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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한 고민『믿는 인간에 대하여』한동일

  • 202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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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가짜 뉴스와 맹목적인 믿음,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와 교조주의가, 또 다른 한쪽에서는 불신과 회의, 아무것도 믿지 않겠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무엇 하나 믿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믿을 것 하나 없는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역시 괴로움이다.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책인 『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믿음'이라는 쉽지 않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다. 여기서 '믿음'이란 종교와 신앙의 문제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믿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 인간에 대해서 유럽의 역사와 오늘의 삶 속에서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이야기를 건네고 있는 때문이다
 
 
가톨릭 사제직을 내려놓고 연구와 저술에 매진하게 되셨는데요. 작가님의 생활이나 일상에서 변화가 있나요
 
저의 일상이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똑같은 시간에 책상 앞에 앉아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살면서 처음으로 책상이 몇 달 간 계속 비어 있어요. 무슨 공부를 할 것인지, 어떤 글을 쓸 것인지 고민을 하고 있거든요
지금까지 단행본, 학술서, 어학서까지 본의 아니게 여러 종류의 책을 썼지만 제가 스스로 '이런 책을 써야겠다'해서 쓴 책은 거의 없었어요. 법학서나 교회 관련한 책이나 사전도, "이런 책이 필요한데" "이런 걸 좀 다뤄주면 좋은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제가 한 번 써볼게요" 하고 작업을 하게 된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내가 궁금하고 공부하고 싶어서 쓴 책은 거의 없던 셈이죠. 그래서 지금은 정말 처음으로 무슨 공부를 해야할지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런지 몇 달 된 것 같네요
 
 
이번에 출간된 『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믿음'이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내세웠습니다. 대중적으로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인데요. '믿음'에 대한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시작은 지인 교수님께서 인간의 믿음에 대해서 써보면 어떻겠냐고 하셨던 것이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 종교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많이 부담스럽거든요. 한쪽에서는 따지지 않고 받아들이라고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종교'라는 말만 나와도 심하게 거부감을 표시하고요
 
저는 고등학생 때 영세를 받았어요. 그래서 흔히 말하는 모태 신앙을 가졌거나 유아 세례를 받은 사람들 하고는 차이가 좀 있었어요. 영세를 받기 위해 교육을 받으면서 기도문 같은 것을 외우라고 주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걸 그냥 외울 수는 없는 거예요.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고, 또 명확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었어요. 신학교에 들어가서 신학을 공부하고 철학을 공부하면서도 계속 궁금하고 고민할 것이 많았는데, 그것에 대해서 딱히 물어볼 곳도 없고 물어보기도 좀 눈치 보이더라고요. 신앙에 불성실한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아서요
 
이번에 제가 책을 내면서 느꼈던 것은, 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거예요. 강연을 가서 질문을 받으면, 자신의 믿음의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궁금했지만 어디 물어볼 곳이 없어서, 특히 뭔가 권위를 가지고 이야기해줄 사람이 없어서 답답했는데 이 책이 그런 걸 풀어주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이 책은 제가 어려서부터 물어왔던 신앙에 관한 어떤 문제에 대해서 쓰되, 지금 우리의 일상에서 작용하고 있는 것들을 인문학적으로 풀어서 썼어요. 그런 주제들을 하나씩 뽑다보니 바티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구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그런 것이죠. 다들 궁금하긴 한데 물어볼 곳이 없고, 속시원하게 설명해주는 곳이 없는 질문들이죠
 
 
책에서는 과거 역사와 정치 속에서 종교가 어떻게 변화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는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역사 속에서 종교가 변해온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책에서 바티칸 시국이 오늘날의 형태로 존재하게 된 과정들을 쓴 부분이 있어요. 바티칸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로 알려져 있는데, 규모를 보면 정말 작아요. 하지만 이 작은 국가, 마키아벨리가 국가 같지 않은 국가라고 비판했던 바티칸과 그 전신인 '교회 국가' '교황령'에서 현대 국가의 많은 체계들이 나왔거든요. 지방자치의 개념도, 외교관과 전권대사, 최고 법원 제도 등도 다 여기서 나왔으니까요
 
