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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식 집밥』 베로니끄, 도미니끄, 줄리안 퀸타르트 “유럽의 가족을 만든 음식들”

  •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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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이라고 하면 한국 사람들은 따스한 공기밥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된장찌개, 정갈한 반찬들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유럽 사람들은 '집밥'이라고 하면 어떤 음식들을 떠올릴까? 스테이크? 케이크? 아무리 유럽 사람들이라도 그런 고칼로리 음식들을 매일 집에서 만들어 먹을 리는 없다. 오히려 최소한의 조리 과정을 거친 신선하고 심플한 음식들이 '유럽식 집밥' 본연의 모습이라고.  
 
『유럽식 집밥』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벨기에 출신의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의 어머니 베로니끄 퀸타르트의 책이다. 방송에도 몇 번 출연해 유럽 엄마의 손맛이 살아있는 음식 솜씨를 보여주었는데, 이번 책에서는 평소 자주 만들고 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준 건강한 유럽 가정식 요리 레시피 50개를 소개하고 있다.
『유럽식 집밥』을 한국에서 출간한 베로니끄 퀸타르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통역은 아들인 줄리안 퀸타르트가 맡아주었다. 중간중간 남편인 도미니끄 퀸타르트가 내용을 첨언하고, 통역을 하며 아들인 줄리안이 다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책의 저자인 베로니끄 퀸타르트와의 인터뷰라기 보다는 퀸타르트 가족과의 인터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가족은, 이렇게 편안하게 서로를 채워주는 존재니까.
 
 
한국에서 책을 내게 된 소감이 어떤가요?
 
베로니끄 | 신기하죠. 책이 점점 만들어지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물건이 되어가는 것도 신기했고, 한국 사람들도 이 책에서 소개한 요리를 만들거라고 생각하니까 그것도 신기하고요. 그리고 한국에서 책을 낸 것도 신기하죠. 제가 한글로 된 책을 갖게 될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웃음).
 
한국에서 레시피 책은 어떻게 내게 되었나요?
 
줄리안 | 엄마가 전부터  요리를 좋아하셨어요. 전에 벨기에에서도 직접 레시피 북을 독립출판처럼 만들어서 지인들에게 나눠주신 적 있고요. 레시피 북을 정식으로 출판하면 좋겠다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한국에서 출판사를 만나 책을 내게 되었어요.   
제가 처음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올 때, 엄마가 노트에 레시피를 적어 주셨었어요. 한국에서도 집에서 먹던 음식을 만들어 먹으라고요. 엄마는 책을 만들면서, 자식들이 어릴 때 잘 먹던 좋은 음식들을 만들어 먹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원래 엄마가 프리 스타일로 요리를 하시는데, 이번에는 책을 위해서 재료 몇 그램, 몇 개 들어가는 걸 일일이 재면서 하는게 힘들었다고 하네요(웃음).
 
유럽 요리하면 프랑스나 이탈리아 음식이 먼저 떠오르는데, 벨기에 음식이라고 하면 어떤 것이 유명한가요?
 
베로니끄 | 벨기에 음식 중에서 많이 먹는 건 미트볼이 있어요. (줄리안  “미트볼이 많이 커요. 주먹밥만 해요. 엄마가 엄청 많이 해줬던 음식이에요”) 그리고 프렌치 프라이라고 부르는 감자튀김은 사실 벨기에 감자튀김이라고 해야 해요. 벨기에만의 비법도 있고, 또 벨기에에는 한국의 떡볶이 가게 만큼 감자튀김 가게가 많거든요. 와플도 유명하고, 초콜릿도 유명하고요. 그리고 한국하고 비슷하게 바비큐도 좋아해요. 한국처럼 그릴 안에 숯을 넣어서 고기를 구워먹는 것도 있어요.
 
도미니끄 | 벨기에는 프랑스와 붙어 있어서 프랑스의 영향도 많이 받았지만 또 유럽 한 가운데에 있다 보니 다양한 나라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유럽 연합 본부도 있고요.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어요. 이탈리아 사람도 있고, 모로코 사람도 많고요. 그러다 보니까 다양한 요리들이 만들어지고 또 서로 섞이면서 벨기에 사람들은 다양한 요리를 먹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벨기에산 돼지고기가 한국에 많이 수출되고 있는데, 이미 많은 한국 사람들이 벨기에산 돼지고기를 먹고 있어서 생각보다 익숙할 수도 있어요(웃음).
 
베로니끄 | 요즘은 벨기에에 프랑스 사람들이 많이 와서 살기도 하는데, 프랑스 사람들도 벨기에 음식과 식당에 대해서 칭찬을 하거든요. 벨기에 사람들이 은근히 미식가랍니다. 벨기에 음식과 요리에 자부심이 있어요(웃음).
 
책에서는 벨기에 음식 뿐만 아니라 스페인, 모로코, 이탈리아 등등 여러 나라 음식들도 많이 소개하고 있는데요.
 
