한의학 쪽에서도 우리가 모르던 여러 가지 상식들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허영만이 공부한 동의보감>
 
동의보감 원전에 나와있는 순서대로 책도 출간되는 건가요?
 
허준 선생도 많은 고심을 해서 책을 쓰셨을 거에요. 그 뜻에 입각하여 원래 순서 그대로 시리즈가 나갈 것입니다. 사실 뒤에 나오는 이야기에 더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요. 하지만 기본을 모르면 안되니까 순서대로 쓰고 있습니다. 논문이라고 보면 서론에 해당하는 것이 1권이죠. 동의보감이 자연과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를 많이 이야기하고 있어요. 뼈대를 먼저 세우는 것이죠. 내가 보는 우주관에 대하여 먼저 설명해주는 것이에요. 철학적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어요. 재미를 쫓고자 했으면 뒷부분부터 이야기를 했겠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동의보감 공부를 하시면서 새로 알게 된 사실이나 재미있었던 부분이 있었나요?
 
우리가 쓰는 언어와도 관련된 얘기가 많아요. 흔히 '이 쓸개 빠진 놈'이라고 말하잖아요. 실 없는 소리하는 사람한테 보통 그런 말을 해요. 근데 우리 안에 있는 오장육부 중에 밤낮을 구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쓸개래요. 그래서 쓸개가 없어지면 밤낮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고, 그러니 실 없는 소리를 하게 되겠죠? 지조 없는 사람한테도 이런 말을 하는 거고. '기가 막힌다'는 말을 하잖아요. 실제로 기가 막히면 죽어요. '기똥 차다'는 말도 있는데, 이건 기가 통한다는 말이거든요. '간땡이 부은놈'이란 말도, 실제로 간이 부으면 겁이 없어진다고 해요. 이런 내용들이 동의보감 속에 다 있죠.
 
<> 작업때도 그랬듯이 책 한권을 내시기까지 오랜 시간 집중해서 작업을 하십니다. 엄청난 에너지 소모가 있을 것같은데 그 원천이 무엇인가요?
 
내가 지금까지 만화를 그리는 이유는 간단해요. 만화 그리는 이외에는 할 일이 없어요. 기왕 그리는 거 남들이 보기에 부족해 보이지 말아야 할 것 아니에요. 그런데 요즘에는 가끔 내 나이를 생각할 때가 있어요. 이런 상태로 발전기를 돌려서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솔직히 추측이 안되요. 점점 에너지를 아껴 써야 할 텐데, 막연히 생각만 하죠. 노는 시간을 스스로가 용납을 못해요. 유일하게 노는 게 술 마시는 거에요. 여행을 가도 맨날 일해요. 년도를 써놓은 공책들이 수십권, 수백권이 되요. (공책들을 보여주며) 이것들이 매일 쓰는 만화 일기에요. 정말 놀아본 적이 없어요. 어디가서 새로운 걸 보거나 생각이 나면 손으로 그리고 말아야 해요. 천상 이 짓 하다가 가는 수 밖에 없나봐.
 
<허영만의 만화 일기 노트>
 
선생님께서도 즐겨 보시는 웹툰이 있나요?
 
없어요. 난 내 것 보기에도 바빠요. 남의 것 들여다 볼 여유가 없습니다. 한 작업이 완벽하게 끝날 때까지 계속 그 생각만 해요. 남이 보기에는 노는 것 같지만 노는 게 아니랍니다. 요즘 제일 하고 싶은 일이 무위의 상태에 있고 싶은 거에요. 아무 생각 하지 않고. 근데 이게 정말 쉽지 않아요. 머리가 계속 돌아가는 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가 있겠어요.
 
평소 작업에만 빠져 사시는데 자녀분들이나 아내 분께서는 많이 서운해하시지 않으세요?
 
내가 결혼을 해서 서른 중반까지는 단독주택에서 살았는데 집 앞에 가로등이 있었어요. 전화해서 그걸 옮겨달라고 했던 적이 있어요. 잠을 못 자겠고 신경이 쓰여서. 조금만 밝아도 신경이 예민해져서 잠을 못 자는 거에요. 그리고 마누라가 옆에서 조금만 움직여도 잠이 깨고. 한 번은 침대를 산 다음 날 바로 바꿨던 적이 있어요. 잠에서 안 깨기 위해서 제일 큰 침대로 바꾼 거죠. 우리 마누라나 애들이 고생 많이 했죠. 저 때문에 집에서 여러 사람이 불편해했어요. 나는 밥 벌어먹자고 한 일이지만. 그래서 작업실을 따로 얻어 나왔고, 그 이후로는 집에서 어지간히 바쁘지 않으면 작업은 하지 않으려고 해요.
 
선생님 다음 작품으로 생각하고 계신 것이 있나요?
 
그 전부터 해보고 싶은 것이 실버 만화였어요. 중요 한 건 실버들이 만화를 안 본다는 거야. 그래서 연재를 얼마 못하고 그만 둘 수도 있겠죠. 그리고 커피 만화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와인 만화는 많은데 커피는 상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이 별로 없어요. 생산자가 아주 밑의 계층이기 때문이죠. 체계적으로 연구한 것이 불과 20년 밖에 안됐어요.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는지 사람들이 잘 모르죠. 기본적인 자료가 충분히 많으면 만화를 쉽게 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보아하니 그런 게 아니야. 그래서 전세계를 싸돌아 다녀야 할 것 같아요. 근본적으로 내가 커피를 마시지 않으니까. 지금이라도 커피를 마시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마셔보니 커피마다 은근히 다른 맛이 있더라구요.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아요.
 
<허허 동의보감 캐리커쳐>
 
, 사진 _ 신진아 (교보문고 sam)
 
 
* 교보문고 sam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am.kyobobook.co.kr
 
[건강]  허영만 허허 동의보감. 1: 죽을래 살래?
허영만 | 시루
201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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