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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여행, 그리고 치유『랜선 인문학 여행』리얼인문학 대표 박소영

  • 2020.08.11
  • 조회 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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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헤밍웨이, 괴테, 디킨스.
이들의 굴곡진 삶을 알게 되면, ‘멘탈 면역주사’를 맞은 느낌이 드실 거예요.
 
 
인문학과 #랜선여행을 하나로 결합한 콘셉트가 재미있습니다. 코로나19로 여행을 마음 편히 못 가는 때에, 정말 시의적절하게 나온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유홍준 교수님의 추천사도 매우 인상적이고요. (“어려운 인문학이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걸맞은 랜선 인문학으로 탄생했다”) 이 책을 집필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인문학 강사라는 직업을 갖기 전부터 인문학을 사랑했던 사람으로서 ‘인문학의 힘’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뒤 강사가 되어 인문학의 재미를 전달하는 메신저로 지내왔지만, 경험을 되살려보면 항상 한계가 있었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인문학은 따분하다, 재미없다, 지루하다”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계셨거든요. 그걸 깨는 게 저의 목표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인문학을 전달할까 고민하다가 여행을 접목해 강의해보았고, 반응이 상당히 좋아서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책도, 이 내용들을 하나로 묶고 싶던 차에 좋은 기회가 찾아와 출간하게 되었지요.
코로나19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 ‘여행’에 대한 갈망과 갈증이 더 심해지는데,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며 여행의 아쉬움도 달래고, 인문학이 가진 강력한 힘인 ‘힐링’을 함께 체험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이 진행하시는 네이버 오디오클립 ‘리얼 인문학 여행’은 여행 부문 압도적 1위일 정도로 인기가 있는데요. “통째로 외워버리고 싶은 강의다!” 등의 칭찬 일색이고요. 이렇게 오랜 기간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는 방송이 된 비결이 있나요?
 
고전문학, 예술 분야는 누구나 알고 싶지만 막막한 분야일 겁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많고요. 많은 분들이 작정을 해서 고전을 읽고 그림을 보아도, 막상 ‘내가 맞게 이해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고전과 예술을 ‘어떻게 느껴야 하나’ 하는 고민에서, 여행지와 엮어 짧고 간결하게 가이드 하는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재밌게 들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즐겁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결이라고 하기엔 조금 쑥스럽지만, 유식하고 ‘있어 보이게’ 또는 어려운 용어들을 써가며 말하는 것을 부수고, 쉽게 ‘너와 나의 일상 언어’로 전달하기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작가님이 말씀하시는 ‘쉽고 재밌는 인문학’이란 어떤 것인가요? 또 인문학 하면 ‘어렵다’를 먼저 떠올리는 분들에게 하고픈 말씀이 있다면요?
 
‘알아간다’라는 희열은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이 가진 고유한 기쁨입니다. 하지만 그 기쁨을 막는 것이 바로 ‘어렵다’는 느낌일 거예요. 초등학생이 들어도 할머니가 들어도, 바로 이해가 갈만큼 풀어내는 것이 쉽고 재밌는 인문학입니다. 일부만이 향유하는 갇힌 학문이 아닌 정말 모든 분들이 공유할 수 있는 쉬운 인문학이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쉽게 풀어도 ‘왜’ 배워야 하는지 ‘왜’ 읽어야 하고 ‘왜’ 감상해야 하는지 당위성을 못 느끼는 분들이 많아요. 그 부분에서 다시 어렵다고 느끼시는 것 같고요. 저는 인문학을 우리 일상과 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렵다’라는 말은 따지고 보면 ‘삶과 연결이 안 된다. 공감이 안 된다’이기도 하거든요. 인문학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인문학은 우리와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내가 몰랐던 나의 가치에 대해 눈뜨게 해주는 ‘삶에 관한 학문’이라는 걸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그걸 느끼기 위해 마음을 열고 느긋이 느리게, 스스로를 열어 보려는 자세로 함께하면 더욱 좋고요.
 
