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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

  • 2012.03.30
  • 조회 7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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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잘되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되어 돈을 많이 벌어오면, 우리 모두가 잘 살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정부도 국민도 모두 대기업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져온 게 사실이다. 실제 그렇게 될 거란 기대로 믿고 도와준 것도 사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모두를 잘 살게 해주리라 기대했던 대기업은 문어발식 경영으로 동네 슈퍼 사업까지 발을 뻗치고, 그렇다고 소자본, 개인들을 위한 사업 파트너 시스템이나 인력채용을 크게 늘리는 것도 아니다. 현실이 이런데도 우리는 아직까지 순진하게 국가의 대기업 지원정책이나 대기업의 사회환원 사업을 기대한다.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렇게 경제에 관련해서는 이상한 나라에서 이상한 논리로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냉철하게, 그리고 어려운 경제학 용어가 아닌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로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이상한 나라는 먼 나라가 아닌 바로 우리나라라는 불편한 진실을 깨닫게 된다.
 
 
모두가 이상한 나라에서는 그게 정말 이상한지 아닌지 깨닫지 못한다
 
책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소개 부탁 드립니다
 
우리는 전부다 상식에 의거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굉장히 이상한 일이 한가지 있어요. 경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만은 사람들이 상식적이지 않으려고 해요. 예를 들면 이타적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이타적인 사람은 칭찬을 하거든요. 아이부터 어른까지. 그런데 경제적 의사결정을 할 때는 남을 배려하고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은 바보 같다고 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능력 있다고 하죠. 경제에 있어서만 그런 겁니다.
 
조금 더 넓혀보면 고대로부터 많은 종교지도자들이 국가의 운영원리나 목표를 이야기할 때 보다 고귀한 인간성의 실현 또는 좀 더 존경 받는 국가를 만들겠다는 것들을 내걸었어요. 그런데 최근 수십 년 동안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모두 다 경제성장률 몇 퍼센트를 하겠다 이런 공약을 내걸고 대통령에 출마하거든요. 굉장히 이상한 현상입니다. 우리는 항상 이타적이고 협동하고 덜 경쟁하고 남을 배려하라고 교육을 받아왔고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가르치고 그렇게 살려고 하는데, 경제적 의사결정을 할 때는 뭔가 다르다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저는 이런 이상한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많은 나라들이 지금 이런 이상한 생각, 그러니까 경제에 있어서는 경쟁이 좋고 효율성만이 좋은 것이고 이기적인 것이 좋은 것이다, 이런 이상한 생각에 근거해서 탐욕을 미화하는 경제 체제를 만들어 놓고 있거든요. 그것을 넘어서는 방법이 없을까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내려다보는 방법이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책 제목이 재미있습니다. 어떤 의미를 담기 위해서 이런 제목을 쓰셨나요?
 
고민을 많이 했고요 주변에 계신 많은 분들과 얘기를 했습니다. 이야기 중에 갑자기 나온 게 어떤 거냐 하면 상식에 어긋나는 일들이 경제에서 벌어지는데 우리가 다 당연하다고 믿고 있거든요. 이상한 거잖아요. 이상한 일이 많이 벌어지는 나라. 그럼 이상한 나라네. 그럼 이상한 나라에서 일어나는 경제는 이상한 나라의 경제고 그걸 설명하는 학문이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이네. 실제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동화책이 있죠. 그 책을 보면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가서 온갖 이상한 이야기를 겪으면서 고생을 하게 되는데요. 초반부에 이런 얘기가 있어요. 앨리스가 낮잠에서 깨어나려고 하는데 어떤 토끼가 막 뛰어갑니다. 그 토끼가 손목시계를 보면서 이상하다 늦었네 하면서 뛰어가요. 그걸 보는 순간에 앨리스는 전혀 이상하다고 깨닫지 못해요. 나중에 가서야 토끼가 손목시계를 보고 말을 하면서 가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었구나 깨닫게 되는데 실제로 모두가 이상한 나라에서는 그게 정말 이상한지 아닌지 깨닫지 못합니다. 누군가가 이건 정말 이상한 것이라고 객관화해서 보여줄 때 깨닫게 되는 거죠. 숲 속에 있을 때는 숲을 볼 수 없는 것과 똑같은 거죠. 저는 그런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책을 읽다 보니 나 또한 이상한 나라에서 이상한 논리로 살아온 부분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 그대로 불편한 진실이었습니다.
 
