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컨텐츠영역

목록보기

『플라멩코 추는 남자』허태연 “진지하게 춤추는 아버지 얼굴을 상상할 때 즐거웠어요”

  • 2021.10.12
  • 조회 1192
  • 트위터 페이스북
반평생을 굴착기 기사로 살아온 67세 허남훈 씨. 은퇴를 결심한 허남훈 씨는 스스로를 위한 과제를 마련한다. 그 과제에는 청결하고 근사한 노인 되기같은 소박한 것들도 있지만 스페인어 배우기플라멩코 배우기같은 험난한 것들도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허남훈 씨가 맞닥뜨린 것은, ‘가족이었다.
 
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플라멩코 추는 남자』는 코로나19 시국에 대한 반영과 가족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드라마적인 스피디한 전개로 그리는 소설이다. 『플라멩코 추는 남자』의 허태연 저자와 나눈, 소설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이야기들.
 

 
우선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작 『플라멩코 추는 남자』로 독자 분들을 처음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작가가 되어 독자 분들을 만나는 건 제 오랜 꿈이었어요. 늘 바랐지만 이루지 못한 일이 실현되고 보니 환상적인 기분이 듭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담아 쓴 책이 독자 분들께 위로와 재미를 드리기를 바라요.
제가 혼불문학상에 지원하게 된 건 대학시절 인연을 맺은 최명희 청년문학상덕분입니다. 이후 최명희 선생님을 기리는 장편문학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몇 년 간 소설을 다듬어 투고했어요. 2019년에는 아버지를 주제로 한 SF 소설이 예심까지 갔지만 본심엔 오르지 못했습니다. 올해 새 소설로 좋은 결과를 얻어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플라멩코 추는 남자』는 코로나19 시대의 가족사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정말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됩니다. 가족, 특히 이 시대의 ‘아버지’를 주제로 한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성숙한 성인 남성’에 대한 희구가 있었어요. 학창시절 선생님들, 영화나 소설 속 캐릭터들을 보며 ‘멋진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또 나이를 먹다 보니 소박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아버지가 그리워졌어요. 대단치 않아도 좋으니 내가 알던 아버지를 만나 대화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아버지가 지금 살아 계시다면, 그래서 나를 만나러 온다면 어떨까?’ 상상하다 이 소설을 쓰게 됐어요.
 
 
아무래도 이번 소설에서 가장 애정하시는 인물은 주인공인 67세 남훈 씨일까요? 애착이 가는 인물 혹은 더 다루고 싶은 인물은 어떤 인물이 있을까요?
 
보고 싶은 아버지를 투영하였기에 남훈 씨에 애착이 가는 건 사실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더 다루고 싶은 인물’에 대해 처음 생각했어요. 플라멩코 강사의 뒷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불경기 탓에 강습소 문을 닫게 됐는데, 소설 속에서나마 코로나를 종식시키고 그의 삶에 화창한 미래를 선물하고 싶네요. 늙다리 청년과 보연의 로맨스도 다루어보고 싶습니다.
 
 
소설에서 ‘플라멩코’라는 소재가 중요하게 다뤄질 것 같아요. 소설 제목에서부터 드러나고 있듯이요. 노년의 한국인과 플라멩코는 꽤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요, 수많은 예술적 요소 중에 주인공이 선택한 분야가 왜 하필 ‘플라멩코’일까요?
 
저는 아버지에 대해 잘 모릅니다. 이따금 아버지가 술 취해 노래하시던 기억이 나요. 조용필의 <허공>이었는데……. 춤을 추시는 건 본 적 없어요. 그러나 아버지는 제가 본 적 없고 들은 적 없는 많은 일들을 하셨겠지요. 아버지는 춤이라곤 췄을 것 같지 않지만, 살아 계서서 멋진 춤을 배우러 다니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춤의 장르 중에서 플라멩코를 선택한 건, 그게 아버지와 연관 짓기 어려운 장르였기 때문이에요. 진지하게 춤추는 아버지 얼굴을 상상하며 글을 쓸 때 즐거웠습니다. 스페인어 배우기, 스페인 여행하기와 더불어 아버지의 관심사를 통일하려는 작가적 의도도 물론 있었습니다만.
 
 
소설 속 가족들의 관계, 특히 아빠와 딸의 관계를 그린 부분도 많은 분들이 공감할 부분인 것 같아요. 가족이라는 이름도 사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마냥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거든요. 소설 속에서 아빠와 딸의 관계를 그리면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요?
 
아빠와 딸의 관계도 결국은 인간관계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상대의 용기와 관용을 기대하기보다는 먼저 다가가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겠지요.
멀리 있는 아버지에게 다가가고 말을 거는 게, 어린 시절엔 부당한 일로 여겨졌습니다. 그런 것은 으레 어른이 먼저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나이를 먹고 보니 ‘그게 전부 나를 위한 일이었구나.’ 깨닫게 되네요.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 찾아뵙고 하나라도 추억을 쌓았더라면 그 추억이 전부 제 것으로 남았겠지요. 후회 없는 삶을 위해, 부녀간에도 그런 용기 내는 인물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심사평 중에 “드라마적 스피디한 전개는 작가의 필력이 훌륭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증명”한다는 구절이 인상 깊었어요. 가독성이 뛰어난 작품이란 이야기로 느껴졌습니다. ‘스피디한 전개’, 즉 ‘가독성’을 위해 특별히 중요시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사건이 빠르게 흐르도록 하고 인물이 혼자 사색치 않게끔 했습니다. 사색을 이용해 주제나 소재를 고찰하는 건 이전까지 제가 즐겨 하던 일인데, 그것을 통해 재미를 느끼는 게 저 혼자란 생각이 들었어요. 오랫동안 공모전에 투고하며 제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읽히길 바랐습니다. 저 혼자 읽는 글을 완성하는 건 바라지 않아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차기작도 궁금합니다.
 
올해 9, 저희 집에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사랑과 관심을 충분히 주며 더불어 살고 싶어요. 장편소설을 쓰려고 메모한 이야깃거리가 많은데, 아기가 100일을 넘기면 시작해보려 합니다. 두 번째로 계획한 작품 역시 아버지를 주제로 한 소설이에요. 배경은 고등학교입니다. 하지만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다른 이야기를 먼저 쓰게 될지도 몰라요. 그러나 무엇을 쓰건 독자 분들을 생각하겠습니다. 좋은 책들과 함께 늘 행복하시길!
 
| 기사 및 사진 제공_ 다산북스
 
 
 
플라멩코 <!HS>추는<!HE> 남자 [소설]  플라멩코 추는 남자
허태연 | 다산책방
2021.09.16
  • 퍼가기 인쇄 트위터 페이스북

최신기사 보기

눈에 띄는 책 목록보기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댓글등록

현재 0 / 4000 bytes (최대 한글 2000자, 영문 4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