7세기부터 이어지는 바티칸의 역사는 그 동안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1929년에 아주 작은 영토를 가진 '바티칸 시국'으로 남게 되었어요. 중세부터 근대, 현대로 오면서 점차 영토도 작아지고 영향력도 작아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하지만 제가 바티칸에 있을 때 교황청 주재 각국 대사들과 대화하다 나온 이야기가 있었어요. 교회가 엄청난 세속적인 지위와 권위를 포기함으로써 종교적 권위와 영적 지위는 더 높아졌다고요. 그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지금 교회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죠
 

 
'맹신에 빠지지 말고 의심하고 회의하라' 이런 태도가 과학적이고 현대적이라는 인식이 있어요. 하지만 과연 무엇도 믿을 수 없다면,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책은 그 무엇도 믿기 어려운 시대에 믿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그것에 대한 이야기죠. 여기서 믿음이란 종교에 대한 믿음도 있지만 사회구성원으로서 인간과 인간 사이의 믿음, 나 자신에 대한 믿음, 확신, 정체성, 그런 것들도 포함되는 거예요
 
그래서 '믿음'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제일 처음 등장한 키워드가 '생각의 어른'인 것이죠. 제가 본의 아니게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느꼈던 것 중의 하나가, 한국사람들처럼 새로운 것에 대해 관심을 갖는 국민들이 없다는 거예요. 그리고 또 끊임없이 나를 이끌어줄 무언가를 갈구하는 마음이 이렇게 강한 나라도 없고요. 그걸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목마름이죠
우리가 과거에는 육체적인 목마름의 단계에 있었다면, 경제적 상황이 나아진 지금은 육체적으로 처절한 목마름은 없지만 정신적 목마름이 간절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멘토도 찾고 좋은 책, 좋은 강연, 좋은 설교를 찾는 거죠. 그런 좋은 얘기들을 찾아서 들을 때는 좋아요. 가슴 뛰게 하고 변해야겠다 의지를 다지게 하고요. 그런데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원래 자신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거든요
 
그래서 제가 제안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서 생각의 어른을 찾을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의 어른이 되면 어떻겠냐는 것이죠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답답한 것이 많은 시대라 나를 위로하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어른, 멘토, 전문가를 애타게 찾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그런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아서 저도 좀 뜨끔했습니다(웃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해줄 누군가를 바라지만, 나를 위해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은 찾기 힘들어요. 내가 먼저 생각의 어른이 되고자 노력을 해야하는 거죠
책에서 능동적인 '바라봄'에 대해서 쓴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모든 것은 '바라봄'에서 시작된다고 했는데요. 시선을 계속 밖으로만 둔다면 내가 성장할 어떤 모멘텀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아요. 시선을 내 안으로 향했을 때 성장의 모멘텀을 발견할 수 있죠. 바라본다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어렵고 괴로운 일이에요.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는 것이고요.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고 진짜 나를 보는 것, 거기서부터 모든 것은 시작하는 것이죠
 
 
『믿는 인간에 대하여』에서는 예루살렘에 머문 경험이 많이 투영되어 있는데요. 오늘날의 예루살렘은 종교 성지로서 신성하고 경건한 느낌보다는 여러 종교들이 서로 부딪치는 현장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예루살렘에서 작가님이 본 것은 어떤 것들이었나요?
 
제가 예루살렘에 처음 간 것은 1999년이에요. 그때는 돈 없는 학생 신분이라 매일 걷고 길거리에서 빵 하나 사 먹으면서 허기를 겨우 채웠는데 그러면서도 행복했죠. 성경 속에 있던 것들을 내 눈으로 직접 보니까 너무 좋았고요. 그런데 딱 거기까지였어요. 예루살렘을 떠나면서 청년이었던 제가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것이, 다시는 이 나라는 오지 않겠다는 것이었어요. 예루살렘에서 지내는 동안 이미 차별과 여러가지 모순들을 눈으로 보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불꽃처럼, 예루살렘에 다시 한 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아무 계획없이 예루살렘에 갔죠. 예전에는 성경의 유적지나 의미있는 장소들을 봤다면 이번에는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이 보이더라고요
사실 신앙 생활이란 것이 일종의 도를 닦는 것이잖아요. 제가 마지막으로 예루살렘을 본 후 20년이 지났는데, 20년 동안 도를 닦은 종교인들의 얼굴, 도시의 모습에서는 어째서 평화로움이 없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제 얼굴을 보니, 30년 넘게 종교인으로 수행을 한 저의 얼굴에도 역시 평화가 없더라고요
 