가장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어요. 경제에서 국가대표는 누구냐, 대기업들이죠. 수출 대기업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들이잖아요. 아주 훌륭하죠. 나가서 굉장히 많은 이익을 벌어들이고 자동차를 많이 수출해서 달러를 벌어들이고 핸드폰을 많이 수출해서 애플을 제치기도 하고 자랑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자랑스러움은 박지성이 프리미어리그에 가서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뛰고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서 자랑스러운 것과 비슷한 겁니다. 그 자랑스러움이 마음에 뿌듯함을 주지만 우리를 먹여 살리지는 못해요.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는 어떻게 믿어왔나 하면 대기업이 나가서 수출을 많이 하면 우리나라 전체가 잘 살게 될 거라는 것이었죠. 대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그것을 중소기업한테 부품을 사는데 사용하고, 중소기업은 그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월급으로 나눠주고 그래서 결국 모두가 잘살게 된다고 믿었는데 지금 다시 보면 그 낙석효과는 전혀 없습니다. 예를 들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십 년 동안 국내 2000대 대기업을 보면요 자신들의 매출은 두 배로 늘었어요. 800조에서 1700조로 크게 늘었는데 그 십 년 동안 2000개 기업의 일자리는 2.8%늘었어요. 100개에서 103개로 늘어난 거죠. 아무리 대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어도 일자리는 늘리지 않습니다. 협력업체들에게 제대로 된 단가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요, 중소기업들은 먹고 살기 힘든 것이죠.
 
왜 대중들은 착각 속에서 살아온 걸까요?
 
제가 보기에 지금까지의 경제를 설명해온 주류경제학, 보수주의 경제학이라고 부르고 싶은데요,  주류경제학이 가장 큰 공을 세웠고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한 금융자본, 글로벌 금융자본들이 주류경제학의 논리를 전세계로 확산을 시킵니다. 사실 이런 믿음은 대기업들이나 일부 금융인들만 갖고 있어야 하는 믿음인데 전세계인들이 믿게 되었어요. 예를 들면 유럽에서 위기를 맞게 되는 아이슬란드를 보면, 아이슬란드는 어부들의 나라였어요. 고기잡이가 그 나라의 주업이었거든요. 근데 글로벌 금융거품이 일면서 어부들이 모두가 헤지펀드에 투자를 하게 된 거에요. 모두가 부동산이나 주식을 사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이슬란드의 촌에 있는 어부들이 월스트리트의 금융인들이 갖고 있는 믿음을 똑같이 갖게 되는 거죠. 전세계에 확산이 됩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분들이 내가 번듯한 집 한 채를 갖고 있으면 나중에 가격이 올라서 노후는 걱정 없이 살게 되겠다고 믿게 되죠. 일을 하지 않아도 투기를 통해서 돈을 벌게 된다고 믿게 되는 거에요. 이 믿음은 논리적으로 만들어지고 우리가 갖고 있는 탐욕과 연결이 되어서 확신을 하게 된 그런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류 경제학자 몇몇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이란 말이죠?
 
처음에 보수주의 경제학자들이 이런 논리를 만들죠. 인간은 이기심을 추구하는 존재다, 경제에서는 이기심을 마음껏 추구하면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자원이 잘 배분되어서 공익이 달성된다, 우리는 이기적으로 살면 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죠. 그 논리를 금융사들이 받습니다. 이기심을 최대한으로 추구하면 우리 모두가 잘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해요. 그러면서 기업들을 발굴을 해서 기업의 주식을 많은 사람들이 사게 만듭니다. 모두가 투자자가 될 수 있고 모두가 이 주식을 사면 나중에 주식의 가격이 올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광고하면서. 실제 미국에서부터 일어난 일이에요.
 
그게 기업에서 부동산으로 가죠. 집값은 계속 오르니까 집을 사면 언젠간 우리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다, 일을 해서 정당하게 돈을 벌지 않아도 뭔가에 투자해서 기다리면 우리의 욕망이 충족될 수 있다고, 특히 벼락부자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요. 그걸 사람들이 믿게 되면서 없는 돈에 빚을 내서 집을 사죠.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사려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이유로 또 집값이 오릅니다. 그러면 그 집을 글로벌 금융사들은 다시 채권화하거든요. 그 채권을 가지고 다시 투자 상품으로 만들어 전세계에 또 판매를 합니다. 전세계인이 거기 투자하면 또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어요. 이런 방식으로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투자자가 되도록 만든 거에요.
 
