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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디자인』쟈스민 한 “짊어진 일의 무게를 가볍게 느끼게 하는 지렛대”

  •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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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부터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끊임없이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 어떤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지금의 직업이 내 적성에 맞는 것일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내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은퇴 후에는 어떻게 일하며 살 것인가?
『워크디자인』은 이 같은 고민과 이를 풀어내는 방법을일을 디자인하는 능력으로 소개한다. 일을 디자인하는 연구소인 워디랩스 대표와, 전 애플 비즈니스 코치이자 비즈니스 심리학자인 두 저자가 각각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만나온 일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갈등과 이슈를 인터뷰, 코칭,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십수 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축적한 결과물이다.
『워크디자인』의 공저자 중 한 명인 쟈스민 한 워디랩스대표는 현재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다. 싱가포르 애플의 사내 코치와 싱가포르 Essec 비즈니스 스쿨의 협상 강사로 일했던 커리어를 살려 일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2020년 코로나를 겪으며 새롭게 워크디자인을 한 후, 커리어의 결정적 순간을 팔리는 콘텐츠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쟈스민 한 작가를 서면으로 만나 보았다.

 
 
작가님의 첫 책인 만큼 남다를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쓰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5년 전, 대학원을 졸업하고 시작하게 된 저의 커리어 시작은 산휴 대체 5개월 계약직이었습니다. 그 이후에 들어간 회사도 다시 몇 년간의 계약직으로 일을 했었고요. 동료들에 비해서 크게 머리도 나쁘지 않고, 나름 성실하게 일을 하는 사람임에도 계약직이라는 타이틀을 좀처럼 벗어나기가 어려웠지요.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직장에서 차별과 불평등을 겪으면서 인간과 일의 관계는 어떻게 형성되고 다시 파괴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그때부터 갖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서른 살에 호주로 유학을 가고 코칭 심리를 대학원에서 다시 공부하면서, 그제야 일에 대한 건강한 관점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늘 어딘가 부족한 나대신 지금의 나로도 충분한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가지게 되었지요. 그리고 어떤 기업을 다니든지 내가 가진 강점을 쓰지 않으면, 내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삶을 꾸려나가는지 알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직업적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깨닫고 일을 할 때쯤, 싱가포르에 있는 애플에서 저에게 인터뷰를 제시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일하고 싶어 하는 그런 회사에서 정규직을 제안해온 것이지요. 제가 일의 세계를 다르게 보니, 마치 일도 저를 다른 사람으로 취급해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11년 말에 한국을 떠나 검은색 여행 가방 하나 달랑 가지고 온 싱가포르에서 저의 30대의 커리어가 만들어졌고, 그렇게 새로운 판에서 10년 동안 배우고 경험하게 된 내용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작이 이 책을 쓰게 된 첫 동기입니다.
 
 
워크디자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책에 소개되는데, 독자들에겐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워크디자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산업 심리와 코칭 심리를 공부했습니다. 이 두 가지의 학문을 기반으로 기업에게 최적화된 인재를 발굴하고 개발하는 일도 해보았고, 개인의 자기계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디자인해본 경험도 있습니다. 이 양면적인 프로그램은 각각의 얼굴이 다른 것 같지만, 사실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동시에 포함하지요. 그래서 비전을 그려보았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빠르게 돌아가는 조직으로 흘려보내자!’ 회사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혼자서 해야 하는 자기 계발을 회사나 조직 같은 곳에서 오픈해서 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물론, 교육의 결과물들은 조직에게 도움이 되고 통찰을 주는 내용으로 만들어 보면서요.
 
워크디자인은 자연의 성장을 본떠서 키워드를 만들었습니다. 4S 과정인 Seed, Soil, Stem, Sprout(씨앗, 토양, 줄기, 새싹)의 과정으로 자신의 성장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측정할 수 있도록 했어요나의 씨앗 부분에서는 강점과 경험들을 의미 있게 분류하고, 토양 부분에서는 씨앗이 자랄 수 있는 환경 즉 소비자와 산업 부분에 대한 이해를, 줄기 부분에서는 스스로 내놓을 수 있는 물건과 서비스를, 새싹 부분은 그 이후의 성장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워크디자인을 구상할 즈음에, 애플에 입사하기 전에 같이 일했던 혜은과 같이 다시 의기투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혜은은 제가 아는 가장 창의적인 사람 중 한 명이에요. 같이 교육 도구를 만들고, 온라인 수업을 론칭하고, 법인을 함께 만들면서 워크디자인의 개념을 하나씩 잡아갔습니다모든 길에서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에서도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셨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싱가포르에서 만난 사람들과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 일에 관한 공통된 걱정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도요.
 
애플에서 일을 즐겁게 하고 있을 때 한 유럽계 경영대학원에서 협상과 설득을 강의하는 일을 제안받게 되었습니다. 애플은 젊고 빠르고 웃음이 많은 조직이지만, 제가 옮긴 유럽계 경영대학원은 나이가 있고, 느리고, 엄격한 조직이지요.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국가를 바꾼 것보다, 기업에서 학교로 직장을 옮기고 나서 더 큰 컬처 쇼크를 경험했습니다. 다행히 그때 저의 상사가 컨설팅 회사 출신이라 기업에서 일하는 듯한 업무 환경을 만들어주셨어요.
 
