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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의 맛』자취남(정성권) “집에는 삶을 대하는 방식이 고스란히 묻어 있어요”

  • 2022.06.24
  • 조회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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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가 전체 인구의 30%에 달하는 시대다. 대부분 자취방이라고 하면 코딱지만 한 방 한 칸을 떠올리지만, 요즘 자취생들은 그 작은 공간에서 자기만의 취향을 더하고 가치관을 반영해 각자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자취의 맛』을 쓴 ‘자취남’ 정성권 저자는 유튜브에서 여러 1인 가구의 집을 찾아가 자취생들이 작은 공간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자취생들이 알아두면 좋을 정보를 알려준다. 수많은 자취생들과 인터뷰하며 혼자 사는 사람들의 노하우를 얻기도 하고, 자기만의 인사이트를 얻기도 하는 ‘자취남’ 정성권 저자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자취의 맛』이라는 책을 출간하셨는데요, 간단하게 자기 소개와 책 소개를 해주세요.
 
저는 1인 가구의 삶을 담는 유튜브 채널 ‘자취남’과, 결혼하신 분들의 삶을 담는 유튜브 채널 ‘유부남’을 운영하고 있는 정성권이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1인 가구를 방문하며 느꼈던 점을 모아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우리나라에서 남의 집 서랍장을 가장 많이 열어본 사람이 느낀 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사실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모델하우스도 아닌 내가 진짜 살고 있는 집, Home을 보여준다는 게 말이에요. 예전에 한 방송국에서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는데, 1인 가구 관련한 다큐를 제작하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섭외를 하는 거냐고 묻더라고요. 한 대 맞은 기분이었어요. 사실 혼자 사는 집은 가족에게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 공간이잖아요.
‘아, 그렇지! 세상에서 제일 사적인 공간을 촬영하고 미디어에 내보내는 일은 굉장히 큰 결심이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런 곳을 300여 곳이 넘게 돌아다녀 보니 데이터가 점점 쌓이더라고요. 그 데이터를 보며 느낀 점을 글로 옮긴 게 바로 이 책입니다.
 
 
유튜브 ‘자취남’ 채널을 재밌게 보고 있는데, 그 영상과 책 내용은 어떻게 연결되고 어떤 점이 다를까요? 같이 보면 더 재밌을까요?
 
그렇죠. 소설이 영화나 애니메이션화 되면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장면을 현실로 볼 수 있잖아요. 제 경우에는 특이하게 반대인 경우이기는 하지만요.근데 반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영상을 보신 분들은 나왔던 집들이 글을 읽으며 기억이 나는 게 너무 재밌다고 하시더라고요. 콘텐츠 중에 이렇게 역으로 만들어진 경우는… 거의 없지 않을까요?하하.
또 저는 집을 찍고, 인터뷰를 이끌어내는 사람이다 보니 아무래도 출연자분을 위주로 촬영이 진행되거든요. 직업이 누군가 살고 있는 집에 가서 서랍 열어보고 방 구석구석을 구경하는 거라서 그걸 수십 번 하다 보면 저만의 많은 데이터가 쌓이는데, 그걸 이야기한 적은 없어요. 한 예시로, TV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 같은 경우도 게스트 위주로 이야기가 되지 그분들을 인터뷰하는 유재석 님이 보고 느낀 점을 이야기하지는 않잖아요? 그 느낀 점들을 모아 놓은 게 바로 이 책입니다.
그 사람을 잘 알게 되면 그 사람이 왜 그런 행동과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듯, 이 책은 영상의 설명서가 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자취를 결심한 처음에는 오피스텔에 살다가 2년 후에는 빌라로 가는 이유’라던가 ‘30대가 되면 이유 없이 본가에서 나오고 싶어지는 이유’ 같은 것들을 제 나름대로 데이터베이스화해서 풀어봤어요.
 
 
지금까지 가본 집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어디인가요?
 
집 안에서 무소유로 사시는 분이 생각나네요. 잠실에 있는 한 오피스텔이었는데, 보통 집에 들어가면 뭐가 되었든 물건이 보이잖아요?그런데 들어가자마자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정말 ‘아무것도’. 그래서 인사하고 가장 처음 한 행동이… 냉장고를 열어보는 거였어요.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이면 냉장고에는 뭐라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처음에는 장난이나 몰래카메라인 줄 알았거든요. 근데 나름의 규칙이 다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침대를 안 쓰는 건 청소하기 불편하니까 항상 이불을 장에서 꺼내서 사용하는 거라고 해요. 얘기를 듣고선 오히려 천재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침대의 크기만큼 집을 더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었거든요!
 

 
책 사이사이에 자취인들의 선호도 조사 결과를 넣어둔 게 재미있더라고요. 기억에 남는 설문 결과가 있나요?
 