베로니끄 |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여행을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 맛있다, 집에 가서 만들어봐야지!'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여행지에서 돌아와서 그걸 제 식으로 변형해서 만들면서 다양한 나라의 음식 레시피가 추가가 되었어요. 이탈리아 음식, 스페인 음식이지만 다 집에서 자주 만들어 먹었던 음식들이거든요. 벨기에 음식은 아니지만 집밥은 맞죠(웃음).  
여행지에서 시장을 가면 상인들에게 자주 물어봐요. 이 재료는 어떻게 요리하면 맛있냐고요. 사실 직접 재료를 다루는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방법은 가장 잘 알잖아요. 그렇게 직접 물어보고 책도 찾아보고 하면서 점점 그 맛들을 저의 것으로 만들었죠.
 
도미니끄 | 여행은 식당으로 향하는 우회길이라는 말이 있어요. 우리가 여행을 가는 건 단순히 풍경을 보고 건물을 보러 가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 나라의 음식을 먹어봐야 진짜 여행을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마찬가지로, 여행지에서 먹었던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다시 여행을 하고 있는 느낌이고요.
 
서양 요리라고 하면 프랑스 음식이 먼저 떠오르다 보니 조리 방법이 복잡하고 화려할 것 같은데, 책에서 소개한 음식들은 담백하고 또 만드는 방법도 단순합니다.  
 
줄리안 | 엄마가 요리 하는 건 좋아하시지만 길게 요리는 건 좋아하지 않으세요(웃음) 솔직히, 어느 나라나 다 몇 시간씩 걸리는 요리를 매일 하지는 않거든요. 한국에서도 모든 반찬을 그때그때 만들어서 먹지는 않잖아요. 한꺼번에 만들어놓고 냉장고에서 꺼내 먹는 것처럼요.
 
베로니끄 | 크리스마스처럼 특별한 날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리를 하기도 하지만, 보통 집에서 먹는 밥은 책에서 소개한 것처럼 빠르게 만들 수 있지만 건강한 요리들이에요. 그리고 한국음식은 반찬이 여러 가지 있지만, 유럽에서는 한 접시에 다 담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접시 하나면 한끼 식사가 될 수 있죠.
 
도미니끄 | 프랑스 요리를 생각하면 항상 파인 다이닝만 생각하는데, 프랑스에서도 매일 그런 음식을 먹지는 않거든요. 이 책에서 소개한 음식이 유럽 사람들이 먹는 진짜 음식들이죠.
 
유럽 요리라고 해서 혹시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재료가 있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낯선 재료는 없더라고요. 일부러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들로 레시피를 만든 건가요?
 
베로니끄 | 한국에 몇 번 왔다갔다해서 한국에 어떤 것이 있고 없고는 좀 알아요. 그래서 레시피에서도 이 재료를 구하기 어려우면 다른 재료를 쓰라고 대체재를, 어떤 허브를 생으로 구하기 어려우면 말린 것, 냉동된 것을 써도 된다, 그런 식으로 대신할 만한 것을 적어 두긴 했어요. 그런데 그런 식으로 바꾼 게 많지는 않아요. 딱 하나, 리에주식 잼은, 벨기에에서도 저희가 사는 동네에서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그건 재료에서 뺐어요(웃음).
, 그리고 벨기에 당근하고 한국 당근하고 크기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당근 두 세 개를 넣는다'고 하면 만드시면서 '정말?' 갸웃하실 수 있어서 책에서는 무게를 재서 그램 수로 넣었어요.
 
 
집밥은 만국 공통의 무엇이 있는 건지, 한국 음식과 비슷한 느낌의 음식도 많던데요. 삶은 닭요리나 닭고기 스튜는 딱 봐도 삼계탕이 떠올랐어요.
 
베로니끄 | 닭요리는 제 어머니부터 내려온 레시피에요. 한국에서도 몸이 허할 때 삼계탕을 먹듯이, 저도 아이들이 감기 걸렸을 때 닭요리를 많이 해줬어요. 한국에 와서 삼계탕을 먹어봤을 때도 내가 알던 맛하고 비슷해서 좀 놀랐어요. 그리고 벨기에에서도 닭육수에 쌀을 넣고 끓여서 먹거든요. 그것도 비슷하고요.
 
채소를 활용한 요리가 많던데, '채식은 건강하지만 맛은 좀….'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베로니끄 | 채소는 어떤 향신료나 소스를 더하느냐에 따라서 정말 다양한 맛을 낼 수 있어요. 고기 없이 채소로만 요리를 해도 향이 풍부하고 맛있다고 생각하는 요리들이 많아요.
유럽에서는 향신료보다 허브를 많이 쓰는데, 각 나라마다 많이 사용하는 허브들이 있어요. 벨기에에서는 파슬리를 엄청 많이 쓰고, 이탈리아에서는 바질을 많이 쓰고요. 다양한 향신료도 좋지만 채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려주는 것이 좋죠.
 