아이슬란드의 어부, 한국의 제조업 노동자, 농촌의 농부, 모두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원리에 따라서 사는 게 아니라 투자자들이 가져야 마땅한 탐욕의 원리에 의해서 살아가도록 된 거죠. 그렇게 사람들이 바뀌게 된 거에요.
 

지금 이미 한국 경제는 성안 사람과 성밖 사람으로 나눠져 있다
 
주주이익 극대화의 문제점에서 말씀하셨는데 보다 쉽게 말씀해주세요.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게 현대 자본주의죠. 자연스럽게 보이지만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것이기도 해요.  제가 책에서 아이폰의 예를 들었는데, 실제 미국의 연구자들이 연구한 결과 인데요, 50만 원짜리 아이폰 한 대를 사면 그 50만원 중에서 실제 아이폰을 조립하는 중국인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돈은 만원이에요. 거의 얼마 되지 않죠. 대부분은 주주에게 귀속이 됩니다. 이게 주주자본주의에서 기업이 하는 일이거든요. 생각을 해보면 굉장히 이상한 일이죠. 실제 아이폰이란 제품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을 만드는 사람하고 소비자에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거래가 이루어져서 실제 통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건데, 주주라는 존재가 갑자기 나타나 이익을 가져가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 주주는 대부분의 경우에 자본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 아니겠어요. 그러니 대부분의 이익이 그쪽으로 귀속되게 되는 거죠.
 
대형 마트 이야기를 해볼게요. 대형 마트는 다 주식회사죠. 이익이 많이 나면 주주들이 가지고 갑니다. 그런데 이 대형 마트가 1990년대 이후에 우리나라에 급속히 확산되는데요. 그 당시 0원의 매출에서 2010 30조원의 매출까지 급성장을 하게 됩니다. 요사이 우리 삶이 어떻게 변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죠. 대형 마트가 생기기 전에는 동네에 구멍가게가 있었어요. 동네 구멍가게는 사실상 비영리 기업에 가까워요. 주식회사가 아니라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이 가족들 먹여 살기 위해서 하는 장사잖아요. 우리는 거기서 샀죠. 그 구멍가게에 납품되는 두부는 그 동네 두부공장에서 만들었거든요. 지금은 두부 하나를 사려면 대형 마트에 자동차를 몰고 가서 사는데 거기서 파는 두부는 주식회사에서 만든 두부죠. 전 국민이 먹는 두부. 이렇게 삶의 양식이 바뀌었죠. 그러면서 무엇이 생겼는지 보죠.
 
대형 마트에서 엄청나게 많은 물건을 사와서 우리집에 있는 큰 냉장고에 넣죠. 옛날에 냉장고는 제가 어릴 적 생각해보면 250리터짜리가 표준이었어요. 요즘은 750리터짜리가 표준이죠. 집에 김치냉장고도 있죠. 옛날에 구멍가게에서 저장을 하고 있던 물건들을 우리는 집에 저장을 하는 거에요. 그러니깐 그 영리기업이 냉장고를 만드는 전자회사에 또 도움을 그런 식으로 주죠. 옛날에는 이런 것들이 없었어요. 우리는 비영리적으로 살았거든요. 주주라는 존재가 없을 때는. 하지만 지금은 전부다 영리기업이고 우리가 낸 돈의 상당부분은 주주에게 귀속되는 형태로 경제가 짜이게 되는 거죠.
 
여러 위기의 사례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떻게 될 거라고 전망하시나요?
 
