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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배우다 Re: learn』폴 김 교수, 아직 발견하지 못한 나의 가능성을 찾아서

  •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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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가, 내 자리가 맞는 걸까?' 
늘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다 느끼는 사람만이 아니라 열정과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걸어온 사람에게도 이런 의문은 찾아온다. 스탠퍼드대학 교육대학원 부학장으로 혁신적인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또 비영리 국제교육재단을 설립해 직접 개발도상국 교육 현장을 찾아다니며 활동을 펼치고 있는 폴 김 교수에게도 이 질문이 다가왔으니 말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는 방법은 하나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미지의 영역이었던 나의 가능성을 탐험해보는 것, 즉 다시 배움이다. 그래서 폴 김 교수가 도전한 것은 경비행기 조종사 과정이었다. 평소 관심이 있기도 했고, 오지에 물자를 실어 나르는 '부시 파일럿(bush pilot)'은 지금까지 그가 해왔던 활동과 연결되는 부분이 많았기에 완전히 뜬금없는 무모한 도전은 아니었다. 그리고 낯선 비행 훈련을 통해 지금까지 배우고 연구해왔던 '교육'에 대한 시야는 한층 넓고 깊어졌다
 
자신만의 'right place'를 찾아가는 '다시 배우기'의 가슴 벅찬 즐거움과 뜨거운 열정을 이야기하는, 『다시, 배우다 Re: learn』 폴 김 교수와의 인터뷰
 

 
『다시, 배우다』는 작년에 출간된 책인데, 코로나19와 다른 일정들 때문에 한국 방문이 늦어졌다고요.   
 
한국에 오면 어머님께 인사도 드리고 그동안 밀렸던 만남을 가지면서 많은 에너지를 얻고 가요. 한국은 굉장히 빠르고 역동적이라 한국에 오면 항상 힘을 얻는 느낌이에요
 
 
『다시, 배우다』는 교수님이 비행기 조종사 교육 과정에 입문하면서 '다시 배운' 것들에 대한 경험을 담은 책인데요. 파일럿이 되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스탠포드 대학에 재직한지 20년이 넘었는데요. 처음 10년간은 교육학과 교육공학에 대한 이론 연구와 강의를 중심으로 했다면 그 후 10년간은 현장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해보는 쪽에 초점을 두었어요. 아프리카, 인도, 남미 같은 개발도상국, 그 중에서도 소외된 지역, 교육의 사각 지대를 직접 방문해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그런 경험들 속에서 교육 없이는 빈곤의 순환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걸 실감했고 그래서 가급적 많은 아이들이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고 싶었죠
 
2019년에 석사 과정으로 입학한 캐나다 학생하고 이야기를 하다 오지에 물자와 사람을 실어 나르는 부시 파일럿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었어요. 제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상당히 연관이 많더라고요. 부시 파일럿은 자동차로 가기 힘든 곳에 식량이나 물자뿐만 아니라 교육자나 의료진 같은 사람도 보내서 도움을 줄 수 있는데요. 오지를 자주, 쉽게 오갈 수 있다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가 훨씬 수월해지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알아보니 역시 간단한 일은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칼을 뺐으니 무라도 잘라야겠다는 생각에 비행 레슨을 한 번 받아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긴장되고 어려웠죠. 첫 비행을 마치고 비행기에서 내리는데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을 정도로 두려웠어요. 그렇지만 여기서 끝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또 지금까지 제가 해왔고 하고 있는 일들과 접목되는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을 하니까 포기할 수가 없는 거에요
 
 
교수님에게 비행 훈련은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비행 훈련을 하면서 이제까지 해왔던 교육과 관련한 지식과 활동들을 다시 돌아보고 새롭게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기도 했던데요
 
첫 비행 레슨을 해준 교관은 대학 학부생이었어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다보니 대학원생도 아니고 학부생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는데 비행을 하면서 그런 선입견과 편견들을 다 깨버릴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면서 교육이란 것을 다시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정말 좋은 교육자는 배우는 입장, 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걸 느꼈죠. 그리고 비행과 관련된 여러 가지 배워야할 것들도 너무 많았고, 또 그렇게 배운 항공 지식들과 제가 평소에 하던 일들, 학교와 교육, 기업 자문을 할 때 접목시킬 수 있는 부분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러면서 나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도 되었고요.  
이걸 나만 알고 있기는 너무 아깝더라고요. 특히 뭔가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 다시 배우고 싶은 사람, 지금 내 자리가 맞는 자리인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제가 경험한 것들을 스물 일곱 가지 질문으로 정리해서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파일럿이 되겠다는 결심을 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도전하면서도 계속 '내가 이 도전은 계속 하는게 맞을까?'라는 고민이라든가 주저함은 있었을 것 같아요.
 
