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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SF계의 젊은피 배명훈, 달콤한 SF를 들고 돌아왔다『안녕, 인공존재』

  • 2010.08.09
  • 조회 5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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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한국 SF소설계를 이끌어갈 젊은 피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 작가 배명훈. 전작 『타워』로 신선한 충격을 전했던 그가 이번에는 『안녕, 인공존재』라는 작품으로 또 한번 독자들을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한다.
 
2010년 제1회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수상작이기도 한『안녕, 인공존재』는 8편의 단편소설을 엮은 책이다. 존재와 삶에 대한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 또한 SF적 요소와 어울려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그만의 특별함이라면 단연 능청스러운 유머다. 무덤덤하게 풀어나가는 그의 문체와 함께 팝콘 터지듯 톡톡 튀어나오는 유머코드는 이야기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집중력을 더한다. 거침없이 펼치는 그의 발랄한 상상 속 세계에 몸과 마음을 맡기자마자 곧 책장을 덮어야 할 만큼 흡입력이 높은 책이다.
 
50만대가 넘는 로봇들이 합체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합체된 로봇 안에서 빈둥거리게 되는 조종사들이 오징어와 음료수를 팔며 돌아다닌다는 터무니 없는 상상과 유머는 그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대체 머릿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개인적인 호기심을 더해 과감히 파헤쳐본다.

전작 『타워』에 이어 1년 만에 『안녕, 인공존재』라는 신작을 가지고 나오셨습니다. 신작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 인공존재』라는 단편집은 8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이에요. 사실 전작 『타워』보다 일찍 쓴 글도 있고 그 후에 쓴 글도 있습니다. 전부터 꼭 내고 싶었던 단편집인데 드디어 기회가 되어서 출간하게 된 저에게는 소중한 단편집입니다.
  
SF작가라고 이야기를 하긴 하는데 온전한 SF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거든요.
미국에서 작업하는 SF작가들의 책을 보면 이게 왜 SF?’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이야기들이 있어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SF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SF에 더 충실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것에 비하면 저는 그렇지 않죠. 다양한 스펙트럼이 분명히 필요한데 한국독자들에게는 아직 어려운 것 같아요.
 
문학동네에서 주관한 ‘2010년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셨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예상은 하셨었나요?
예상은 전혀 못했죠.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해줄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저는 보통 인터넷으로 반응을 바로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글을 쓰고 발표를 하는데 이건 반응이 바로 오는 게 아니잖아요. 발표를 하고 아무 반응이 없길래 잊고 있었는데 좋은 반응이 나와서 놀랐습니다. 그렇게 좋아해주시는지 몰랐어요.
 
아직 발표되지 않은 단편들이 많은가요?
굉장히 많아요. 이 소설집에 있는 글들 중에는 몇 년 된 글도 있고 최근에 쓴 글도 있어요. 책을 내면서 단편들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그 때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컨셉에 맞는 단편들을 선별한 겁니다.
 
단편 하나를 쓰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한 달에 한 편 정도 씁니다. 웹진 중에 '거울'이라는 곳이 있는데요 그 곳이 한달 에 한번씩 업데이트가 됩니다. 그곳에다 한 달에 한 편씩 글을 올리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죠.
 
처음 반응은 어땠나요?
과학기술창작문예 SF공모전으로 데뷔를 하면서 사람들이 조금씩 저를 알아갔는데요, 그 때는 제가 인터넷으로 활동하던 때가 아니라 아무도 저를 모르는 상태였어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신기해 했대요. ‘이런 작품을 쓰는 작가가 어떻게 우리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았던 거야?’하면서 호기심을 많이 가졌던 것 같아요. 꾸준히 활동하면서 인정을 받게 되었죠.
 
점점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기자분들이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아직 느낌이 안 와요. 아직 그런 정도는 아니고요. 작가들이 유명해진다고 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미칠 정도는 아니고요 그냥 똑같아요. 편하게 다니고요. 그런데 최근에 저희 집 앞에 도서관이 있는데 거기 사서하시는 분이 절 알아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책도 오래 빌려주시기도 하고(웃음).
 

전작도 그렇고 이번『안녕, 인공존재』도 단편집이라 아쉬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장편 쓰고 있어요(웃음). 『타워』가 나오기 전에 반쯤 썼던 장편이 있어요. 그런데 『타워』가 나오고 이곳 저곳에 인터뷰 다니느라 바빠져서 페이스를 놓쳤어요. 그래서 좀 오래 걸렸는데 요즘은 다시 작업을 해서 초고를 마친 상태고요, 지금은 마지막 수정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내년 초쯤 보실 수 있을 거에요.
 