이미 한국 경제는 성안 사람과 성밖 사람으로 나눠져 있어요. 성안과 성밖은 굉장히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현실이기도 해요. 제가 이런 얘기를 하면 많은 분들이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작년 2011년에 홍익대 청소 노동자들이 굉장히 이슈가 된 적이 있어요. 홍익대에서 청소노동자 분들을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해서 분규가 있었죠. 그 과정에서 청소 비품창고에서 식사하시는 모습이 공개 되어 사람들이 많이 동정하기도하고 공분하기도 하고 그랬었죠. 그러면서 많은 분들은 이런 생각을 했죠. 저분들은 불쌍한 분들이구나, 나하고는 거리가 많은 분들이라고 생각하셨을 수 있어요. 그런데 이 분들 중에 서복덕씨라고 있는데 이분은 남편이 대한모방이라는 방직회사, 섬유산업이 번성할 때 상당히 탄탄한 중견기업이었는데, 거기 정규직으로 일하시던 분이었어요. 그런데 90년대 중반에 명예퇴직을 하셨고 그래서 두 분이 제과점을 창업을 하셨어요. 자영업자가 된 거죠. 그런데 그 다음부터 대기업 프렌차이즈가 번창하기 시작해요. 요즘은 대기업 프렌차이즈 빵집이 대부분의 상권을 장악하게 되었죠. 몇 년 가다가 이 빵집이 망하게 돼요. 그 다음부터는 생계를 이어가기가 어려워서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청소를 하게 되신 거에요.
 
지금 내가 정규직 노동자잖아요. 어떤 탄탄한 기업에. 그런데 나중에 내가 나가서 자영업을 하지 말라는 법이 없거든요. 자영업자 하다가 지금처럼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벌어들인 그 엄청난 이익과 자본을 투자해서 -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빵집 같은 -자영업자들이 하는 영역에 들어오면 버틸 제간이 없어요. 그러면 망하는 거에요. 젊은 분들도 홍익대에 가서 청소노동을 하셔야 할지도 모르고 비정규직을 하셔야 할지도 모르고 그러다가 같은 일을 당하실 수 있는 거에요. 먼 이야기가 아니라 가까운 이야기고 청소노동자나 자영업자, 중소 중견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똑같은 처지의, 성밖의 사람들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은 거죠. 한국이 100명의 마을이라면 2000대 기업의 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은 100명중의 세 명 정도, 조금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삼성전자나 현대 자동차와 같이 부가가치를 안정적으로 발생시키는 상장제조업 기업 552군데에서 일하는 사람은 100중에 한 명이에요. 한 명에서 세 명 정도. 많이 잡아야 5명 정도가 성안에 있고 나머지는 다 성밖에서 왔다 갔다 하는 거죠. 이게 점점 더 극단적으로 되고 성벽이 점점 더 높게 쌓이는 그런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이 점점 더 심각해진다는 말씀이시죠?
 
성밖에 모든 위험이 존재하고 모든 안전과 잉여는 성안에 존재하는 그런 사회. 성벽을 넘나드는 일은 거의 하기가 어려워지는 사회가 되는 거죠. 이미 교육도 세습이 되잖아요. 부유한 분들이 더 비싼 지역에 가서 살고 거기 태어난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가고 이 아이들이 더 좋은 직장에 가고. 이런 일이 생기잖아요. 그럼 성은 더 공고해지는 거죠.
 

탐욕은 선이 아니에요. 이기적이건 선한게 아니라 선한게 선한 거죠
 
어떻게 이 이상한 나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미국모델과 유럽모델이 있는데, 미국 모델은 시장에 모든 것을 기대는 모델입니다. 인간은 개인이고 다 경쟁해야 하고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효율성을 높이 추구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해나가면 된다, 강자는 성공하고 패배하는 약자는 다른 곳에 가서 다른 이치를 찾아서 또 경쟁해서 강자가 된다, 이런 논리이고 유럽모델은 대체로 국가 중심이에요. 정부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강력한 복지국가를 구축하고 운영을 합니다. 지금 유럽하고 미국을 보세요. 잘되고 있나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유럽에서는 국가 관료제의 비효율이 넘쳐나서 유럽의 재정위기까지 왔구요, 시장의 잔인함이 극단까지 달한 것이 미국이에요. 어려운 사람은 거의 살아가기 힘든 반면에 일부 CEO들은 수십 업 수백억 원의 연봉을 챙겨가는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죠. 양쪽 다 별로 안 좋죠. 우리는 다행이 아직 유럽식도 미국식도 아닙니다. 둘 다 제대로 못하고 있기도 하지만 둘 다 제대로 해볼 수 있는 여지도 있어요.
 
