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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요한 건 균형”『애쓰지 않고 편안하게』김수현

  • 202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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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시선에 맞춰 사는 삶이 아닌 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로 100만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김수현 작가가 4년 만에 신간으로 돌아왔다.   
나를 지키며 다른 사람과 현명하고 편안하게 관계를 맺는 방법에 대한 생각을 담은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의 김수현 작가와의 서면 인터뷰.

사진 이창주

전작인『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은근히 특별한 책입니다. 2017년에 출간되었지만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거든요. 특별한 마케팅이나 이슈로 알려진 책도 아닌데 말이죠.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이전에도 책을 출간했지만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작가님에게 의미 있는 책일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렇죠. 이전에도 책을 출간했지만, 진지하게 제 목소리를 낸 첫 번째 책이기도 하고 글을 쓰는 걸 직업으로 할 수 있게 해준 책이기도 하죠.
위로와 힘을 얻었다는 메시지를 받으면 정말 기쁘고, 오래 사랑해주셔서 많이 감사드려요
.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는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이후 4년 만의 책입니다. 작가님의 책은 매 책마다 중심이 되는 주제가 있는데, 전작이 나로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 책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에서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던데요.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갖고 글을 써야겠다 생각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작가로서의 이유와 제 개인으로서의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작가로선 ‘관계’에 대해 글을 써보라는 제안을 많이 듣기도 했고, 독자분들을 만나면 관계에 대한 고민을 많이 듣다 보니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원래는 관계에 대해 그리 고민하지 않았는데, 프롤로그에 나오듯이 완벽하게 신뢰했던 관계가 ‘사실은 그렇지 않았구나느끼게 된 일이 있었어요. ‘나는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없다’는 이 지당한 명제가 개인적으로는 관계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된 계기 같아요. 모든 상황이 관계에 대한 주제로 이끈 것 같아요.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읽은 후에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를 읽으니까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같아요. ‘나로 사는 것에 대한 자신의 대답을 얻은 후에야 관계에 대해서도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거든요. 책에서도 여러 관계들 속에서 휩쓸리지 않기 위해 나로 사는 것을 자주 이야기하고요. 나로 사는 것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 건가요?

비행기 안내 방송에는 위급 상황에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이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자기가 먼저 마스크를 쓰고, 그 후에 다른 사람을 도우라는 건데요. 내 마스크를 안 쓰고 다른 사람을 먼저 도우려 하면 오히려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거죠. 저는 ‘나로 사는 것’도 같다고 생각해요. 내 마음이 가난하고, 버거우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좋은 관계를 맺기도 어렵잖아요. 나로 산다는 게 고립이나 배척을 의미하는 게 아니거든요.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더 좋은 관계를 위해서 나를 돌보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관계에 대한 조언들은 여기저기서 많이 하지만 때로는 상반되는 이야기들이 동시에 들릴 때도 있어요. 한 편에서는 불편한 관계라면 과감히 정리하라고 하고,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의미 없는 관계는 없다고 하는 식으로요. 때로는 그런 상반된 조언들에 휘둘려서 더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관계에 대해서 작가님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라면 어떤 것인가요?

저도 그 고민을 많이 했어요. 상반된 조언들을 들으면서 저도 헷갈렸거든요. 그래서 상반된 주장을 하는 책이나 사람들을 두루두루 살펴봤는데, 결국 중요한 건 균형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끊어야 하는 악연도 존재하지만 조금 불편하다고 관계를 다 정리하면 그건 내가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일일 수도 있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일일 수도 있거든요. 내가 편하다 생각해서 남겨둔 관계에서 상대방은 나를 불편하다고 여기고 있을 수도 있어요. 결국은 삶의 순간마다 결정하고 균형을 잡아야 하는 거죠. 한 가지 확실한 솔루션을 드리면 읽기에는 좋겠지만 폐해(?)가 있을 수 있어서, 양쪽 면을 다 보여드리려 노력했어요.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근거 없이 쓴 건 없거든요. 당장 듣기 좋은 이야기보다는 독자분들의 삶에 도움이 될 이야기를 넣으려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게 전해지길 바라요.


아직 사회에서 프로 불편러들의 목소리가 더 필요하긴 하지만, 적어도 자기 자신과 악의를 가지지 않은타인에 대해서는 좀 더 너그러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요즘 저도 많이 해요. "그렇게 물러터져서야 무슨 일을 하겠어!"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지만, 관계에 있어서 어느 정도는 너그러움, 관대함이 필요한 이유라면 무엇인가요?
 
결국 나에게 돌아오기 때문이겠죠. 나도 누군가한테 상처를 주고, 실수를 하잖아요. 생각해보면 저는 오만한 면이 있어서 ‘나는 꽤 상식적이라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거’라는 착각을 자주 했던 거 같아요. 그 착각에 빠지면 다른 사람에게도 엄격해지죠. ‘나는 안 그런데, 넌 왜 그러니?’ 그 생각이 일종의 폭력이고, 꼰대의 지름길이죠. 그리고 그런 엄격함이 사회 전체 분위기가 되면 사람들의 마음이 아픈 것 같아요. 자기검열 하게 되고,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에 공포를 느끼죠. 그래서 다들 조금 더 너그러워졌으면 좋겠어요. 타인에게 너그러워지는 만큼, 우리 모두가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는 혐오로 나아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너그러움과 관대함을 갖고, 연대할 수 있기를 바라요.


