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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그리핀시문학상 수상자 김혜순 시인 기자간담회

  •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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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 25일 김혜순 시인의 '2019 그리핀시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그리핀시문학상은 캐나다의 그리핀 트러스트가 주관하는 국제적인 시 문학상으로, 시 부문 단일 문학상으로는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상이다. 김혜순 시인은 2016년 발간한 『죽음의 자서전』으로 아시아 여성 최초 그리핀시문학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로 호명되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문학실험실이 함께 자리를 마렸했고, 문학평론가 이광호와 김나영이 함께 참석해 진행되었다. 다음은 김혜순 시인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그리핀시문학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의 상금은 번역자와 저자에게 나누어서 주어진다고 들었습니다
그리핀상은 영어로 쓰여진 또는 번역된 시를 대상으로 주어지는 상입니다. 제 시를 영어로 번역해준 번역자에게 상금이 주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상을 하지 않아도 최종후보에 오르면 무조건 1만 달러는 준다고 해서, 저와 번역자는 둘 다 수상은 생각도 못하고 1만 달러 받고 축제를 즐기자는 마음으로 참석했는데 1만 달러도 받고 상금도 받게 되었습니다(웃음).  
 
아시아 여성 시인으로서는 그리핀시문학상 최초 수상입니다
캐나다 토론토는 아시아인과 백인이 함께 섞여서 살고 있는 도시입니다. 그런데 시상식장과 낭독을 한 극장의 많은 청중들 중에서는 아시아인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상은 사실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제 이름이 불려져 너무 놀랐습니다. 이건 현실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죠
 
시집 『죽음의 자서전』의 번역 과정번역자와의 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번역을 한 최돈미 씨와의 인연은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되었는데, 최돈미 씨가 저의 시를 읽고 번역해보고 싶다고 저를 찾아왔죠. 번역을 하면서는 저에게 이 문장의 주어는 무엇인지, 이 시를 읽고 나서 무엇을 느꼈는지, 그리고 개인사까지 소통했습니다
최돈미 씨가 시애틀에 거주하고 계셔서 보통 때는 이메일로 소통을 하는데. 올해는 제가 안식년이라 함께 영국과 덴마크, 노르웨이 등의 낭독회에 같이 참석했습니다. 올해는 서로 많은 시간을 보냈죠
 
수상작인 시집 『죽음의 자서전』은 개인적인 아픔과 세월호 같은 사회적 아픔이 함께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시인의 감수성이라는 것은 어떤 소멸과 죽음에 대한 선언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집은 죽은 자의 자서전이 아니라 산 자로서 죽음을 쓴 시집입니다. 죽음과 같은 순간에 처해 있을 때, 또는 주변에서 사회적 죽음이 시작되는 순간을 썼죠. 그런 상황, 그런 시적 감수성에 심사위원들도 공감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시집에 실린 49편의 시들은 '49'라는 의미를 염두에 둔 것이었습니다. 『티벳 사자의 서』에서도 환생의 소용돌이는 건너는 기간이 49일이고, 죽은 자가 완전히 죽음에 들기 전의 시간이죠. 원래는 더 많은 시를 썼지만 49편으로 맞췄습니다
이 시집에서 저에게 가장 아프게 다가오는 시는 『저녁메뉴』라는 시인데, 그 이유는 시 안에 '엄마'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죠. (편집자  - 최혜순 시인의 어머니는 얼마 전 작고하셨다)
 
 
곧 출간될 산문집 『여자짐승아시아하기』는 여성으로서의 글쓰기에 대한 고민와 사유를 담은 책인데요. 한국에서 여성으로서 시를 쓴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모르는 것이, 자신이 아시아인이라는 사실, 자신이 짐승이라는 사실그리고 여성이라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저의 티벳, 인도 여행을 중심으로, 페미니즘이 시어와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하면 쓴 것입니다
 
'시하다' '여성하다' 이런 표현들에는 어떤 의미를 담았나요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과 『여성, 시하다』라는 책에서 그런 표현을 썼는데, 여성들이 큰 자아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시 안에서 말하고 움직이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폭력적인 시선의 대상이 되기를 거부한다는 의미에서 '하다'라는 용어를 쓰게 되었죠
 
시를 써온 지 40년이 되었습니다. 40년 동안 아시아 여성으로서 시를 써온 것에 대한 소감이라면?  
당면한 오늘, 당면한 한국 사회 속에서의 사유를 들여다보느라 저의 40년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젊으나 늙으나 똑같이 당면한 지금을 대면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제가 쓴 시를 다시 읽지 않습니다. 지금 생각하고 지금 쓰고 있는 것에 매달리는 편이라 지나간 것에 대한 소회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네요
 
함께 참석해주신 두 평론가분들의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이광호 | 기존의 한국문학이 세계에 소개될 때는 남성 작가 중심으로 소개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 김혜순 시인의 수상은 아시아 여성의 발화이면서 동사에 보편성을 갖게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성의 몸에서 터져나오는 발화에 세계의 독자들이 감응했다는 것이 중요한 지점인 것 같습니다
'여성하다' '시하다'같은 표현과 관련해서는, 지금 나는 어떤 사람인가, 정체성에 대해 물으면 결국 그 대답은 어떤 규정이 됩니다. 하지만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라는 질문에 '나는 지금 마이크를 들고 있는 사람'이라고 지금 하고 있는 행위로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가부장제는 여성의 정체성을 규정하려고 하지만 여성을 움직이는 오브제, 퍼포먼스로 본다면  어떤 것에 한정되지 않고 확장된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나영 | 개인적으로 김혜순 시인을 흠모하던 독자로서, 수상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습니다.
최근  여성 평론가들이 여성주의 독법으로 작품을 다시 읽어내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한국 여성 시인의 그리핀시문학상 수상이 시너지가 되어 독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기를 바랍니다
 

 
| 박수진 (교보문고 북뉴스)
사진제공_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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