국가와 시장은 둘 다 결함이 있어요. 그 사이에 뭔가가 있습니다. 그 사이에 있는 것을 우리가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제 논지에요. 그 사이에 뭐가 있나. 명확하게 말씀드릴 순 없지만 저는 그걸 사회적 경제라고 표현을 하는 거고요. 그 사회적 경제는 무엇이냐, 사실은 계속해서 제가 강조하고 있는 인간의 상호성, 협동심, 이타심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는 겁니다. 윤리와 도덕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죠. 물건을 살 때 이게 좋은 기업의 물건인지를 판단해서 물건을 사는 윤리적 소비가 필요해요. 소비자들의 각성이 필요하죠. 그래야 기업들이 노동자들에게 더 잘해주고 인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환경파괴를 하지 않아요. 그리고 사업을 할 때 자본의 힘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여있는 사람의 힘으로 사업을 하는 협동조합의 힘이 필요해요. 특히 소비를 할 때는 협동조합을 통해서 소비를 하는 것이 대형 마트에서 소비하는 것보다 훨씬 나아요. 그리고 협동소비가 있어요. 이건 물건을 사서 소유 대신에 같이 나눠서 쓰는 접근의 개념으로 소비를 하는 것인데, 환경에도 훨씬 좋고 사람들이 적은 지출로 필요한 소비를 할 수 있게 해주죠. 예를 들면 차를 나눠 타는 카쉐어링같은 것이죠. 그리고 사회적 기업이 있어요. 사업을 할 때 돈을 많이 벌어서 일확천금을 하겠다 이런 생각 말고 실제 어떤 사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문제로 사업을 해보자. 나도 경영자로서 월급을 받아간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런 기업가 정신으로 일을 해보자. 그게 사회적 기업가 정신이에요. 이런 키워드를 가지고 한번 미국과 유럽 사이에 있는 어떤 영역을 개척해서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거죠.
 
책에서 말한착한 경제학을 말씀하시는 거죠?
 
보수주의 경제학에서는 애덤 스미스 부터 쭉 내려온 이야기가, 인간의 이기심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모두가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된다, 이렇게 얘기죠. 탐욕은 선이라고 믿게 만든 경제학을 이제 극복해야 합니다. 탐욕은 선이 아니에요. 이기적인 것이 선한 게 아니라 선한 게 선한 거죠. 경제에서도 별로 다를 건 없어요. 이런 생각을 사람들이 가져야 해요. 아무리 제도를 잘 만들어도 사람들이 탐욕을 추구하는 한 제도 사이를 빠져나가는 편법과 탈법을 만들어내거든요. 사람들의 동기 자체가 변하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착한 경제학이러면 너무 약하다고 이야기들 하시는데요. 약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이야기입니다. 그것이 아니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계몽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일단은 탐욕을 추구하지 않고 선하게 해도 성공한다, 이것을 사람들이 믿게 해야 하거든요. 그런 욕구가 한국 사람들 사이에 있어요. 그게 드러난 게 바로 안철수하고 스티브 잡스 현상입니다. 이분들이 착한 분들이라고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이분들의 사업방식을 보자는 거죠. 스티브 잡스의 경우에 아이폰을 만들고 혁신을 해서 많이 팔고 애플 자체에 돈을 많이 벌어주었지만 스티브 잡스는 애플로부터 거액의 연봉을 받아가지 않았어요. 지분도 굉장히 조금 밖에 없었어요. 자기는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서 사람들한테 퍼트리고 확산시키기 위해서 올인을 한 거죠. 안철수 원장도 벤처 사업해서 굉장히 많은 돈을 벌었지만 과감하게 내놓고 기부하는 모습을 보였죠. 대중들이 이분들을 보고 열광을 하지 않습니까? 그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성공을 사람들이 원하고 있는 거에요. 그리로 가고 싶어하는 거죠. 이럴 때 정부에서는 그리로 가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해요. 안철수나 스티브 잡스처럼 특별한 사람만 저걸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도 착한 기업, 예를 들어 사회적 기업이나 또는 동네 사람들과 함께 만든 협동조합이나 이런 것들 했을 때 성공할 수 있다, 성공하기 위해 정부가 제도적으로 지원을 해주겠다, 이렇게 나와야 하는 거죠.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이상한 나라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은 이미 여러 곳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참여해주시고 같이 한번 고민을 해주세요. 이상한 나라를 넘어서서 정말 살만한 나라, 상식적인 나라에서 살 수 있도록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
taejin107@kyobobook.co.kr, 트위터 @taejin107
 
[경제/경영]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이원재 | 어크로스
201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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