그리고 마지막이 사랑으로 끝나더라고요(웃음). ‘사랑도 참 많이 오해받는 단어인데요. 너무 뻔해서 말하는 것이 의미없어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만병통치약처럼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마법의 열쇠 같기도 한 말,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책의 마지막을 닫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도 사랑이라는 단어가 책의 결론이 될 줄은 전혀 몰랐는데요. 이 이상의 답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사실 모든 종교에서 사랑을 이야기하고, 모든 예술에서 사랑을 주제로 다루거든요. 왜일까요? 가장 중요한 거니까. 저는 고민하는 게 직업이잖아요. 정말 오래 고민했는데, 결국은 사랑이더라고요. 아주 단순히 말하면 모든 마음의 문제는 결국 사랑의 부족으로 시작하더라고요. 사랑받지 못한 순간들이 상처로 남아서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게 되고, 그러니 다른 사람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해서 상처를 주게 되죠. 상처의 연쇄 작용이랄까요? 결국, 상처를 끊고 사랑하는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어요. 뻔한 이야기일 수 있는 건 알지만, 뻔해 보이지 않기 위해서 다른 답을 지어낼 순 없더라고요.


작가님 문장의 질감이랑 온도를 좋아해요. 애매하게 흐리지 않고 단정하게 정리된 이야기를 하지만 그렇다고 차갑지는 않거든요. 에세이는 글의 내용만큼이나 글이 전달하는 느낌이나 온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가님은 문장을 쓸 때 어떤 점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가요?

하하. 질문 감사드립니다. 문체에 제 성격이 많이 실리는 것 같아요. 저는 사실 되게 이성적인 사람이고, 감성적인 면도 많이 없어요. 감정 기복도 그리 크지 않았고요. 그래서 담백하고 담담하다고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럼에도 책이 차갑지 않은 이유는 제가 독자분들을 좋아해서 같아요. 책을 쓸 땐 가상의 독자를 상정해 두는데, 애정을 담아서 쓰고, 독자와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써요.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의 땡스 투와 마지막 장에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일러스트를 넣었는데, 독자에 대한 제 친밀감을 전하고 싶었어요.


글과 이어지는 일러스트의 살짝 다른 온도차도 재미있어요. 글을 읽을 때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일러스트 보면 하고 웃음이 새어나오거든요. 작가님에게 글과 일러스트는 한 세트일 텐데, 글과 일러스트의 조합도 고민하실 것 같아요.

글을 거의 완성한 후에 일러스트를 작업했는데, 일러스트도 책에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본문의 내용을 보완해주기도 하고 다음 글로 넘어가기 전에 환기를 해주기도 하죠. 그림이 있다는 것만으로 책의 전체적인 무게를 덜어주기도 하고요. 그리고 제 유머코드가 ‘픽’ 웃는 것 같아요. 제 역량상 그 이상을 웃기기도 힘든 것도 있지만, 소소한 유머가 좋거든요.


에세이인데도 뒷부분에 참고자료 목록이 엄청 많더라고요. 작가님 책이 공감만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이렇게 참고자료들을 성실하게 읽고 공부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참고자료들은 어떻게 찾고 어떻게 활용하는 편인가요?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데 부담이 있다 보니, 목록에 있는 책 외에도 많이 읽었는데요. 일단은 인간관계, 화법 카테고리에 있는 책들 위주로 찾아봤고, ‘이 부분은 더 궁금하다.’ 싶은 내용이 생기면 그때그때 더 찾아봤어요. 저는 기억력이 안 좋아서 책을 읽을 때마다 요약본을 만들고 책자로 만들었거든요. 책의 꼭지 마다 관련된 내용의 발췌본을 만들기도 했고요. 직접 드러나지 않는데도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이유는 제가 온전히 이해해야 글이 쉬워지더라고요. 좋은 글귀들이나 인상적인 영상, 자료, 그림 짤들도 언젠가를 위해 늘 저장해두고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부탁드릴께요.

저는 책이 주는 힘의 절반은 작가가, 나머지 절반은 독자의 상황이 만든다는 생각해요. 평범한 문장이라도 어떤 상황에 만나느냐에 따라 그 힘이 다르잖아요. 이 책은 관계에 지친 분들이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집 안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다가, 관계가 벅찬 날, 삶이 피곤한 날, 사랑이 사라진 날 상비약처럼 꺼내 읽으셨으면 해요. 그런 용도로 쓴 책이고, 위안이 된다면 기쁘게도 제 역할을 다 한 것 같아요.

그리고 책 제목 앞에는 괄호가 하나 있는데요. (노력하되)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노력을 안 한다는 건 아니지만, 완벽한 관계라든가, 완벽한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조금 더 편안하게 바라봐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물론 저도 그게 잘 안될 때가 많아요. 자책이 몰려오기도 하고, 관계에 쩔쩔매기도 하고, 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죠. 그때마다 우리, 조금은 덜 애쓰고, 조금은 더 편안하게, 스스로와 곁에 있는 이들을 사랑해주면 좋겠어요.

이런 방식의 에세이는 이렇게 두 권으로 마무리하려고 해요. 뭐가 됐든 저는 행복을 위해 열심히 지내고 있을게요. 코로나19로 다들 많이 지치셨을 텐데, 건강하시고, 모쪼록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 박수진 (교보문고 북뉴스)
leftfield@kyobobook.co.kr
사진제공_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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