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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미술관』진병관 “강렬하게 느껴지는 ‘감정’이 담긴 작품들”

  • 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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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이자 『기묘한 미술관』의 저자 진병관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세계의 미술관을 1,500여 회 이상 다니며 명화에 대한 작품 해설을 해왔다. 그의 매혹적인 작품 해설을 듣다가 감탄하거나 눈물을 터뜨린 관람객이 있었던 것은 물론 매해 그의 해설을 듣기 위해 머나먼 프랑스를 방문한 관람객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미술관을 찾기도, 언제나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명화를 직접 보기도 쉽지 않아졌다. 이러한 시기에도 우리는 예술을 향유할 수 있을까. 지금과 같은 시국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예술을 즐기고 느낄 수 있을까. 그리고 예술은 우리의 삶에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첫 책을 낸 작가이신데 이력이 독특하십니다. 뮤직 콘텐츠와 사이트 기획자로 일하다가 파리로 떠나 사진을 전공하셨어요. 그러다 다시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가 되셨는데 어떻게 보면 예술이라는 일관된 주제가 이력을 관통하는 것도 같습니다. 원래부터 예술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문화해설사가 되신 계기도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세계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인이 돼서 꼭 해외여행을 해보고 싶었고, 여행하면서 박물관과 미술관을 다니며 거장들이 남긴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는 했습니다. 프랑스에 와서 사진을 통해 거장들의 작품을 공부하면서 훌륭한 작품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문화해설사 과정을 수료하게 됐습니다.
 
 
이 책 『기묘한 미술관』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코로나 시국에 프랑스 또한 미술관을 편하게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을 비롯해 모든 미술관이 작년 3월부터 5,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두 차례나 문을 닫았는데 해설을 위해 혹은 개인적으로 자주 찾는 곳을 못 가게 되니 금단 현상이 오더라고요. 그러다 미술관이 가기 힘든 시절인데 명화를 한자리에 모아 상상 속 미술관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어찌 보면 『기묘한 미술관』은 코로나 시국이 준 의외의 선물 같기도 합니다.
 
 
보통은 명화의 아름다움에 집중한 예술서가 많잖아요. 그런데 이 책은 다른 예술서에서 다루지 않은 죽음, 실패, 미스터리 등에 다룬 점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어떻게 이런 주제에 대해 집필하게 되셨나요?
 
10년 넘게 파리에서 작품 해설을 하며 정말 많은 분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미술 감상에 대해 호감이 있던 분도 많았지만 미술을 사전에 공부해야 하는 분야, 어려운 분야, 나와 먼 이야기와 같은 장벽을 두고 계신 분이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쉽고 어렵지 않은 작품 설명, 일상과 가까운 미술이라는 주제를 늘 마음에 담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을 구성할 때도 어떤 작품을 소개하면 더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질까?하는 고민을 하면서 늘 당연하게 느껴지는 아름다움보다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감정이 담긴 작품을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기묘한 미술관』에서 소개하신 작품이나 화가 중 작가님께 가장 각별한 작품이나 화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소개해드린 모든 작가와 작품 한 점, 한 점이 다 각별하지만, 평생의 삶에 죽음이 따라다닌 호들러의 이야기와 그의 풍경화가 가장 마음에 남습니다. 그의 개인사가 존중받기 힘든 점이 많기는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목격했음에도 예술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그린 평온한 풍경화를 보고 있으면 고요 속에 죽음과 평온 모든 것이 느껴져 자리를 뜨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파리에서 해설하는 사람으로서 〈모나리자〉와의 인연도 떼려야 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2019년 〈모나리자〉를 전시하던 방이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임시 전시관으로 이동했는데요, 〈모나리자〉 한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입구부터 무려 30~40분을 대기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자유롭게 감상하기에는 어려운 작품이죠. 그만큼 작품 설명을 잘해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미술관을 1,500번 이상 방문했다고 들었어요. 그만큼 작품 해설을 많이 하셨다는 의미일 텐데, 그간 해설한 내용을 글로 풀어내는 작업은 어떠셨나요? 현장에서 작품을 해설하는 것과 책으로 소개하는 것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장에서 작품을 해설할 때는 참여하시는 분들의 연령대나 성별 등 그날그날 분위기에 맞춰 설명하는 단어나 작품 설명의 난이도를 조절합니다. 하지만 책은 미술관에서 저와 직접 눈을 마주치고 작품을 바라보며 해설을 듣는 게 아닌 만큼 더 보편적이고 정제된 언어를 사용해 글만으로도 쉽게 작품을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큰 흐름을 정하고 더 쉽고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예전에 파리의 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아이들이 소풍을 와서 작품 앞에서 한참 놀거나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어렸을 때부터 예술 문화를 체화하고 있다고 느꼈는데요, 프랑스와 한국이 예술 작품을 대하는 문화적 차이 같은 게 있다고 느끼시나요? 혹은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예술 작품을 직접 보고 느끼면 어떤 점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파리의 루브르나 오르세 등 많은 미술관이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미술관 바닥에 마치 집인 것처럼 앉아서 해설가의 설명을 듣고 질문을 하고는 합니다. 어릴 적부터 미술관에 가는 기회가 잦다 보니 성인이 되어서도 어렵지 않게 미술관을 찾는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지내며 가장 인상적인 모습은 어린 아이들뿐만 아니라 중년과 노년의 관람객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작가의 특별전이 열리면 정말 많은 노년의 관람객이 찾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미술관 가는 것이 몸에 배고 자신만의 취향이 만들어져 좋아하는 작가의 전시회를 찾는 것이죠. 이런 사회에서 자란 구성원 누구든 미술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한마디는 할 수 있는 소양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것이 프랑스 문화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즘은 재테크나 당장 돈이 되는 것들에 많은 사람이 관심이 많고, ‘예술하면 우리의 삶과는 조금 멀게 느껴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이나 예술 작품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큰 사회에서 재테크나 자본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불안감에 휩싸인 우리를 쉬게 하고 위로하는 것이 바로 예술 작품이에요. 미술 감상은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가의 이름, 작품의 제목을 몰라도 좋습니다. 늘 바쁘고 지쳐 쉬고 싶을 때, 내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그림 한 점이 떠오른다면 좋을 것 같아요. 적어도 그 그림을 바라보는 순간은 분명 마음이 평온해질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인상 깊게 읽은 작품이나 작가 이야기를 더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조금씩 찾다 보면 다른 작품의 이야기는 물론 영향을 주고받았던 다른 작가의 이야기까지 알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차근히 작품이나 작가와 연관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고구마 줄기처럼 재미난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올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꼭 실제로 작품을 보러 가겠다고 다짐하는 것도 삶의 작은 원동력이 되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매주 일요일에 쉽고 재미있는 미술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으니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기사 및 사진 제공_빅피시
 
 
기묘한 <!HS>미술관<!HE> [예술/대중문화]  기묘한 미술관
진병관 | 빅피시
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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