 
많은 예술가들, 작가들 중에서 특별히 고흐, 헤밍웨이, 괴테, 디킨스를 고르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또 이들의 어떤 점이 독자들에게 매력적일까요?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주변, 특히 SNS로 도배된 이 사회는 전부 다 행복하게 잘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소외된 느낌과 박탈감이, 누구에게나 어느 특정한 순간에 몰려오게 마련이지요. 지금의 세상은 아직 우리 유전자가 학습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고, 이런 느낌은 인류에게 낯설기 때문에 더욱 참담하고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순간에 대비해 ‘멘탈 면역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저는 가장 좋은 게 ‘인문학에서 만나는 거장들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거장들이 그렇지만 제가 고른 4명의 예술가들은 보통 사람들이 넘볼 수 없는 끈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해 역사상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낸 사람들입니다. 일생을 고통과 함께하면서도 어마어마한 노력을 멈춘 적이 없는 예술가들이죠. 천재들의 삶이라고 쉬울까요? 노력 없는 천재는 아무런 결과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적게 일하고 쉽게 일하고 그저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 남들의 삶을 보는 것이 불편한 분들이 요즘 많을 텐데요. 이 예술가들의 삶은 그 과정들 자체로 감격스럽고 존경심을 가지게 합니다.
 
 
저는 이 책에서 우리가 흔히 알던 고흐, 흔히 알던 헤밍웨이나 디킨스가 아닌 다른 모습의 거장들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습니다. 모든 예술가들도 결국 가족의 사랑이든, 연인의 사랑이든 ‘사랑’ 때문에 성공하고, ‘사랑’ 때문에 무너진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작가님이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많이 알게 되면서 느낀 한 가지가 있다면 (그들의 삶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인문학은 짧게 요약하자면 사랑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류에게 가장 밀접하고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사랑 그리고 죽음이니까요. 특히 예술가에게 ‘사랑’이란 창작의 원천과 재료가 됩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어떻게 컨트롤하고 어떻게 조절하는지가 중요하지요.
위대한 예술가들은 사랑의 감정에 놀라우리만큼 솔직한 적이 많았습니다. 이때 사랑을 일상생활, 즉 현실 속 이성이 아닌, 작품에 쏟아 부을 때 좋은 결과물들이 만들어지는 예들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사랑을 할 때든 사랑을 잃었을 때든 그 기쁨과 상실의 감정을 어디에 쏟아 붓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도덕적으로 욕을 먹는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예술 속에서 작품으로 탄생할 수도 있는 예들을 보면서 저도 상당히 흥미로웠지요.

 

작가님은 “예술작품은 그 어떤 것보다도 힐링의 스펙트럼이 넓고 깊다”고 하셨는데요. 예술의 어떤 점이, 또 예술가들의 어떤 점이 우리를 힘든 삶으로부터 구출하고 즐겁게 하는 것일까요?
 
예술가들이 지닌 마음의 결은 훨씬 더 풍부하고 감성이 가득합니다. 그 근원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불안’에 있습니다.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 자체가 불안을 치유하는 과정이었다라고 말합니다. 스스로 평생 괴롭게 싸워야만 했던 ‘불안’과 ‘고독’ 같은 내재된 악마를, 끊임없이 노력해 보석 같은 작품으로 탈바꿈시킨 것이지요. 하지만 예술가뿐 아니라 모든 인간에겐 ‘불안’과 ‘고독’이라는 감정이 내재해 있습니다. 예술가와 우리의 차이는 그 감정들이 큰지 작은지의 차이지요. 예술가의 삶을 알고 작품을 볼 때면 ‘왜 나만 이럴까’ 같은 자괴감의 감정 대신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는 연대의 감정이 듭니다. 또 이 감정은 우리의 불안과 공포를 훨씬 더 줄여주지요. 우리가 예술작품을 볼 때 치유받는 느낌을 받고, 나도 모르게 내 삶을 긍정하게 되는 것은 예술가들의 커다란 불안과 극복이 우리를 감싸기 때문이지요.
 
 
고흐, 괴테, 헤밍웨이, 디킨스의 의미 있는 장소들을 ‘소울 플레이스’로 명명한 점이 재밌습니다. 작가님은 실제로 이 장소들을 여러 번 방문하시면서 거장들의 창조적 영감, 거장들의 숨결을 느끼셨나요?
 