어떤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인가요? 간단히 이야기해주신다면.
다른 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에요. 그 별은 휴양행성인데요. 처음 시작하는 배경은 지금보다 약간 미래에요. 그 때는 지구가 지금보다는 살기 힘든 곳이 되었어요. 그래서 지구의 부자들이 휴양할만한 행성을 만들어요. 우주선을 타고 동면 속에서 15만년을 날아갑니다. 그리고 그 우주선을 개조해서 낙원처럼 살아가려고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죠(웃음). 낙원이 아니거든요. 그 중 은경이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그 은경이란 인물이 그 곳을 탈출하려고 하는 이야기에요.
 
작가님의 소설 속에 은경이란 인물이 계속해서 등장하는데 이유가 있나요? 혹시 작가님의 옛 애인?
제일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인데 처음에는 그냥 별 뜻 없는 소설 속 주인공이었어요. 그저 주인공 이름 중 하나였을 뿐인데 쓰다 보니깐 자꾸 쓰게 되고소설가들이 주인공 이름을 정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캐릭터가 반영되기 때문에 굉장히 오랫동안 고민을 해야 하거든요. 뭔가 써야 하는데 주인공 이름 때문에 막혀서 못쓰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안 막히려고 은경이란 이름을 계속 쓰게 된 거죠. 그런데 자꾸 쓰다 보니깐 캐릭터가 생겨버린 거 같아요. 사실 저는 잘 몰랐는데 독자 분들이 먼저 알아봐주셨어요.(웃음)
 
전작 『타워』와는 다르게 이번 작품에는 사랑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제가 쓴 단편들이 꽤 많아요. 베스트앨범 개념이 아니라 나온 것들 중 일관성이 있도록 소재별로 묶은 건데 뽑다 보니깐 반 정도가 사랑이야기더라고요. 책이 나오고 마지막 퇴고를 하면서 여기 실린 건 전부 사랑이구나 하는걸 알았어요. 흐름 같은 게 저절로 생겼어요. 의도한 건 아닌데. (북뉴스)혹시 연애를 해서 그런가요? 연애는 하고 있죠. 그런데 여자친구가 자기 얘기하는 건 별로 안 좋아해서요(웃음).
 

사실 전반적으로 이해가 어려운 글들도 많았습니다 
그럴 수 있어요. 지금 이 책 같은 경우는 독자 반응이 반으로 갈리는 걸 볼 수 있거든요. 문학서쪽으로 독서를 많이 하신 분들은 앞쪽에서 반 정도까지가 좋은 글이고 읽기도 쉽다고 하시는데 그보다 더 오래된 제 독자들, 그러니까 SF를 좋아하시는 독자들은 뒤쪽 작품들을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나머지는 이해를 잘 못하시거나 그래요. 글 자체가 어렵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이 책은 어느 한쪽에 타깃이 맞춰져 있지 않아요. 지금 제 위치이기도 한 것 같은데, 지금 저는 경계에 있는 것 같아요. 다음에 글을 쓸 때 어느 쪽에 맞춰야 하나 신경도 쓰이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재미있기도 해요.
 
이야기의 전반부는 확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데 이야기들이 끝으로 갈 수록 어려워집니다.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을 때 작가의 말에도 썼었는데, 『안녕, 인공존재』는 언뜻 이해하기는 힘든 글일 수 있어요. 장르 소설 매체에 넣었으면 묻혀버렸을 수도 있고요. 존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존재의 의미를 어렵게 받아들이면 이해하기 힘든데 저는 그렇게 어렵게 쓴 건 아니에요. 물론 모든 독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읽히기는 힘들 것 같긴 해요. 하지만 앞으로 언젠가는 존재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지 않은 독자들도 이걸 받아 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죠. 굉장히 오래 걸릴 목표인 것 같아요.
 
첫 번째 이야기 「크레인 크레인」을 보면서 이건 스스로의 경험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글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 작가님의 이야기가 아닌가요?
첫 장면은 실제로 경험해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어느 날 갑자기 깨달았는데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걸 깨닫는데 그 누군가 어디론가 간다고 통보를 하는 것. 그런 경험은 있어요. (북뉴스)그분이 어디로 가셨나요? 미국으로 유학을 가더라고요. 20대 초반에 아주 짧게 겪었던 일이에요. 그 때 감정이 묘하더라고요. 그 때 떠나는 그녀를 그냥 두는 게 아니라 따라가 봤으면 어땠을까? 예전 성향의 남자 캐릭터 같으면 절대 안 따라가거든요. 올 때까지 기다려요(웃음). 하지만 이번에는 따라가 본거죠. 따라가보면 어떻게 되나. 실제로 따라가 보지는 않았어요(웃음).
 
