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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 이은정』이은정, “쓰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2021.07.20
  • 조회 2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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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 일이 전부인 삶. ‘전업 작가라고 하면 우아하고 낭만적인 어떤 것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은 가난과 궁핍, 집어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날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로 살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사람의 마음이 궁금했다.
2018년부터 작품활동을 하며 고단한 하루의 끝에서도 끝까지 작가로 살겠다다짐하는 사람, 『쓰는 사람, 이은정』의 저자, 이은정 작가와의 인터뷰.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쓰는 사람 이은정입니다. 20년 전에도 저는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꼭 작가가 되어야 쓰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쓰는 일이 밥벌이가 된 전업 작가로 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산문집 『쓰는 사람, 이은정』은 어떤 책인가요?
 
외딴곳에서 전업 작가로 살면서 인생이 많이 변했어요. 소소한 일상들을 감사해졌고 스치는 인연들이 소중해졌습니다. 가난이 불편하지만 불행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요. 메말랐던 감정이 다시 살아나는 것도 느꼈습니다. 그 모든 게 기적 같았어요. 그런 일상들을 모은 책입니다. 쓰는 게 전부인,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민낯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든 글이 소중하지만, 책에 담긴 꼭지들 중에서 조금 더 아끼는 글이 있다면요?
 
제일 먼저 나오는 「기적은 가까이에 있다」라는 글을 좋아합니다. 그 일화는 제가 쓰는 사람으로 살면서 처음 받았던 기적 같은 선물이었어요.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구나, 착하게 바르게 살아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요.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지금도 기적은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해요.
 
 
작가가 되기 전 강사로 일하셨다고 책에 나오는데요. 언제, 어떤 계기로 작가가 되어야겠다 결심하셨어요?
 
강사로 오랫동안 일했어요. 돈 걱정 없이 살던 때였고 쓰는 일은 취미 정도로만 하면서 재미없게 살았어요. 사명감도 없었고 목표도 없었어요. 아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조금씩 깨달았던 것 같아요. 나 같은 건 가르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요. 언제부턴가 제가 위선 덩어리로 보였어요. 이 책에 나오는 「겨우 나 같은 인생이라니」의 내용을 읽으시면 감이 올 거예요. 그런 기분이 누적되니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어요. 마침 우울증이 겹쳐서 대책 없는 상태로 강사 일을 끝냈고 온종일 글만 쓰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벌써 7월이라니 놀라워요. 뒤돌아보니 매일 일상이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작가님은 비슷하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어떻게 글쓰기 영감을 얻으시나요?
 
단조로운 일상을 바꾸려고 하지는 않아요. 쓰는 사람이 되고 나서 매 순간을 특별하게 보는 습관 같은 게 생겼어요. 이를테면, 어제도 걸었던 산책길에서 어제는 못 본 쓰레기가 버려져 있어도 그걸로 이야기를 만들어요. 산책할 때마다 이야기가 하나씩 나오는 거예요. 산책하거나 운전할 때처럼 몸이 움직일 때는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놔요. 시각과 청각에 집중하기 위해서. 감각이 예민해지면 사소한 것들이 전부 글의 소재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글쓰기 외에 작가님의 요즘 일상을 채우는 취미나 관심사가 궁금합니다.
 
저는 사실 글쓰기 외에는 취미가 없었어요. 밥 먹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책을 읽거나 글만 쓰고 살았던 것 같아요. 꿈도 직업도 취미도 모두 글 쓰는 일이었어요. 지독하게 글이 좋았던 모양입니다. 최근에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는데요. 제 책에 제가 직접 삽화를 넣고 싶어서 시작한 공부예요. 그래서인지 그림을 그리면서 자꾸 이야기를 떠올려요. 이것 또한 개별적인 취미라기보다는 글쓰기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글 말고는 관심 있는 게 없는 사람인가 봐요.
 
 
작가님의 하루 루틴은요? 대체로 언제 글을 쓰시나요?
 
주로 새벽에 작업이 잘 되었어요. 그래서 거의 매일 밤을 새우고 아침에 잠들었어요. 정오 무렵에 일어나서 씻고 바로 책상에 앉으면 또 다음 날 아침까지 뭐든 썼던 것 같아요.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다고 글이 술술 써지는 건 아닌데, 조금 미련했어요. 어깨나 허리에 매일 파스를 붙이고 살았거든요. 최근에는 그 루틴을 바꾸려고 조금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는데요. 습관 때문인지 오전에는 글이 잘 안 써져서 주로 책을 읽어요. 정오가 지나면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낮에는 에세이를, 밤에는 소설을 주로 써요. 에세이는 최대한 이성적인 상태에서, 소설은 되도록 감성적인 상태에서 쓰고 싶었어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평생 쓰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글을 쓰셨는데, 작가님이 앞으로 쓰고 싶은 주제가 있을까요?
 
처음에도 그랬고 지금도 조금 불편한 소설을 쓰고 있는데요. 불편한 소설을 쓰면 몸이 아파요. 그런데 안 쓸 수가 없었어요. 폭력, 상처, 분노, 눈물… 제 안에 그런 서사들이 가득한 것 같아요. 그것들을 다 풀어내고 나면 별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아름다워서 심장이 저리는 그런 소설을 꼭 한 번 써보고 싶은데, 아직 먼 얘기 같아요. 평생 쓰는 사람으로 살면 언젠가는 쓰게 되지 않을까요.
 
 
요즘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근데, 대충하지도 말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어요. 저는 포기한 적은 없지만, 오랫동안 글 언저리에 대충 머물러 있었거든요. 그 세월이 지금은 너무 안타까워요. 그땐 왜 절실하지 않았을까. 나름대로 그때의 이유나 변명이 있을 거예요. 제가 더 빨리 절실하게 썼더라면 많은 조건이 바뀌었을지도 몰라요. 그러니 지금 작가를 꿈꾸신다면 포기하지도 대충하지도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쓰는 사람으로 산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기 때문에 그럴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전업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겁내면 어떡하나 하는 거였어요. 저는 아무런 준비 없이 무모하게 뛰어든 사람이라서 가난과 함께 시작했어요. 만약에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거나 이 길을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걱정하실 것 없어요. 저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멋진 작가가 되실 겁니다.
 
 
이 책을 독자분들이 어떻게 읽어주었으면 하나요?
 
저는 가난하지만 불행하지는 않습니다. 계속 가난하게 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끝까지 쓰는 일을 그만두지 않을 거예요. 작가가 될 때까지 응원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제게 주실 마음의 여유가 있으시다면, 이 책을 읽고 마음을 전하고 싶으시다면, 그 마음이 응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쓰는 사람들을 응원해주세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려요.
 
쓰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쓰는 사람들은 모두 읽는 사람들이니까, 읽고 쓰는 사람들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더 따뜻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요? 세상이 따뜻한 이야기로 가득 찼으면 좋겠습니다.
 
| 기사 및 사진제공_포르체
 
 
쓰는 <!HS>사람<!HE>  <!HS>이은정<!HE> [시/에세이]  쓰는 사람 이은정
이은정 | 포르체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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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a**8590
  • 아자아자, 쓰는 사람 이은정 작가님 - 마구마구 응원합니다~
  • 2021/07/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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