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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심채경 “우주라는 거대한 자연은 늘 아름답습니다”

  • 2021.03.16
  • 조회 1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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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도 화려한 조명으로 번쩍이는 도시에서 산다면, 까만 밤하늘에 쏟아질 듯 가득한 별들을 바라보는 일은 로망의 영역이다. 우주 비행사와 NASA, 외계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우주는 모험과 흥분이 가득한, 또 다른 의미에서 로망을 간직한 곳이고 말이다.
별과 우주를 연구하는 천문학자에 대해서도 그런 낭만적인 시선이 더해진다. 하지만 현실의 천문학자는 낭만과는 다소 거리가 먼, 암호 같은 데이터 분석과 프로젝트 계획서와 연구 실적과 더 가까이 지내야 한다. 거기에 생활인이기에 가족의 일원, 누군가의 부모 역할도 해야 하고 밥벌이를 위한 정기적인 소득도 챙겨야 하고 말이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는 천문학자이자 행성과학자로 우리나라 최초의 달 캄사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심채경의 책이다. 현실 속 천문학자의 치열한 삶과 일상의 고민, 특별할 것 없는 세상의 여러가지 직업 중 하나지만 천문학자이기에 발견하게 되는 아름다움에 대해서 정확하고 사려 깊은 문장으로 이야기해준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의 저자 심채경 작가와 서면으로 나눈 인터뷰.
 

 
작가님을 천문학으로 이끈 것이라면 무엇일까요?
평소의 사소한 관심, 우연, 대학 입시의 결과…… 그런 인생의 흐름이 저를 천문학이라는 뭍으로 밀어올려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라는 것이, 사실 한 두 달 안에 끝나는 일은 별로 없잖아요. 연구의 세계만큼 길고 지난하고 또 불확실한 것도 없지 않나 싶을 정도로요. 작가님에게 그런 시간을 넘기게 한 것은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집착형 인간이라서 그런지, 뭘 하다가 중간에 그만두는 것이 더 불안합니다. 계속 해보고, 다시 확인해보고, 그런 작업이 제 성격에 잘 맞았어요. 그리고 저는 제 주변에 있는 천문학 하는 사람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도중에 그만두고 다른 길로 간다면 그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없으니까 어떻든 그 사람들과 계속 함께하고 싶어요.
 
 
비정규직 연구원이라서 갖는 불안정함,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여러 활동들 때문에 연구에만 집중할 수는 없는 상황인데요.
사람마다 고용 안정을 맞는 시기가 다를 뿐, 어떤 직업이나 그런 시기를 겪습니다. 꼭 직업이 아니라 친구 사이나 가족 내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이지요.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제게도 때가 오겠거니, 그때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늘 준비를 하고 있으면 되겠거니 생각하며 지냅니다.
 
 
만약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연구만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가장 하고싶은 일은 어떤 건가요?
지금 하고 있는 우주 풍화 연구에 조금 더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싶어요. 할머니가 되면 우리나라 고천문학도 들여다보고 싶고요.
 
 
책 제목이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이기도 한데, 일반인들이 봤을 때 '아니, 천문학자가 이런 일을 하는 건가요?'하고 놀랄만한 '천문학자의 일'이란 어떤 건지도 궁금해요.
비전공자가 천문학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제가 잘은 모릅니다만, 프로그래머만큼이나 오랜 시간 코딩을 한다는 점 아닐까요?
 
 
작가님은 그 수많은 천체 중에서 어떻게 달을 연구하게 되었나요?
제가 달 과학을 시작하게 된 건 정부에서 달 탐사를 하겠다고 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원래도 태양계 천체를 연구했고 우주 탐사 자료를 자주 다뤘던 저로서는 달 탐사에 참여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어요.
 
 
우주가 자체가 낭만적이라기 보다는 우주를 생각하는 일이 낭만적인 것 같아요. 엄청나게 거대한 공간과 기나긴 시간 속의 우주를 생각할 때면 뭔가 지금 여기의 현실이 뭔가 아득하고 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작가님은 어떤 때 우주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나요?
우주는 항상 아름답습니다. 잔혹한 면까지도 포함해서, 우주라는 거대한 자연은 늘 아름답습니다.
 
 
태양계를 빠져나가 돌아올 수 없는 더 머나먼 우주로 나가가고 있는 탐사선 보이저 1, 2호가 나오는 「창백한 푸른 점」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기계인데도 이상하게 보이저 호에 애틋한 감정이 들 정도로요(웃음). 혹시작가님도 보이저 호에 뭔가 특별한 감정이 있으신가요?
실망스러우실 수도 있겠지만(웃음) 특별한 감정은 없습니다. 우주 탐사 임무는 계획 단계부터 탐사선의 최후를 정해두는 것이고, 보이저도 그런 정해진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천문학사 이야기에서 우리의 천문학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혹시 한국의 천문학 역사에서 기억했으면 하는 이름이나 사건 또는 사물이 있다면요?
제가 있는 한국천문연구원에는 이원철 홀이라는 건물이 있습니다. 이원철 박사님은 한국인 최초의 이학박사이고, 그 중에서도 천문학 전공으로 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뒤 평생을 바쳐 연구하시고 우리나라 현대 천문·기상학의 기틀을 마련하신 분입니다. 이런 분들이 더 널리 알려지면 좋겠어요.
 
 
잘 알려지지 않은 천문학사 중에는 여성과학자와 여성 우주인의 이야기도 있을 것 같아요. 천문학과 우주에 관한 이야기에서, 더 이야기하고 싶은 여성이나 관련된 이야기가 있을까요?
서울대학교 천문학과에 계시다가 퇴임하신 이상각 교수님이라는 분이 계셔요. 저는 그분과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노년까지 활발히 활동하는 여성 천문학자가 있다는 사실이 참 좋았습니다. 그러나 성별을 기계적으로 의식해 여성 천문학자로 조명받기보다는, 그냥 천문학자로 불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는 논문도 아니고 대중과학서도 아닌 '에세이'인데요. 에세이는 논문이나 전문서, 실용서처럼 어떤 뚜렷한 목적을 가진 글이 아니라서 자유롭기도 하지만 또 굉장히 막막하기도 한 장르에요. 에세이를 쓸 때는 논문 쓸 때와는 다른 마음, 다른 태도로 글을 쓰나요?
일기를 쓰는 기분으로 씁니다. 공개된 일기장 같아서 쑥스럽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려요.
제 책 속에서 여러분의 삶 어느 한 조각이 맞닿는 공감의 순간을 맞이하실 수 있기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천문학자를 조금 더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시게 되는 작고 큰 기적이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 박수진 (교보문고 북뉴스)
leftfield@kyobobook.co.kr
사진제공_문학동네
 
 
 
천문학자는 <!HS>별을<!HE> 보지 않는다 [시/에세이]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 문학동네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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