너무 많은데요. 하나만 꼽자면 ‘집 고를 때 건축 연수 vs 평수’ 투표인 것 같아요. 인터넷에 밈으로도 많이 돌아다니더라고요. 10평 미만으로는 1, 1평이 소중해서 집의 느낌이 달라진다고…. 그래서 그런지 신축 5평보다는 20년 된 집이더라도 7평을 선택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국토교통부에서 정한 주거 기준의 최소 단위가 4평이라고 해요. 당연히 최소 단위와 살 만한 집의 크기는 다르겠지만요.
하지만 20년 된 10평과 신축 7평은 신축을 선호하셨습니다. 대략적으로 ‘7~8평 정도는 되어야 살만하다!’라고 많이 느끼시더라고요. 이러한 통계, 특히 1인 가구 위주의 통계는 보기가 쉽지 않잖아요. 절대적인 결과는 아니더라도, 많은 자취생분들이 제 채널을 보시니 이러한 유의미한 데이터를 볼 수 있는 게 좋더라고요.
 
 
30대가 되면 독립 DNA가 발현된다”고 했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20대의 자취와 30대의 자취는 뭐가 다른가요?
 
, 가장 좋아하는 문구 중 하나예요.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서른 살부터는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것 같더라고요. 학업에 이어서 취업까지 하고 사회초년생 시기를 지나 점점 자리를 잡다 보면, 이제 눈앞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어느 정도 해결하고 주위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거든요. 자취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내가 뭘 좋아하지?’라는 생각보다는 여러 집들을 보며 ‘어, 저거 좋아 보인다!’ 하면서 일단 여러 가지를 구매하고 집에 놓더라고요. 이게 취향을 찾아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 그렇게 이것저것 사서 쓰다 보면 어떤 제품은 자주 쓰는데 어떤 제품은 아예 쳐다도 안 보는 게 생기더라고요. 저로 예를 들면 청소기예요. 청소기가 필수템이라고는 하지만 저는 물티슈로만 청소게 되더라고요.
이렇듯 자신만의 취향이 생기다 보면 아무리 가족이더라도 어느 순간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그때가 되면 이유 없이, 혹은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독립을 하더라고요.
 
 
혼자 사는 사람들을 1인 가구의 가장이라고 칭했더라고요. 나 스스로를 돌보고 책임져야 한다는 말인데, 어떨 때 이런 감정을 많이 느끼나요?
 
다들 엄청 바쁘잖아요. 그렇게 살다 보면 집에 빨래한 수건이 떨어질 때도 있고, 먹으려고 사뒀던 과일이 상하기도 하죠. 또 바빠서 미처 정리 못 했던 옷들이 소파 위에 그대로 올려져 있기도 해요. 이런 작은 것들이 모이고 모이다 보면 집 안이 어지럽혀지고, 그러면 나를 사랑하는 기분이 들지 않더라고요.
저도 강하게 ‘현타’가 왔던 적이 있었어요. 힘들게 일을 마치고 나서 즉석밥과 반찬을 꺼내서 먹었어요. 즉석밥은 껍데기가 있잖아요? 거기 위에 반찬을 올려놓고 먹었거든요. 설거지가 정말 귀찮아서요. 그렇게 먹다가 앞을 봤는데 거울이 있더라고요. 거울에 비친 저의 모습을 보니까… ‘와, 열심히 일하고 왔는데 집에서 나는 이런 모습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스스로를 좀 돌보고 사랑하려고 노력해요. 조금 귀찮더라도 반찬마다 예쁜 접시에 덜어 먹으려고 하고, 샤워 가운을 입고 괜히 맥주도 캔이 아닌 맥주잔에 따라 먹거나 하면서요.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자존감을 꽤 많이 올려주더라고요.
가장 좋아하는 말 하나만 이야기할게요. 1인 가구는 내가 무너지면 가정이 무너진다.’ 우리 모두 화이팅입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촬영했던 룸메 님 중 한 분이 해주셨던 ‘어두운 방에서 혼자 하는 생각은 가짜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혼자 텅 빈 공간에 있을 때, 자유로움이 좋기도 하지만 외로울 때도 많거든요. 특히 외로움이란 게 부정적인 생각을 들게 하고, 부정적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 깊어지더라고요. 근데 아침에 일어나면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일들이었던 거죠! 이런 경험들 다들 있죠?
그런데 이 말을 인지하고 있으니까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 쉽게 끊어낼 수가 있더라고요. 이 말을 항상 마음에 담아두니까, 조금 더 긍정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어요. 혼자 살다 보면 힘든 일도 외로운 일도 많을 텐데 다들 긍정적으로 살면서 자취가 주는 긍정적인 맛을 느끼며 행복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기사 및 사진 제공_21세기북스
 
 
 
자취의 <!HS>맛<!HE> [시/에세이]  자취의
자취남(정성권) | 21세기북스
202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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