끊임없이 계속 있었죠. 비행 레슨 첫날 비행기 조종석에 앉자마자 교관이 시동을 켜고 날아보라고 했는데, 거기서부터 멘붕이었죠. 관제탑과 교신을 해야하는데 교신 내용이 너무 빨라서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겠고요. 그렇다고 거기서 실수하면 큰일나니까 정말 긴장했죠
그리고 오십대에 뭔가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생각이거든요. 이건 빠릿빠릿하고 운동신경도 좋은 젊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고 나한테는 너무 위험한 것 같아,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아, 괜히 다른 사람들 방해나 하는 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고요
 
산 넘어 산이라고, 비행기 조종 면허를 취득하고 나서도 쉬운 건 없더라고요. 처음으로 혼자 야간에 비행기 이착륙을 연습할 때였어요. 첫 번째는 별 일 없이 무사히 진행했는데, 두 번째 이륙 후에 갑자기 모든 계기판이 다 꺼져버린 거에요. 밤이라 밖은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여기서 패닉하면 그냥 끝나거든요. 산에 부딪힐 수도 있고 추락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해요. 나를 잠깐 벗어나서 나를 바라봐야 하는 순간인 거죠. , 나의 플랜B는 무엇이지? 교신을 시도하다 생각해낸 것이, 멀리 가는 비행기를 쫓아가는 거였죠. 결국은 다른 비행기 뒤를 따라가서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는데, 집에 오자마자 긴장이 풀려서 누워버렸죠.
 
 
사람이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패닉 상황이었겠네요그런 순간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를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거랑, 한번 생각해 본 거랑 완전 다를 것 같아요보통은 처음 접하는 상황에 당황하고 일을 망쳐버리는 경우가 많고요
 
갑자기 계기판이 꺼진 것처럼, 인생에서도 그렇게 갑작스레 모든 것이 안 보일 때가 분명히 와요. 그럴 때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느냐가 정말 중요한 거죠. 패닉 상태가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좋은지, 평소에 플랜B를 가지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는 기회였죠
그리고 그렇게 한 번 센 경험을 하면, 그것보다 약한 것들은 문제가 안돼요(웃음). 그 다음부터는 어, 계기판이 또 꺼졌네? 그럼 이렇게 해야겠다, 그렇게 대처할 수가 있거든요. 좀 잔인한 말이긴 하지만 그 불편함, 두려움에 익숙해지면 돼요. 그러기 위해서는 미리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을 해두는 것이 좋고요.
 
그런데 생기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것과, 여러가지 가능성을 미리 생각해두는 것은 다른 거에요. 많은 사람들은 '걱정'을 해요. 이러면 어쩌지, 저건 저래서 안 될텐데, 그러면 큰일나는데, 그렇게요. 그런 걱정을 하라는게 아니라, 여러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 한다는 거죠
파일럿들은 대부분 계기판이 꺼진다거나 엔진이 꺼진다든가 갑자기 조종이 안되는 그런 상황들에 대한 대처 훈련을 해요. 비행 훈련 거의 마지막쯤 되면, 같이 탄 교관이 갑자기 엔진을 확 꺼버리고는 착륙해보라고 하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굉장히 당황스럽지만 훈련을 하다보면 익숙해지거든요. 뭐든지 시간을 들이고 횟수를 늘리면 익숙해져요.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고, 나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죠.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야. 그런 작은 해결의 경험들이 조금씩 조금씩 더 큰 해결의 경험으로 나아가게 하고요
 
비행 훈련 말고도 개인적으로도 항상 작은 걸 해내고 나면 조금 더 큰 걸 바라보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어요. 만약 이게 가능해진다면 또 어떤 것들이 가능해질까? What If 질문이라고 하는데, 내가 미국에 간다면 어떤 걸 할 수 있을까? 미국에 가서는 내가 영어를 잘 하게 된다면 무얼 더 잘 할 수 있지? 영어를 좀 하게 된 후에는 내가 대학을 무사히 졸업한다면 다음에 뭘 할 수 있을까? 그런 질문 속에서 조금씩 더 자신감을 얻어서 다음 도전을 할 수 있게 되었죠.
 