'바라봄'을 하다보면 너와 내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를 알게 돼요. 하지만 우리는 지금 자꾸 차이만 이야기하고 같은 것에 대해서는 보지 않아요. 인간이 가진 구분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나는 너와 다르다를 넘어서 그래서 내가 더 우월하다는 마음이거든요. 예루살렘은 너와 내가 가진 같은 점과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이었고요
예루살렘에서 이라스엘과 팔레스타인을 구분하는 장벽을 보면서, 이것에는 왜 이런 구분과 차별이 존재하는 걸까 생각하다가, 다시 한국을 생각해보니 우리는 더 오래되고 더 높은 장벽이 있었어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장벽은 그래도 서로 통행이라도 하는데, DMZ와 판문점에서는 통행도 못하잖아요. 이런 물리적 장벽만이 아니라 지금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이념을 달리하는 사람들 사이의 마음의 장벽을 생각하면 이것이 남의 나라만의 일은 아닌 것이죠
 
 
종교가 가지는 어떤 배타성 때문에 피로감을 느끼고 종교 자체에 비호감인 사람도 많아요. 그런 배타성에서 벗어나서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고요
 
배타성으로 흔들리는 이 시대에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이성이고 자연이에요. 서양 철학에서 '자연'이라고 하는 개념이 있어요. 이것은 무슨 설악산이나 오대산 같은 자연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너와 내가 모두 인정할 수 있는 보편타당함을 뜻해요. 유럽의 역사는 종교로부터 독립하여 어떤 보편타당함을 찾으려는 과정이었어요. 법학은 현실 정치에서 종교의 관여를 줄이기 위해 발전되었고, 의학도, 과학도 인간 이성이 종교로부터 분리되어 나온 산물인 것이죠
하지만 동시에 그 보편타당함에 들어가지 않는 소수의 고민과 그들의 자리도 생각해야 해요. 무엇이든 한계는 존재해요. 그 한계 바깥에 존재하는 다른 가능성을 탐구하고, 한계 밖에 있는 사람들은 무엇을 꿈꾸는지 살피고, 한계를 벗어나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도 생각해봐야 할 시기인 것이죠.
 

 
지금의 우리에게는 종교의 많은 부분이 '당연한 것' '마땅히 그래야 하는 것'이 되었어요. 그래서 별로 크게 성찰하지 않고 따르는 것도 많고요. 그런데 그런 믿음의 행태를, 코로나가 뒤흔들었다고 생각해요전에는 당연했던 것, 예를 들면 '매주 종교시설을 방문해서 종교활동을 참여한다'거나 하는 것이, 코로나 이후로 '꼭 그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다른 방식도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코로나가 종교와 믿음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엄청나게 영향을 주었죠. 그 동안 종교를 불문하고 교리로 주말을 지키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코로나 상황에서는 가고 싶어도 종교 시설에 갈 수가 없단 말이죠. 그러면서 그 동안 당연히, 마땅히, 늘 그래왔던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를 준 것 같아요
 
책에서 의학의 발전에 대해 쓰면서, 인간에게는 변화하지 않으려고 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무언가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는데요. 단순하게 내 개인의 생활만 봐도 습관 하나를 바꾸는 것도 너무 힘들잖아요. 그런데 제도를, 사회를 바꾼다는 것이 쉽겠냐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역사 속에서 계속 변해왔거든요. 그것은 어떤 커다란 충격이 다가와서 기존의 방식으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변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어요. 지금 역시도 우리에게 당연한 것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새로운 당위를 찾아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고요
 
 
사실 기존의 방식대로 해 나가면 쉽거든요. 머리 싸매고 고민하거나 위험을 감수할 필요도 적고요. 하지만 그렇게 '하던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지금 우리의 현실인 것 같아요.
 
