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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돌아서, 다시 신인 작가의 마음으로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황세연

  • 2019.07.26
  • 조회 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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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어떤 범죄도 일어나지 않은 마을이 있을까?
1987, ‘범죄 없는 마을’ 10주년을 앞두고 시체가 발견된다.
타이틀에 눈이 먼 마을 사람들은 화재 사건으로 그의 죽음을 위장하려고 한다.
하지만 몇 시간 뒤,장례식장 안치소에서 멀쩡한 상태로 다시 등장한 시체.
내가 죽인, 우리가 불태운 그 남자는 어떻게 다시 돌아온 것일까?

작가님, 오랜만에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다시 소설의 세계로 돌아온 황세연 작가입니다. 10년 동안 전업작가 생활을 하며 여러 종류의 글을 썼고 몇 권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10년이 지나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로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추리소설계에서는 잔뼈가 굵으신 분으로 이름을 날리셨어요. ‘베테랑의 화려한 귀환이라고 표현하신 분들도 계시는데, 지난 생활이 궁금합니다.
 
사실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당시에 대학 졸업 다음해인 27세에 스포츠서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문학판에 발을 들여놨습니다.너무 옛날 이야기인가요? (웃음) 10년이란 세월이 지나며 이름이 좀 알려지려던 그때, 갑자기 모 출판사에 취직해 남의 글을 읽고 또 책을 파는 생활만을 10년간 했습니다. 그러다 다시 갑자기 직장에서 잘렸습니다. 나이 순으로. (웃음) 어쨌든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시 신인작가, 전업작가의 길로 이렇게 들어섰습니다.
 
추리소설에서 요구하는 흥미로운 사건, 닫힌 공간,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들, 장면마다 반전을 거듭하는 플롯으로 마지막까지 추리소설의 묘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장면마다 순간순간 보이는 넉살과 찰진 대사들이 만들어내는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대상이 되기에 손색이 없었다.        서미애작가
 
 
10년 만의 복귀작,『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를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는 16년 동안 범죄가 일어나지 않던 마을에서 시상식 직전에,  마을 사람이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며 벌어지는 시골 스릴러입니다. 그리고 원수지간이자 성격이 극과 극인 도시남녀가 이 범죄 없는 마을에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들어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독특한 스릴과 블랙 코미디를 담아냈습니다. 반전이 계속되는 추리소설이다보니 이 정도만…(웃음)
 
 
이번에 출간하게 된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가 최종심사에서 만장일치로 대상에 뽑혔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추리 스릴러 소설이자, 블랙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한 심사평에서 예심에서 만났을 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후의 심사는 이 작품을 뛰어넘는 글이 나올까, 하는 확인 절차에 불과했다.' 라는 말이 있는데 최고의 칭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광이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처음 책을 보았을 때 범죄 없는 마을이라는 소재가 다소 낯설기도 하고, 덕분에 많은 흥미를 자아냈습니다.
 
범죄 없을 마을시상식 제도는, 리 정도 규모의 마을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 1 1일부터 12 31일까지 범죄 1건도 저지르지 않았을 경우 검찰청이 선정해 시상했던 과거의 제도입니다. 1981년에 처음 시행되었는데, 초기에는 새마을 운동이 연상될 만큼 규모가 꽤 큰 국가행사였죠.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에 등장하는 중천리는 여느 평범한 시골 마을과 다름 없지만, 특별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범죄 없는 마을 전국 신기록을 세우기 직전인 마을이었던 거죠. 어찌 보면 범죄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는 불문율이 마을 전체를 휘감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구요. 여기서 발생하는 묘한 긴장감이 사건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역할을 합니다.
 
아까도 언급하였지만, 사실 블랙 코미디라는 것이 참 다루기 어려운 문법인데 작품을 통해서 능글맞게 잘 표현하셨어요. 비결이 있으신가요?
 