 
무언가를 배운다고 하면, 배워서 지식을 얻고, 시험에 합격하고, 자격증을 따고, 그러면 끝이라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배운다는 건 기존의 매뉴얼적인 지식을 얻고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배움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겠구나 싶더라고요
 
비행기 조종을 배우면서 새로운 뭔가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제가 알고 배웠던 것들과 더 많은 연결이 생겼어요. 21세기의 중요한 역량은 새로운 점들을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이에요
무언가가 되기 위해서는 미리 뭘 공부해야 하고 뭘 준비해야 하고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미래는 그게 좀 말이 안 되는 세상이 될 거에요. 변수가 많아지고 불확실성이 많아지는 세상이잖아요. 어떤 직업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내가 스스로 직업을 만들어야 하는 '창직'의 상황이 더 많아지는 거죠. 그럴 때일수록 창의성이나 연결성, 질문능력, 이런 것들이 너무나 중요해지고요
 
그리고 저는 무엇보다 배운다는 것이 공부를 한다기보다는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나의 역량, 가능성을 찾아서 발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분명히 가지고 있지만 발견하지 못해서 한 번도 발휘하지 못한 가능성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걸 100 살이 되어서야 알게 되면 얼마나 슬프고 억울하겠어요. 내가 왜 이걸 몰랐을까, 조금만 더 젊었을 때 알았다면 그 일을 하면서 멋진 인생을 살 수 있었을 텐데, 하면서 후회하게 되잖아요
 
 
'태도는 확률을 이긴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같은 일을 똑같은 방식으로 하더라도 그 일을 대하는 태도와 철학이 다르면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저도 요즘 많이 느끼거든요.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일에 대한 철학을 가진 사람은 결국은 해내는 것도 보고요
 
한국에서는 항상 수능을 잘 봐야 돼, 대학을 잘 들어가야 돼, 이런 최종 목표의 달성만을 바라보게 되고 그 과정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든 일단 목표까지 가면 된 거다,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다보니 부정을 저지르거나 누구 찬스를 쓰거나 과정을 건너뛰게 되고요
그게 상당히 잘못된 생각이거든요. 피아노 배울 때 체르니 30번까지 배운 사람은 굉장히 많은데 그 후에도 피아노를 계속 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체르니 30번을 꼭 해야 해, 빨리 떼야 해, 그렇게만 생각하니까 과정을 즐기지를 못한 거죠. 대학도 마찬가지에요. 스탠퍼드, 하버드 졸업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는 학생들도 굉장히 많아요. 그런 면에서 과정의 중요성, 목표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을 내가 즐기고 있는지를 항상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유학생일 때, 새로 온 유학생들에게 기존 유학생들의 조언을 듣지 말라고 했어요. 물론 조언들 중에는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도 많지만 나만의 방식, 나만의 길이 분명히 있는데도 그걸 다 무시하고,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이렇게 하면 안돼, 그런 '공식'대로만 가려고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거든요
사람마다 방법이나 과정은 유니크할 수가 있고, 공식에서 벗어나더라도 나에게는 그게 오히려 더 좋은 것일 수가 있어요. 속도가 좀 느릴 수 있고 남들보다 좀 돌아가는 것 같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에 대해서 좌절할 필요가 전혀 없거든요. 이런 과정을 거쳐서 어떤 도전을 성공으로 바꿀 수 있어요
 
책에서 제가 태도는 확률을 이긴다고 했는데요. 확률적으로는 0에 가까워도 내가 제대로 태도만 갖추고 있으면, 그리고 내가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돼요. 그걸 저는 정말 너무나 많이 봐왔어요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학생이 있었는데,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서 60번을 시도했어요. 59번째 까지는 계속 실패했죠. 살도 빠지고 우울증도 오고 탈모도 오고 정말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60번 째에 투자를 받는데 성공해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금액의 투자를 받았죠.
학생들에게는 그 친구를 얘기를 항상 해요. 너희는 60번 시도해 봤어? 아직 60번까지 안 했다고? 그럼 60번까지 계속 해봐. 오늘 몇번 시도해서 어떤 실패를 했는지를 그냥 체크하기만 하라고. 대부분은 한 번, 두 번, 세네 번 실패하면 '이건 안되는가 보다' 하면서 포기하고 마는데, 절대 그러지 말라고요. 실패 리스트 60번 채우기 전에는 나한테 오지도 말라고 해요. 60번까지 실패하고 오라고. 나만 포기하지 않으면, 확률을 이길 수 있어요. 여기에 대한 저의 확신은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항상 이야기하는 포인트 중의 하나죠
 
 
책에서도 99도까지 노력하는 거랑 100도까지 노력하는 것은 다르다고 했어요. 1도 차이지만 물이 끓느냐 안 끓느냐는 엄청난 차이니까요
 
노력을 하기는 하지만 정말 필요한 만큼의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아마 스스로도 마음 속으로는 내가 1% 부족하게 노력했다는 걸 인정을 하고 있을 거에요. 하지만 그러면 99% 노력한 것도 헛수고가 될 수 있어요. 내가 스스로를 바라봤을 때 1%의 의심도 없이 최선을 다했을 때에야 성공을 맛보게 됩니다
 