이후 대만 고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협상 코칭 과정을 론칭하고 교육하는 일도 해보고 다양한 기업과 함께 지속적인 교육을 하게 되었습니다. 애플이라는 회사를 벗어나 다양한 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때 얻게 된 가장 큰 놀라움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바로 기업의 최정상에 있는 사람들이 가진 두려움과 불안함을 관찰한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20대의 제가 일을 시작하면서 보았던 직업의 불완전성과 불안정성을 그분들도 똑같이 느끼고 계시더군요.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를 벗어나도, 국적, 성별, 산업에 큰 상관없이 우리는 쉽게 일의 노예로 사는 일상 안에서 허덕이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얻게 된 경험으로 세상은 시스템을 만드는 자와 시스템 안에 들어가는 자로 나뉘지 않나,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워크디자인의 아이디어들이 개인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힘을 주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책에 소개해 드리는 4S의 과정을 기반으로 배워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야말로 모든 것이 불안한 코로나 시대입니다. 그만큼 일을 하는 방식도 여러 가지로 달라지고 있는데요, 일을 보다 능률적으로 하고 그에 맞춰 커리어도 잘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이 질문은 사실 저에게도 매일 던지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렇게 제안 드리고 싶어요. 종이 한 장을 펴고 반을 접어서 왼쪽에는 절대 변해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해서 적어보는 겁니다. 일의 방법 중에서도 꼭 가져야 하는 것, 절대 세상과 타협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 모두 적는 거예요. 그리고 오른쪽에는 반대로 꼭 변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적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에 빠르게 바뀌고 있는 언택트 서비스 부분과 같은 내용이 스스로의 직업과 산업에도 적용된다면, 이제는 그 변화를 인정해야 할 거예요. 이 두 부분에 대한 내용을 최대한 자세하게 적어보시기를 권장드리고 싶습니다. 활자화가 되어야 공포감이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머리 속에서만 변화가 두렵다, 어떻게 세상이 흘러가는지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앞서 말씀드린 스스로의 기준점과 시스템을 종이 위에서 먼저 만들어보세요.
 
물론 사건과 시간에 따라 왼쪽에 적은 부분이 때로는 오른쪽으로, 오른쪽에 적은 부분이 왼쪽으로 옮겨갈 수 있겠지요. 그때는 새로운 종이를 꺼내서 다시 정의해 보는 겁니다. 그런 종이들이 몇 장이 모이면, 나의 생각과 결정의 흐름들을 볼 수 있기에 훨씬 변화의 속도에 안도감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무엇인지 몰라서 오는 두려움이 가장 크거든요. 어떤 두려움인지, 그 크기와 형태를 알 수 있다면 그것에 맞는 마음을 만들면 되니까 훨씬 대처하기가 쉽습니다.
 
하나 더 팁을 드리자면 코로나가 가지고 온 전 세계적 변화는 아무래도 온라인중심이 되었다는 거니까요, 이 키워드를 기반으로 자신의 일을 어떻게 확장할지 고민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오니까, 지금의 변화의 파도를 적극적으로 분석하여 서핑을 해보시길 응원하고 싶어요.
 
 
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가 일에서 은퇴하는 날이 과연 언제일까요? 재정적인 안정감이 생기면, 우리는 정말 그 일에서 독립해 비()노동자가 될까요? 아니면 정말 하고 싶었던 그 일을 하는 신()노동자가 될까요? 인간은 필연적으로 일에서 의미를 찾고 일과 함께 성장합니다. 독자분들이 가지고 계시는 일의 무게를 제가 모두 짐작할 수는 없지만, 저희가 책에서 보여드린 워크디자인의 방법론이 작은 지렛대가 되어줄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실제 무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짊어졌을 때 훨씬 더 가볍게 느껴지는 도구로써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일이 고난과 괴로움이 아니라 기회와 희망이 되어 여러분의 삶을 더 즐겁게 하는 친구가 되길 빌어요. 그런 관점으로 일을 바라보실 수 있다면, 여러분과 일의 관계는 결핍이 아닌 충만으로 설명되지 않을까요?
 
이 책의 공동저자로 워크디자인의 방법론과 경험들을 썼지만 저의 워크디자인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저의 워크디자인은 2020년 현재 커리어 콘텐츠라는 방법론으로 변환되었습니다. 워크디자인이 선생님이라면 커리어 콘텐츠는 학생이죠. 이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쓰고, 팟캐스트를 하고, 교육과 코칭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커리어 콘텐츠, 워크디자인을 보고 싶으신 분은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세요
아무쪼록 저희 책이 여러분의 직업적 창의성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즐거운 독서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기사 및 사진제공_21세기북스

 
워크디자인 [자기계발]  워크디자인
최혜은 | 21세기북스
20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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