, 정말 감사하게도 놀라울 정도로 깊게 경험했습니다. 그들의 숨결을 스스로 격하게 느끼지 못했다면 이 책도 집필할 수 없었을 거예요. 저 역시 여행지에서 남들처럼 핫플레이스에 가고 맛집에 가고 즐기고 싶을 때도 있지만, 다시 중독처럼 거장들의 소울 플레이스에 가게 되는 이유는 확실히 있습니다. 갈 때마다 ‘정말 오길 잘했다’라는 큰 행복감이 드는 일들이 항상 일어나거든요. 예술가들이 명작을 탄생시킨 그 장소들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에너지가 가득합니다. 이 책에 저의 그런 경험과 예술가들에게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담았습니다. 직접 그 장소에 가신 듯한 느낌을 받게 되실 거예요. 그곳의 촉감과 냄새, 햇살과 바람이 충분히 전달되도록 최대한 생생하게 집필하려 노력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여행이 가능해질 때, 꼭 그들의 에너지와 숨결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책에 나온 ‘이야기가 있는’ 장소들 중에서 특별히 작가님에게 의미 있고, 꼭 소개하고픈 장소가 있다면 어디인가요? 또 그에 얽힌 스토리도 간략히 들려주세요.
 
파리의 생제르맹입니다. 제가 Part2에서 소환한 작가 헤밍웨이, 피츠제랄드뿐 아니라 외젠 들라크루아, 마르셀 프루스트, 파블로 피카소, 제임스 조이스, 알베르 카뮈, 장폴 사르트르, 시몬느드 보부아르, 에디트 피아프 등 20세기 역사에 남은 최고의 예술가들은 전부 다 국적을 불문하고 생제르맹에서 호흡하고 생활하며 그곳을 거쳐갔습니다. 생제르맹을 스쳐간 예술가들이 가져간 노벨상만 해도 몇 개인지 모를 정도이지요. 카뮈, 사르트르, 보부아르가 생제르맹 카페의 한 테이블에서 매일 만나 열심히 토론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신기하지 않나요?
이곳은 오랜 시간 동안 파리 예술가들의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도 생제르맹 어딘가에서, 미래에 엄청난 존재감으로 남을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파리에 갈 때마다 뭉클한 느낌으로 꼭 들르게 돼요.
 
 
책에선 다루지 않았지만, 유럽의 이 나라에선 이 작가, 이 나라에선 이 작가의 삶과 작품을 꼭 알고 가면 좋다, 하는 작가들이 있을까요?
 
영국은 예전부터 문학의 중심지였습니다. 셰익스피어부터 시작해서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버지니아 울프, 최근 해리포터의 조앤 롤링까지 여류작가들도 왕성히 활동했던 곳이고요. 영국을 방문하실 때 조앤 롤링이 무명작가 시절 해리포터를 집필했던 에든버러의 작고 에스닉한 카페뿐 아니라 제인 오스틴의 쵸튼, 버지니아 울프의 루이스, 브론테의 하워스 같은 아름다운 영국 교외의 시골길을 거닐어보세요. 저절로 행복감에 젖어드는 스스로를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또 지금은 yba(young british artist)들이 세계 미술계를 주름잡고 있기도 하니, 런던의 현대미술관도 꼭 놓치지 마세요.
 
 
작가님은 “고흐, 헤밍웨이, 디킨스, 괴테의 삶을 통해, 우리는 절벽 같은 삶을 이겨낼 힘을 얻는다”고 말씀하셨어요. 이 거장 4명이 각각 고통을 이겨낸 방식을 한마디로 한다면 무엇일까요?
 
고통을 이겨내는 방식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렇습니다. “스스로를 믿는 것, 포기하지 않는 것, 그리고 이 두 가지를 계속하는 것”이죠. 네 명의 삶을 통해 여러분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들을 타개해 나갈 방법을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 기사 및 사진제공_한겨레출판
 
 
 
랜선 <!HS>인문학<!HE> 여행 [인문]  랜선 인문학 여행
박소영 | 한겨레출판사
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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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w
  • 오 재밌을 것 같아요
  • 2020/08/19 14:5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