 
안에 보면 챕터들마다 제목들이 다 질문이더라고요. 그 챕터를 읽고 독자들은 이 질문을 자신에게도 한 번씩 해 보면 좋은 것 같더라고요
 
책을 쓰는 처음부터 질문으로 시작했어요. 항공 이론과 훈련, 관련된 에피소드나 경험들을 떠올리면서, 그때 내가 이런 질문을 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이런 것들을 먼저 뽑아놓고 책을 쓰기 시작했거든요. 책을 읽는 독자분들도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는 경험을 한 번씩 가져보기를 원하는 마음이고요
 
 
책에 나온 질문 중에서 '나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이 기억에 남네요. 내 능력과 한계에 대해서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무엇이든 자신없어 하거나 반대로 근거없이 내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제가 글로벌 시티즌십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하는데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다른 곳에, 다른 맥락에 갖다 놓기만 해도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실리콘밸리에 가면 다 박사에요. 엔지니어도 많고, 코딩을 못하는 사람이 없어요. 그런데 실리콘밸리에서는 평범한 엔지니어인 사람이 아프리카나 인도의 시골에서 학생들에게 코딩을 가르친다면? 아마 그 도시, 그 지역에서 그 사람만큼 코딩을 잘 하는 사람이 없을 거에요. 그렇게 어떤 능력이든지 장소와 환경만 바뀌어도 엄청난 역량으로 발휘될 수 있고 굉장히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일들이 있는 거죠.
여기서 배운 것을 다른 곳에 적용하면서 성장하고, 또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을 또 다른 일과 접목해서 또 한 번 성장하는 식으로 우리는 계속 점프할 수 있어요. 그냥 주어진대로, 남들처럼 살다 비슷하게 가는 삶을 가려고 하지 않는다면요
 
 
기존에 자기가 알던 분야 말고 다른 분야에도 호기심과 관심을 갖는다면 자신의 역량을 더 다양하게 펼칠 수 있겠네요
 
오지랖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다는 건 그만큼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이고,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건 다른 연결을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거거든요. 그리고 결국 그런 사람이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요
집에서 뭘 잘 고치는 사람이 어떤 엔지니어링 미팅에 가서 다른 사람 얘기하는 걸 가만히 듣다보니까 저건 이런 재료로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 떠오를 수 있어요.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 미술을 공부해서 아크릴과 오일수채화 물감의 차이를 알면,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저걸로 배경을 꾸미면 나중에 물이 스며들어서 안 돼요, 하고 말할 수 있고요. 이건 그 사람이 천재라서 그런 것이 아니에요. 연결성이 많은 거죠.
 
 
늘 새로운 도전을 하고 계시지만 앞으로 계획하고 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저는 뭔가 만드는 걸 좋아해요. 창의적이고 새로운, 전에 없던 것들을 만드는 일을요. 그 중에서도 공공의 선에 도움이 되는, 의미있는 솔루션을 만드는 일을 계속 해보고 싶어요. 가르치는 일도 계속 하고 싶고, 미술도 좋아해서 관련된 것도 해보고 싶어요. 해보고 싶은 일들의 리스트는 너무 길어요. 하고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그 중에서 뭘 먼저 해야할지도 너무 고민스럽고요
내가 알게 된 것을 학생들, 젊은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고 도움을 주고 싶고, 특히 소외된 계층, 빈민층 아이들에게 교육을 통해서 가난의 사슬을 끊고 나올 수 있게 도와주고 기회를 만들어주는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일들이 다 연결성이 있어요. 뭔가를 만들고, 가르치고, 그걸 다른 곳에 가서 해보고 동료를 만드는 일들이니까요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제가 스탠포드 교육대학원 부학장이고 하는 일이 많으니까 바쁘고 접근하기 어려울거라 지레 생각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얼마 전에도 중학교 중퇴 후에 스타트업 하는 친구가 저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비행기 태워줄 수 있냐고 해서 제가 오라고 한 적 있어요. 같이 비행기를 타고 실리콘밸리 상공을 쭉 돌면서, 여기가 구글이고 저기가 페이스북이고 보여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죠.
제가 하는 일에 관심이 있고 함께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부담갖지 말고 연락하세요. 같이 머리 맞대고 고민을 해서 공공의 선을 위해 함께 좋을 일을 해보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 박수진 (교보문고 북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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