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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짓이 어디 있나요』손수현 “쓸데없는 짓의 완성일 수도 있고요”

  • 2022.06.17
  • 조회 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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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작가, 감독, 비건지향인 등 다양한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온 손수현의 첫 번째 단독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쓸데없는 짓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모두 가치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일상의 이야기를 담백하고 투명한 문장으로 담은 『쓸데없는 짓이 어디 있나요』손수현 저자와의 인터뷰.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이후, 도서로 시 인사드리게 되었네요. 무려 첫 단독 에세이인데요, 독자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쓸데없는 짓이 어디 있나요』를 쓴 손수현입니다. 이번에 이렇게 단독 저서로 인사드리게 되어서 반갑고 기쁜 마음입니다.
 
 
『쓸데없는 짓이 어디 있나요』라는 도서 제목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이렇게 제목을 정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책 제목은 글을 써 내려가다가 갑작스럽게 가제로 붙이게 된 제목인데요, 결국 타이틀이 되어버렸습니다. 제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글로 풀어내면서, 일을 하면서, 평소에 스쳐지나가던 것들에 대한 단상들을 적어내려가다 보니 지나온 모든 것에 쓸모가 생기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짜여진 기준에 맞추어지게끔 강요당하고, 지나치게 성공지향적인 세상에서 ‘성공’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은 무얼까라는 의문도 들었고요.
생각해보면 개인이 느끼는 성취는 각각 다른 것이 분명한데 사회보편적인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미완성, 그러니까 ‘쓸데없는 짓’이라고 치부하게 되잖아요. 그걸 예상하고 스스로 먼저 몸을 사리기도 하고요. 꼭 완성된 무언가만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책을 쓰는 동안 스스로 치유받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위인전을 보면서 나도 저런 위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불안정한 과정을 나누면서 작은 위안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쓸데없는 짓이 어디 있나요』라는 제목으로 책은 ‘완성’되었지만, 여전히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쓸데없는 짓의 완성일 수도 있고요.
 
 
사진 에세이인 만큼 작가님의 모습이 다양하게 들어간 사진들이 인상 깊었는데요. 배우로도 활동하시는 터라 카메라가 익숙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정말 그러신지도 궁금하고 책에 들어간 사진들 중 작가님이 가장 애정하는 사진이 어떤 것일지도 궁금합니다. 또 가장 애정하는 꼭지도 궁금하네요.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오랫동안 해온 터라 카메라가 어렵지는 않은 것 같아요.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어렵지 않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습관이 되면 익숙해지듯이 촬영을 자주 할 때에는 편안했는데 지금은 작정하고 카메라를 들이밀면 약간 어색한 기분이 들어요. 영상 촬영은 여전히 재미있고요.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것보다 연기하는 일이 저에게는 더 재미있는 일이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일은 더 흔치 않은데요. 요즘 핸드폰은 화질이 카메라 못지않게 좋은데도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가장 많이 찍는 사진은 고양이 사진인데, 책 속에서는 저희 집 셋째 고양이 땅이가 거울 보고 있는 사진을 제일 좋아해요. p.103에서 보실 수 있답니다. (자랑) 가장 실실거리며 썼던 페이지는 비슷한 의미에서 <나의 루틴과 앙꼬> 라는 제목의 이야기인데요, 앙꼬는 저희 집 둘째 고양이에요. 식탐 많은 앙꼬가 간식을 먹기 위해 저의 루틴을 파악했다는 사실이, 쓰면서도 사랑스러워서 혼자 몸부림을 많이 쳤습니다.
 
 
코로나19 2년 반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잖아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많이 완화되기도 했고, 날씨도 따뜻해진 요즘, 운전하는 것도, 샛길로 빠져보는 것도 좋아하시는 작가님이 가장 떠나고 싶은 국내 여행지는 어디일까요?
 
