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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회 보좌관입니다』홍주현 “국회의원이란 일꾼을 제대로 부리려면”

  • 20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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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뭐냐" "맨날 싸우기만 하고 세금이 아깝다" 이런 얘기도 많이 하고 말이다.
하지만 뉴스에서 잠깐씩 보이는 모습 말고, 국회의원이 대부분의 시간 동안 무엇을 하는지, 사실 우리는 잘 모른다. 국회의원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일하는 국회 보좌관이라면 국회의원의 일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지 않을까.
 
『대한민국 국회 보좌관입니다』은 10년간 보좌관 생활을 했던 저자가 그 동안의 경험,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쌓아온 생각을 쓴 책이다. 그 동안 제대로 보지 않았던 국회와 국회의원의 모습들, 잘 드러나지 않았던 국회 보좌관이라는 직장인의 애환, 그리고 국회와 한국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모색이 잘 드러난다.
지금은 국회를 떠나 재야에 돌아와 '' 라는 개인에 집중하며 글 쓰고 번역을 하는 일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회 보좌관입니다』홍주현 저자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드라마 <보좌관>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좀 알려지긴 했지만 국회 보좌관의 일과 역할에 대해서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아요. 국회 보좌관이 하는 주요한 일과 업무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보좌관 업무는 다양합니다. 업무 분장도 의원실마다 다른데요,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의 일정 및 후원회, 정치자금 관리를 포함한 사무실 전반 업무 지원 그리고 수행 업무를 각 한 명씩하고, 서너 명을 지역과 정무 업무에, 나머지는 정책 업무에 분장한다고 보면 될 듯해요. 정책 업무를 맡은 직원들은 의원이 활동하는 상임위원회 소속 기관을 서로 나눠 맡아서 그와 관련된 정책 업무 전반의 일을 합니다. 두 달에 한 번씩 열리는 국회 임시회에서 행정부처를 상대로 한 정책 질의와 예산 및 결산 검토를 비롯한 관련 이슈 대응, 법안 발의와 정책 토론회 그리고 민원까지 해야 하는 일이 다양합니다. 의원이 선거에 나가면 선거 업무도 해야 하고 불시에 터지는 이슈가 있으면 그 일과 관련된 일도 해야 하고요.
 
 
보통 국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정치적인 야심을 갖고 있다 생각하기 쉽거든요.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보좌관도, 어쩌면 국회의원도 모두 직업인이더라고요. 작가님은 처음에 어떻게 국회 보좌관이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나요?
 
대학을 졸업하는 해에 IMF가 터졌습니다. 잘 다니던 사람들도 직장을 잃던 상황이라 졸업생 중에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저도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한 학기 만에 그만두고 보습학원에서 일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역시 한 달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국회 어느 의원실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했어요. 아르바이트지만 첫 사회생활이나 마찬가지였던 만큼 국회라는 멋있어 보이는 곳에서 능력 있는 보좌관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열성적으로 임하는 태도를 국회의원과 사무실 직원들이 좋게 봤고, 그 덕에 그 해 처음 시행하는 인턴직에 채용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정치적인 이념이나 특별한 신념 같은 게 아니라 국회라는 근사한 곳에서 일하고 싶은 순진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거죠.
 
 
국회 보좌관이 엄연한 하나의 전문적인 직업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보좌는 국회의원의 일을 옆에서 돕는 일이고, 국회의원은 각자 보좌관이 마련해준 자료를 바탕으로 의사결정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일과 보좌관의 일은 거의 같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차이가 있습니다. 국회의원이 하는 일은 포괄적이고 보좌 업무는 더 디테일하고 전문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앞서 보좌 업무는 다양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국회의원은 여러 보좌관이 마련한 자료를 바탕으로 모든 일을 다 수행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자로서 다양한 분야를 넓게 보고 충돌하는 부분을 조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면, 보좌관은 의원의 의사결정 판단을 뒷받침하기 위해 각 분야의 이슈나 문제를 파악하는데 조금 더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보좌관과 국회의원은 고용 방식이 다르다는 구조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보좌관은 국회의원이 임명하지만, 국회의원을 임명하는 이는 알다시피 유권자입니다. 정당에서 공천을 받아야 하고 무소속이라도 어쨌든 국회의원은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얻을 수 있는 자리이지 그저 어느 조직에서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낸다고 승진하듯 저절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보좌관들은 국회의원 한 명을 위해서 일하지만 국회의원이 되려면 지역 유권자를 위해, 지역을 위해, 또 정당을 위해 기여해야 합니다. 손에 꼽을 정도이지만 간혹 보좌관이 국회의원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주로 지역 업무를 담당할 때 유리한 것 같아요. 지역 주민들과 직접 접촉할 일이 많으니까요.
사실 그만큼 보좌 업무는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훈련 과정으로 삼기에 좋습니다. 외국에서는 보좌관이 국회의원이 될 기회가 정당 차원에서 마련돼 있다고도 하는데 한국에는 그런 부분이 부족한 편입니다.
 