제가 가끔 고등학생들이나 대학생들을 만나면 공부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요. 어떻게 하면 이 공부를 제대로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요. 그럴 때 제가 자주 하는 이야기가, 쉬운 선택을 하지 말라는 거예요. 잠이 올 때 자고 놀고 싶을 때 놀고 학교를 가고싶지 않을 때 가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은 쉬운 선택이죠. 그런 쉬운 선택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려운 선택, 졸립지만 잠을 자지 않고, 놀고 싶지만 공부를 하는 선택을 했기 때문에 여러분이 이만큼 올 수 있었던 거라고요. 물론 조금 놀기도 했겠지만요(웃음). 
 
어떤 면에서는 종교도, 사회도 지금까지는 계속 쉬운 선택들을 한 것이죠. 하지만 이제는 그런 쉬운 선택을 할 수 없어요. 종교도, 우리 스스로도 어떻게 하면 쉬운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될 시점인 것이죠
계속 해오던대로 해서 인간의 삶과 환경의 질이 더 좋아진다면 그렇게 하면 되겠죠. 그런데 그럴 수가 없거든요.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결국 변하지 않는 것도 있겠지만 계속 새로운 선택을 요구받는 것이거든요. 그 새로운 선택이라는 건 결국 쉽지 않은 선택이고요
 
 
앞에서 이야기한 '생각의 어른'과도 연결이 되는데요. 결국 누군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하지만 자칫 그것이 오만과 독선, 혹은 인간중심주의, 인간만능주의로 가게 될 우려도 있을 것 같거든요
 
인간은 늘 경계에 선 존재인 것 같아요. 인간은 다양한 경계에 서 있기 때문에 불확실하고 불안정하고 심지어는 무조리하고 모순적이에요. 이렇게 부조리하고 모순적이고 불합리한 인간이, 총체적인 가치와 그 가치가 나아갈 방향,  속에서 인간의 정체성과 서 있어야 할 자리를 고민할 때 신을 생각하는 것이고요
 
공부에 대해서 물어보는 학생들에게 제가 또 하는 말이 있어요. 낮 동안에는 누가 뭐라해도 '내가 최고다'라고 믿어라. 물론 너의 성적이나 확인할 수 있는 지표들은 너가 최고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그렇지만 그래도 너 스스로는 자기에 대해 확신을 가져라. 그리고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스스로 겸허하게, 객관적으로 너 자신을 바라보고 평가해야 한다고요
 
신앙과 종교인간과 세계를 대할 때도 이런 태도가 필요해요. 낮 동안에는 우리가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을 하고, 또 치열하게 그 방법을 연구하고 서로 합의해 나가야 해요. 하지만 저녁에 잠자리 들기 전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을 냉철하게 식별하는 것이 필요해요.
결국 신앙이라는 것, 믿음이라는 것은 성찰에 관한 문제에요. '바라봄'을 하다보면, 내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다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되고, 또 못 할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해요.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죠
개인이 '바라봄'을 통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 그리고 그 개인들이 모인 사회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할 수 있는 것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 그것이 정책이고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려요
 
『믿는 인간에 대하여』가 쉬운 책은 아니에요. 쉽게 위로와 힐링을 주는 그런 책은 아니죠. 하지만 인간이 부드럽고 씹기 쉬운 음식만 먹어서는 성장할 수 없어요. 딱딱한 음식을 수없이 씹고, 소화하기 어려운 것들도 씹어보고 소화하려고 노력하는 속에서 개인도, 사회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책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한다면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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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k**ud6305
  • 작가님의 말씀이 종교와 과학, 종교와 사회 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이 많은 저에게 큰 흥미로 다가왔습니다. 좋은 말씀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2/01/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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