제천에 가고 싶어요. 책 속에서도 친구와 제천 여행을 떠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때 들렀던 절에 다시 가보고 싶어요. 절에 가던 길이 너무 근사했던 것이 생각나요. 그 장면이 떠오를 때마다 종종 핸드폰 영상을 돌려보거든요. 과거는 그만 들춰보고 이제 직접 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때는 눈이 아직 녹지 않았던 초봄의 제천이었는데, 여름의 그 길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앙상했던 나뭇가지에는 이제 푸른 잎이 달려있겠죠? 벌레도 많겠고요. 벌레를 무서워하지만 그래도 가고 싶어요.
 
 
책을 살펴보면 배우뿐 아니라, 감독으로의 손수현, 작가로서의 손수현 등 다양한 모습의 작가님을 만날 수 있는데요, 새롭게 시작하고 다양한 걸 도전하는 작가님의 원동력이 있을까요? 더불어 요즘 작가님이 새롭게 관심을 두는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요즘엔 풋살에 빠져 있어요. SBS에서 방영되는 <골때리는 그녀들>을 보면서 나도 풋살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팀에 들어가서 친구, 동료들과 운동장을 미친 듯이 뛰면서 공을 차는데 왜 이 재밌는 걸 이제야 알았지? 너무 억울하다! 싶더라고요. 저는 35년을 살면서 운동을 안 좋아한다고 믿었고, 실제로 책에도 그렇게 적혀 있는데 막상 해보고 나니 너무 재밌는 거예요. 몰랐던 거죠. 운동장이 여자아이에게 열리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니까요. 자신의 성격과 안 맞아서 안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해봐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할 때면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데 일단 마주하면 막연했던 두려움은 사라지고 설렘은 즐거움으로 바뀌는 듯해요. 물론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없네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 기대가 계속 무언가를 시도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고요. 계속 두려움을 이겨내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늘 가지고 있는 바람이에요. 운동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는 말은 맞는 말이니까요.
 
 
책 속엔 노래, 영화, 책 등 작가님의 오늘을 구성하는 다양한 것들이 소개되는데요. 『쓸데없는 짓이 어디 있나요』를 보면서, 나를 이루는 것들을 쓰다듬으며,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오늘이, 별 볼 일 없다 생각한 내 하루가 ‘그래. 다 쓸모가 있지, 쓸데없는 짓이 어디 있나’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쓸모와 쓸데를 찾고 계신 분께 작가님이 추천하는 노래, 도서, 영화가 있을까요?
 
요즘에 재밌게 보고 있는 시리즈가 있어요. <하트스토퍼>라고, 넷플릭스에 시즌1까지 공개되어 있는 드라마에요. 퀴어 청소년이 대거 등장하는데, 관계 속에서 자신을 마주해나가는 이야기에요. 자극적이지도 않고, 보고 있으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면서 행복한 기분이 들 것입니다! OTT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그간 보기 어려웠던 다양한 결의 이야기를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이 기세를 몰아서 그간 미디어에서 소외되었던 캐릭터를 더 많이 보고 싶어요. 퀴어, 여성을 비롯해 소수자의 이야기가 소재로 활용되지 않고 주체가 되어서 서사를 누비는 콘텐츠가 더 많이 나오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 세상 속에서 자신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몰랐던 사람들이 미디어 속 세상에서라도 누일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미디어가 세상을 반영하는 건지, 세상이 미디어를 따라가는 건지 헷갈리지만 이왕 헷갈리는 거 더 헷갈리게 되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이 책이 어떤 독자에게 어떻게 닿길 바라시나요?
 
책을 덮을 때 괜찮은데? 하는 생각이 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책이 괜찮은 것이 아니라 하루가 괜찮았다. 아니면 내 삶도 꽤 괜찮다. 그런 생각이요.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번 대단한 일만 일어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평범하게 지나가는 경우가 대다수고요. 그런 날이 쌓여서 일생이 되는 건 아닐까 생각해요. 모두의 일생은 그 자체로 대단하지만, 그 대단함은 평범함이 쌓여서 만들어주는 것이라 믿어요. 이랑 님의 <평범한 사람>이라는 노래가 생각나네요. ‘평범한 사람이 나는 좋아요’라는 가사로 시작해서 ‘지나가는 길에 그 집에 들어가 보고 싶어요.’로 끝나는 노래가! 즐겁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 기사 및 사진 제공_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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