 
국회의원과 국회의원이 하는 일에 대해서 사실 많은 부분이 피상적으로만 알려져 있거든요. ‘국회의원 하는 일 없다는 말도 많이 듣고요. 그런데 국회의원이 해야 하는 업무량이 상당히 많네요. 업무에 비하면 보좌관의 수가 많지 않고요. 일반인들은 지금까지 눈 여겨 보지 않았던 국회의원의 면모 중에 이런 모습은 꼭 알아주면 좋겠다는 것이 있다면요?
 
얼마 전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만났어요. 『대한민국 국회 보좌관입니다』를 건네면서 국회의 입법 심의 기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책의 주장 가운데 하나를 언급했죠. 지금도 국회에서 일하는 상사가 말하더라고요. “맞아. 그런데 그러려면 지금보다 보좌관 수가 더 많아져야 해.” 저도 일면 동의합니다. 일할 때도 일손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런 반응은 국회 밖의 시선과 정반대입니다. 국회 안의 현실과 차이가 크죠.
 
우리 사회에는 국회의원은 일하지 않고 놀 먹는 사람들이란 고정관념이 있는데요,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그랬는지 모르지만 제가 직접 겪은 의원은 물론이고 주위 국회의원 중에서도 나태한 의원은 없었어요. 구조상 거의 불가능해요. 국회의원을 여러 번 해도 4년에 한 번씩 유권자에게 다시 신임을 받아야 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의원들은 끊임없이 유권자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잘 보이려고 촉각을 세우고 있어요.
다양한 이해 충돌을 조율하는 건 선의와 열정을 갖고 열심히 한다고만 해서 되지 않습니다. 빨리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피드백이 들리면 국회의원과 보좌진 입장에서는 조바심이 생깁니다. 아무래도 미진한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는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국회의원은 법 제정이나 예산 심의 같은 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고, 국정감사나 언론을 통해 자신을 부각시키는 퍼포먼스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고, 또 소위 막후 정치를 잘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책을 읽으면서 어떤 국회의원이 좋은 국회의원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좋은 국회의원이란, 어떤 사람인가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장기적으로 사회를 넓게 보는 안목을 가진 국회의원입니다. 어떤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입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법안이 현실에서 어떤 문제를 발생시킬지 예측하고 고려하는 것인데요, 서로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사회를 깊이 있게 보지 못하면 역효과를 간과하기 쉽습니다. 그러면 입법을 목적으로 한 문제는 개선되나, 그 법으로 인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또 그에 맞는 입법을 요구하게 됩니다. 점점 상식이 아니라 법이 사회를 장악하게 되는 일이 생기는 것이죠.
 
다른 하나는 자기 소신을 용기 있게 말하는 태도입니다. 이는 국민을 대표하는 역할로서 중요합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대세와 주류를 추종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고 하잖아요. 많은 사람이 그렇다라고 하는 분위기에서는 아무리 국회의원이라도 혼자 아니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국회의원이기 전에 그들도 한 명의 인간이니까요. 이때 국회의원의 아니는 소수를 대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근대 사상가 존 스튜어드 밀은 『자유론』에서 줄곧 소수 의견을 강조하는데, 소수 의견은 자유민주주의 사회를 유지하는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다수와 다른 소수 의견이 없다면 그 사회는 전체주의입니다. 밀은 용기 있는 소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큰 위기에 빠졌다는 뜻이라고 경고합니다. 우리를 위해서나 한 인간으로서 의원 개인의 측면에서나 국회의원이 소신을 드러내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정치인에 대해 비판도 많이 하고 정치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하는 편인데, 책을 읽으면서는 그런 비판들이 어쩌면 굉장히 피상적인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모르고 법안 낸 개수만 가지고 평가한다거나 국감장에서 하는 발언 하나만 두고 잘했네 못했네 말했던 건 아니었나 싶어서요. 그렇게 눈에 보이기 쉬운 것, 이미지로 국회의원을 평가하다 보니 오히려 국회의원이 진짜 신경 써야 하는 일,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관심을 안 두게 되고, 그래서 국회의원들이 내실보다는 보여주기식 결과에만 치중하게 되는 것 같고요.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는 어떤 것으로 이뤄지는 것이 좋을까요?
 
