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컨텐츠영역

목록보기

『내가 누구인지 뉴턴에게 물었다』김범준 교수 “이 우주를 살아가는 당신은 무척 소중한 존재입니다”

  • 2021.04.05
  • 조회 746
  • 트위터 페이스북
내 삶의 의미를 과학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오로지 인문학이 말해주는 답에만 귀 기울였던 사람이라면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의 새 책 『내가 누구인지 뉴턴에게 물었다』를 읽어보자. 나 자신이 특별한 이유는 다양하지만, 물리학의 관점에서도 나의 존재는 절대 평범하지 않다. 김범준 교수는 이 책에서 물리학 법칙을 쉽게 설명하며 우리가 얼마나 특별한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야기한다. 익숙하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물리학 개념도 김범준 교수의 따뜻한 설명과 함께라면 쉽게 배울 여지가 생긴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 알게 될 것이다. 거대한 우주 속 먼지 같이 작고 보잘것없는 내가 사실은 아주 소중하고 특별하다는 것을.
 

 
제목이 인상 깊습니다.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물리학으로 알 수 있다는 건데요. 물리학자로서 보시기에 우리는 존재인가요?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을 성찰해서 알아내는 방법 또는 나의바깥을 탐구하는 것입니다. 바깥을 보는 방법이 물리학이 택한 인간의 이해에 이르는 방법 같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우주를 이해하면 인간이 이 자연과 우주 안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우주의 규모를 알면 내가 얼마나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인지 느끼게 됩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4광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빛의 속도로 가더라도 4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립니다. 이렇게 먼 거리에 떨어진 별들이 수천억 개 모여 있는 게 우리 은하입니다. 은하 하나도 이만큼 거대한데 우주는 이런 은하가 또 수천억 개가 모여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구라는 행성이 얼마나 작은지, 또 우리는 얼마나 먼지 같이 작은지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저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우리가 아주 소중한 존재이고 특별하게 만났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거대한 세상에서 이 작은 행성 하나에, 같은 순간을 보내며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인간이 없었다면 우주가 아쉽고 서운해하지는 않을까?’라고 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인간의 역사를 돌아보면 선조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을 둘러싼 우주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수많은 연구로 우주가 언제 탄생했는지, 내가 마시는 공기 입자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같은 문제에 대한 답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이성만으로 이 짧은 시간 안에 이만큼 이해하게 됐다는 것은 경이롭습니다. 만약 우주가 생각이라는 걸 할 수 있다고 상상하면 우주의 눈에 인간이 얼마나 대견해 보일까,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할까, 생각하게 됩니다. 인간이 우주가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지를 찾아낸, 어쩌면 유일한 존재일 가능성도 여전히 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면 인간은 보잘것없어서 오히려 더 소중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리학자의 새로운 발상이나 노력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발전시켰을까요?
 
물리학자는 눈에 보이는 다양한 자연현상을 어떻게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뉴턴의 업적도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와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달의 움직임을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생각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뉴턴은 당시 잘 알려져있던 달의 공전 주기와 자신이 발견해 낸 중력 법칙을 적용한 결과를 비교합니다. 그리고 두 결과가 정말 놀라울 정도로 가깝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이처럼 뉴턴이 발견한 법칙으로 인간은 우주를 원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뉴턴이 인간에게 우주를 보는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준 것이나 다름없죠.
 
물리학자는아무것도 모르면 아무것도 묻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아는 것이 늘어날수록 모르는 것도 함께 늘어납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저는 확신해요.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과거에 물을 수 없었던 새로운 질문을 이제는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과학이, 그리고 우리의 삶이 계속 발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물리학자의 눈으로 보는 일상은 어떤가요?
 
물리학자 혹은 과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굉장히 삭막할 거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도 저녁노을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느끼는 아름다움을 물리학자도 똑같이 느낍니다. 그런데 물리학자는 거기서 더 나아간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죠. ‘저녁노을은 왜 붉고 낮에 올려다본 하늘은 왜 파랄까라는 질문에 물리학에서는 빛의 산란이라는 원리로 두 가지를 동시에 설명합니다. 똑같은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물리학자들은 거기에 덧붙여서 또 다른 이해를 할 수 있는 거죠. 물리학의 시선으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더 풍성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가끔 미래가 불안하고 막막해질 때, 미래를 예측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요?
 
물리학자들도 미래가 정말 결정되어 있는지 아닌지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알고 있지는 않는다는 것이 제 솔직한 생각입니다. 하지만 물리학의 발전 과정에서 있던 두 번의 큰 계기로 어느 정도의 답은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뉴턴의 고전역학은 결정론의 세상을 보여줍니다. F=ma라는 뉴턴의 운동 법칙을 보면 미래의 모든 입자의 위치와 속도가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20세기 초 양자역학이 발전하며 입자가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우리가 정확히 알아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20세기 중반 이후에 카오스이론을 통해서 결정론을 따르는 물리 시스템이 있다고 하더라도 초기 조건이 약간만 변하면 미래가 굉장히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많은 분이 미래가 결정되어 있으니까 우리가 오늘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내 앞에 닥친 미래를 전혀 변화시킬 수 없다 하고 일종의 운명론 같은 것을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 선택의 작은 차이가 여러분의 미래를 얼마든지 크게 바꿀 수 있습니다.
 
 
상대성이론을 발견한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모두 알고 있는 교수님 중 누가 더 과학자로서 행복할까요?
 
과학자들은 많이 알면 알수록 행복해집니다. 그런데 많이 아는 것도 행복하지만 자기가 처음 알게 됐을 때가 정말 짜릿합니다. 지금 이걸 아는 존재가 우주에 나 하나밖에 없다는 느낌이 얼마나 짜릿할지 상상해보세요. 그렇게 생각하면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이라는 엄청난 것을 발견했을 때의 짜릿함은 상상도 못 할 정도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짜릿한 순간은 금방 지나갑니다. 그러다 보니이제 충분히 알았다. 나는 이제 행복하다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는 없을 것 같아요. 과학자는 많이 알아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알아가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입니다. 과학자는 모두 행복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물리학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요?
 
단순한 기본 법칙에서 출발해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물리학이 가지고 있는 큰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리학을 복잡한 수식과 공식의 집합으로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자 하는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이 바로 물리학이죠. 그리고 물리학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서 꼭 물리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끼는 후배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작곡가가 될 필요는 없어요. 훌륭한 작곡가의 음악을 듣는 것도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훌륭한 물리학의 작곡가가 만든 음악을 듣고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만 있어도 물리학자로서 살아가는 것에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물리학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물리학의 사고방식, 물리학자들이 세상을 보는 눈을 많이 접해보면 물리학의 아름다움을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기사 및 사진 제공_21세기북스
 
 
내가 <!HS>누구인지<!HE> 뉴턴에게 물었다 [과학]  내가 누구인지 뉴턴에게 물었다
김범준 | 21세기북스
2021.03.24
  • 퍼가기 인쇄 트위터 페이스북

최신기사 보기

눈에 띄는 책 목록보기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댓글등록

현재 0 / 4000 bytes (최대 한글 2000자, 영문 4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