말씀하신 것처럼 블랙 코미디가 가미된 소설이나 영화는 까딱 잘못하면 유치하고 진부하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는 어찌 보면 끔찍한 살인사건을 다루는 소설인데도 속도가 빠르고 경쾌한 편입니다. 저 스스로도 작위적으로 웃기려는 부분도 거의 없게끔 가다듬었던 작품이죠. 다만 돌아가는상황에서 웃음을 유발시키려고 하였습니다.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인 포인트들도 많이 고려하였습니다. 예컨대, 사람이 비참하게 죽는 장면의 상황이 슬프면서도 한편으로는 코미디처럼 웃기게끔 말이죠.저는 그 미묘한 감정들이 뒤섞이면서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길 바랐습니다.
 
이른바 시골 스릴러라는 장르는 웹툰 <이끼>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잘 재현된 콘텐츠들이 많이 있습니다.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만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가볍고 경쾌하고 따뜻함이 있습니다. 물론 장르적 쾌감을 가져다 주기 위해서 독자분들께서 궁금증과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게끔 집필하였지만, 읽어보시면 아시게 될 겁니다. (웃음)
 
 
? 이게 뭐유? 돈을 왜 빨고 있는 거유?” 
, 그게
….” 
팔희가 돈세탁 하는 거다
!” 
마루에 있던 황은조가 외쳤다

돈에 피가 묻어, 피 묻은 돈을 돈세탁 하는 거다
!” 
?
?” 
은조야! 어른들 말 할 때는 끼어들지 마
!” 
얼굴이 사색이 된 소팔희가 황은조의 입에서 다른 말이 나오기 전에 얼른 큰소리를 쳐서 입을 막았다.
 -135~136 
 
 
왠지 더 오싹해지는 답변인데요..?  저는 작품을 읽으면서, 캐릭터들의 결도 굉장히 독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컨대, 다크한 분위기를 풍기는 전직 형사이자 현직 사채업자인 최순석이 렇구요. 혹시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는 누구였을까요?
 
누구나 소설을 쓸 때는 주인공 캐릭터에 공을 들일 텐데, 두 남녀 주인공을 제외하고는 소팔희입니다. 미스터리한 과거를 가진 여자로 현재와 과거가 판이하게 다른 인물이죠. 현재는 가난하지만 자살한 여동생의 어린 딸 황은조를 사랑으로 키우고 있는, 모성애가 강한 캐릭터입니다.
 
 
이른바 복선이나 맥거핀으로 활용되는 이야기나 캐릭터들도 많았던 것 같아요.
 
추리소설이다보니 복선이 많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소팔희의 집 라디오에서 나오는 이야기, 내복약을 먹을 때는 우유와 같이 먹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같은 것들인데요. 누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기억한다면 나중에 더 재미있게 느껴지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웃음) 사건의 전말을 알기 전까지는 등장인물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이 황당하다거나 부자연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자세한 내용은 재미를 위해서 남겨두겠습니다. (웃음)
 

 
얼마 전에 영상화 판권 계약도 이루어졌습니다. 아무래도 작가님께서도 캐스팅에 염두에 두신 배우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웃음).
 
남자 주인공 최순석 역은 배우 하정우 씨나 황정민 씨가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두 분은 연기도 너무 잘하시지만, 두 얼굴의 야누스 같은 배우라는 강렬한 이미지가 있어요. 또한 입체적 캐릭터인 만큼, 차가움과 따뜻함을 오가는 면모를 잘 보여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직 기자인 조은비 역은 김태리 씨,김고은 씨처럼 낯선 시골에서도 당찬 면모를 보여주실 분들께서 맡아주신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화려한 컴백에 박수치는 많은 분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소설을 그만 두고 직장을 다니면서 글에 대한 간절함이나 강박관념이 흐릿해졌던 때가 있었지만, 다시 먼 길을 돌아서,신인 작가의 마음으로 인사 드립니다. 『나를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와 함께 짜릿하고 시원한 여름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 이혁주 (교보문고 스토리사업팀)
| 이동규 (교보문고 스토리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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