우선 법안을 몇 개 만들었는지, 누가 더 많이 만들었는지 같은 양적 측면이 아니라 질적 측면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평가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입법의 질적 측면이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법안 내용을 중점적으로 살피는 방식도 될 수 있고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법안의 심의 기능을 보완하는 방식도 될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의 일 중에는 법안을 만들어 제출하는 일뿐만 아니라 그런 법안을 검토하고 조율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국회의원이 낸 법안뿐만 아니라 정부가 만드는 법안도 국회에서 심의해서 통과시키거든요.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기준이 입법 개수에 치중되어 있다 보니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법안을 심의하는 일보다 자기 법안을 만들어내는 일에 더 치중하게 됩니다.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건 사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국회의 주요 기능은 본래 행정부와 사법부에 대한 견제 외에도 여러 갈등을 조정해서 화합하게 하는 일인데, 그런 건 눈에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법안을 몇 개 만들었는지, 지역 예산을 얼마나 땄는지 등 수치화 할 수 있는 정량 평가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어요. 과거엔 이런 방식이 어느 정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지만 지금은 오히려 역효과가 우려되는 시점이에요. 책에는 구체적인 통계가 나와 있는데, 지금 의원들은 서로 법안을 내려고 혈안이 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많이 성장하고 성숙해서, 이제는 법이라는 공권력의 규제 양산보다는 갈등을 중재하고 꼭 필요한 부분에만 신중하게 규제하도록 유권자가 국회를 유도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보좌관이라는 직업은, 직장이 국회와 여의도일 뿐 일반적인 직장 내 사회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직업을 가진 여성으로서의 고민 또한 일반적인 일하는 여성들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일하는 여성으로서 작가님이 가졌던 고민이라면 어떤 것이었나요?
 
저는 행정 업무를 전담하다가 정책 담당 보좌관으로 바꾸었는데요, 행정 업무를 할 때 여비서라고 불렸던 적이 몇 번 있었어요. 그게 참 싫었습니다. 남자 직원에게 남직원이라는 호칭을 쓰는 경우는 당연히 없고, 그때 일하던 의원실에 여자 직원이 저 말고도 또 있었는데 정책 업무를 하는 상사 비서관이라서 그랬는지 아이가 있는 기혼자라서 그랬는지 여직원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또 없더라고요. 그 비서관과 저와의 차이는 결혼 여부와 맡은 업무인데 결혼을 당장 할 수는 없으니까 업무 영역을 바꿨죠. 정책으로.
 
정책 보좌관이 되니까 이번에는 보이지 않는 벽 같은 게 있는 것 같았어요. 점점 나아지기는 하는데, 십 년도 더 전이었던 당시엔 정책 담당 직원으로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어느 면접에서 결혼 후 아이가 생기면 어떻게 할 거냐고 질문하길래 솔직하게 동료들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어이없어 하는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여러 가지 인식과 환경이 여성에게 불리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또 몇 해 뒤의 면접에서는 오히려 정책 보좌관으로 여성을 찾는 의원실도 꽤 있더라고요. 여자 보좌진이 쓰는 정책 질의서가 더 논리적으로 꼼꼼하고 야무지다고요.
요즘엔 과거보다 여성 직원이 많아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부족하죠. 언론 매체 등을 보면 아직도 여성 의원마저 남성 직원을 선호한다는 지적이 있는 걸 보면요.
 
 
독서모임에서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더 참여해야겠어요라고 하는 말에 덜컥 겁이 나셨다는 얘기를 하셨는데요. 책에서 참여와 참석의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하셨는데, 참여와 참석은 어떻게 다른 것인가요?
 