작가님 책을 보면 베르나르 베르베르나 기욤뮈소가 생각납니다.
SF작가는 굉장히 많아요.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을 읽어보면 다른 분이랑 비교를 하게 될 거에요. 저는 지금 저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중이라 여러 사람들과 비교되는 것 같아요. 제가 써놓은 글이 꽤 많다고 했는데 그게 비슷한 유형의 글들은 아니거든요. 꽤 스펙트럼이 넓다고 생각을 해요. SF적인 글도 있고 전혀 아닌 글도 있고. 또 코믹하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서사적이기도 하고. 그런데 출간이 되는 글들은 SF적이지만 어느 정도 범위 안에 있는 글들이고, 유쾌하고 사랑이야기도 나오고. 그런 글들이 출간이 되니깐 비슷하게 보이는 거겠죠. 그 정도의 글만 걸러진다는 건 그 정도의 글을 원한다는 것 같아요. 아마 그게 반영이 된 게 아닌가 싶어요. 다른 글로 뽑아내면 전혀 다른 이미지의 단편집을 만들어 낼 수도 있어요. 충분히 가능한데 아마 그건 출간이 바로 되지는 않을 거고 좀 더 경력이 쌓여야 제 맘대로 출간을 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이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 그런 말이 떠오를 정도로 상상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발상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어떻게 수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에요. 누구나 자기 꿈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소설로 써달라고 할 수 있어요. 발상은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이야기로 만드는 것은 어려워요. 사람들이 꿈 이야기 써달라고 들려준 이야기 중에 진짜로 쓸 수 있는 이야기는 거의 없어요. 특이한 소재라도 그걸 이야기로 구성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연습을 해야 해요. 희한한 소재를 떠올렸을 때 그걸 감당할 수 있어야 하는 거고 독자들이 봤을 때 이건 소설이야라는 범위 안에서 해결할 수 있어야 해요.
 
습작들이지만 사실 저도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이런 글이 정말 이야기가 되는 걸까 하고 고민을 하거든요.
「크레인 크레인」같은 이야기는, 사람들이 말하는, 소설가들이 하면 안되는 모든 것들을 다하고 있는 소설이거든요. 소설작법에서 말하고 있는 금기들이 꼭 안 되는 건 아니에요. 꼭 안 되는 건 아니고 어떤 식으로 글을 쓰면 그렇게 써도 되는 경우도 있어요. 어떤 금기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절대 안 되는 건 아니에요. 어떤 경우에는 분명히 되요. 그리고 저는 소설 작법이라는 걸 믿지 않거든요.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해라, 저런 경우에는 저렇게 해라, 하는 공식들이 아마 다 적용되지 않을 거에요. 그게 사람에 따라 다르고 소재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모든 작가에 적용되는 작법이란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만해도 제 주변의 작가들과는 굉장히 다른 스타일이거든요.
 
왠지 작가님은 취미도 특이할 것 같은데요 취미는 무엇인가요?
취미가 소설 쓰는 거에요. 굉장히 오랫동안 제가 작가가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어요. 『타워』가 나오기 전까지는 작가의 길을 본격적으로 가고 이걸 직업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어요. 취미였어요. 정말로 좋아하는 일. 괴로워서 하는 일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책은요 무엇보다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었으면 좋겠어요. 이 책을 보시면서 다른 것보다는 저렇게 쓰는 사람도 있구나, 저렇게 써도 책이 될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을 하시고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재미있게 책을 썼거든요. 그러니까 읽으시는 분들도 이렇게 즐거울 수 있구나 하면서 봐주셨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주류문학과 장르문학을 아우르며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가라는 평을 받는 배명훈은 한국 SF계에 독보적인 존재로 성장하고 있다. 어떻게 SF라는 장르문학을 시작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단순히 틈새시장 공략일뿐이라는 그의 농담 섞인 대답에 헛헛한 웃음만 남기며 인터뷰를 마친다.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
taejin107@kyobobook.co.kr, 트위터 @taejin107

[소설] 안녕 인공존재
배명훈 | 북하우스
2010.06.09
[소설] 타워
배명훈 | 오멜라스
200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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