예를 들어 결혼식을 하겠다고 결정하면, 커플이 날짜를 정하고 장소를 알아보고 음식을 마련하여 하객을 초대하잖아요. 친구들이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러주겠다고 제안해 오기도 하고요. 친구들이 하객석에 앉아 있으면 참석이겠지만 신랑, 신부와 하객에게 축가라는 이벤트의 한 부분을 구성하고, 일부분이라도 노래를 부르는 이벤트에 대해서 책임을 진다면 참여입니다. 반면, 하객은 초대된 행사에 와서 자리를 채워줬다가 신랑과 신부가 제공하는 음식을 먹고 떠나잖아요. 하객도 결혼식에 참석함으로써 이벤트의 한 부분을 구성하긴 하지만 그 행사에 대해서 책임을 질 부분은 없습니다. 주인공으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결혼식을 기획하고 준비한 신랑과 신부도 주인으로서의 참여이고요.
 
정치도 맥락이 같습니다. 참여라면 어떤 일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일을 직접 해야 하는데, 우리 실정에서는 평범한 사람이 정치와 관련해 그렇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요. 정치 참여라고 하면 집회에 나가거나 인터넷 댓글을 달고 청원에 서명하는 정도가 다인데, 결혼식에 빗대면 하객과 큰 차이가 없어요. 기획하고 사람을 불러 모았다면 참여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집회나 청원에서의 요구가 정치권의 의사결정에 반영되어서 실제로 집행됐는데, 만약 사후에 일이 잘못되었을 경우 그들이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은 사실상 없습니다. 유권자로서 최종 책임을 진다고 여길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실질적인 책임은 정치인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정치 참여라고 하는 건 축구 경기를 응원하는 관중에 가까운 모습인 것 같습니다. 열성적인 관중의 모습을 넘어 참여에 관해 보다 냉정한 시선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에서 문제가 제기되면 그것에 대해서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으로 이야기가 귀결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원과 법, 정치가 큰 권력과 힘을 가지는 것 같고요. 책에서는 그런 제도와 구조 보다 개인에게 좀 더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는 말로 마무리되는데요. 오랫동안 국회라는 정치 제도의 중심에서 일하던 분이 개인의 중요성을 말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어요.
 
앞선 답변과 이어지는데요, 우리 사회 구조에서는 평범한 개인이 직접 문제 해결에 참여할 여지가 없습니다. 국가, 즉 법과 제도를 만들고 집행하는 국회와 정부의 관리 아래에서 공권력으로 해결하기 때문입니다. 책에서도 설명했지만, 근대 이후 사회에는 국가와 시장 외에 사회구성원이 자율적으로 규율하고 책임지는 시민사회라는 영역이 하나 더 있는데, 우리에게는 이 시민사회영역이 부재하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에서 일을 하며 안타까운 문제라고 많이 느꼈습니다. 국회에 들어오는 민원은 대개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입니다. 정부나 지자체는 규정에 따라 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규정에 저촉되면 도와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거든요. 따라서 상위의 법을 다루는 곳인 국회로 가져오는 것인데, 그렇다고 국회가 전부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국회는 상위의 법을 다루기 때문에 그 문제가 보편적이어야 합니다. 특수한 한두 가지 문제에 맞춰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법을 고치기 힘듭니다. 단서나 예외조항을 둘 수 있지만 그것도 보편적인 사례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법이 점점 복잡하고 어려워져서 현실에서 혼란이 생깁니다.
 
만약 사회 각 부문별로 자율적으로 책임지는 시민사회가 있다면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유연할 것입니다. 민간의 영역이므로 개인이 직접 문제 해결에 참여할 여지도 커지고요. 이런 영역에 참여하는 개인이 사회에서 소외되는 사람을 아우르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참여자가 되는 것입니다. ‘개인의 역할과 역량이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일하면서 느낀 점 가운데 하나가 국회 안의 현실과 국회를 바라보는 사람들 시선이 꽤 다르다는 것이었어요. 국회와 정치만큼 과거에 생긴 고정관념의 시선에 머물러 있는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차이를 크게 느꼈습니다. 『대한민국 국회 보좌관입니다』를 쓰기 시작한 건 유권자와 국회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마음에서였어요.
잘못된 원인 진단은 엉뚱한 문제 해결책으로 이어져 문제를 더 키울지도 모릅니다. 과거 인식에 머물러 있는 원인 진단 부분을 잘 바라보는 게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그래야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고, 무엇보다 그래야 일꾼을 제대로 부릴 수 있을 테니까요.
 
| 박수진 (교보문고 북뉴스)
leftfield@kyobobook.co.kr
사진제공_지콜론북
 
 
 
대한민국 <!HS>국회<!HE> 보좌관입니다 [정치/사회]  대한민국 국회 보좌관입니다
홍주현 | 지콜론북
20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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