도미니끄 | 우리가 고기를 너무 많이 먹으면 건강에도 안 좋지만 지구에도 좋지 않아요. 우리가 먹는 음식이 지구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해요.  
 
건강한 음식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베로니끄 |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근 유럽에서는 고기를 조금 덜 먹되, 좋은 환경에서 키운 건강한 고기를 먹자는 흐름이에요. 그런 고기는 비싸서 매일 먹지는 못하지만, 저 어릴 때만 해도 고기는 일주일에 두 세 번 밖에 안 먹었거든요. 꼭 고기가 아니라도 건강한 요리는 많아요. 똑같은 재료라도 농약을 뿌린 것과 안 뿌린 것도 큰 차이가 있고요. 단순히 당근 하나, 토마토 하나를 먹는 것보다, 그 토마토가 어디서 왔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죠.
 
요즘 사람들은 바쁘다 보니까 집밥을 해먹기가 힘든데요. 바쁜 삶에서도 집밥이 가지는 의미란 어떤 것인가요?
 
베로니끄 | 패스트푸드를 보면 너무 슬퍼요. 재료가 어디서 왔는지도 알 수 없고 또 소금도 너무 많이 들어갔고요. 물론 다들 바쁘게 살죠. 벨기에 사람들도 예전만큼 집밥을 많이 해먹지 못해요. 하지만 한 번 만들면 며칠 먹을 수 있으니까 일주일에 두 세 번은 집에서 먹을 수 있어요. 직접 요리를 해서 먹어야 이 야채가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내 몸에 어떤 것이 들어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요. 내 몸이 들어간 것이 곧 내 몸이 되잖아요? 이왕이면 좋은 것을 먹는 게 중요하죠.
 
도미니끄 | 아들과 딸이 모두 엄청 바쁘게 살지만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음식을 만들려고 해요. 집밥에 대해서 한 번 인지를 하게 되면 다른 걸 먹지 못하죠.
 
 
줄리안 씨도 요리를 많이 하시나요?
 
줄리안 |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바쁘고 하니까 인스턴트 음식을 먹고 했는데, 이제는 내 몸에 들어가는 것이니까 더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해서 요즘은 요리를 직접 하려고 노력해요.
자주 하지는 못해도 한꺼번에 많이 해서 며칠 동안 먹으면 되거든요. 냉동해뒀다 먹어도 되고요. 엄마도 스프 같은 건 많이 만들어서 냉동해서 누나에게 갖다 주시고 그러거든요(웃음).
 
한국에 와서 먹어본 음식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음식이 있다면요?  
 
베로니끄 | 불고기하고 감자전이 맛있었어요. 벨기에 사람들은 감자를 좋아하거든요(웃음) 그리고 더덕하고 호떡, 김치전도 맛있었어요. 그리고 전에 부산의 바다에서 먹었던 싱싱한 생선도 맛있었어요. 그냥 굽기만 했는데도 맛있었어요.
 
줄리안 | 그리고 김을 엄청 좋아하세요. 김 스낵이 있는데, 가게에서 흔하게 팔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편의점 같은 곳에서 김 스낵이 보이기만 하면 다 사세요(웃음). 제가 다양한 맛의 김을 사서 보내드린 적 있었는데, 이모와 고모들하고도 나눠 드셨는데 다들 좋아하시더라고요. 벨기에에서는 해초를 잘 안 먹어서 김을 몰랐어요.
 
한국에 오셔서 여러 나라의 외국인 할머니들과 함께 한옥마을에서 머물며 음식을 만드는 프로그램인 『삼청동 외할머니』에도 하셨는데요.
 
베로니끄 | 사실 제 나이가 되면 낯선 사람과 함께 뭔가를 할 일이 거의 없거든요. 남편이나 아이들, 친구들과는 만나지만 전혀 새로운 사람들, 그것도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같이 만나는 경험 자체가 너무 신기했어요. 6명의 어머니들과 함께 생활하는데 힘들 수도 있지만 서로 잘 지냈고, 이번에 한국에 왔을 때도 같이 방송했던 어머니들 만나서 밥 먹고 연락도 했어요. 좋은 경험이었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방송 촬영 중에 깜짝 선물로 남편 도미니끄와 줄리안이 찾아와서 한국 전통 혼례 의상을 입고 리마인드 웨딩을 했던 일이에요. 그때가 우리 부부가 결혼 40주년이 되던 때였거든요. 제 인생에서 잊지 못할 추억이죠.
 
 
이번에는 줄리안 씨에게 드리는 질문이에요, 엄마의 레시피를 책으로 갖게 되었는데, 아들로서 느끼는 감정도 남다를 것 같아요.
 
줄리안 | 너무 좋죠. 이 책에는 엄마의 레시피 뿐만 아니라 엄마가 저에게 하고 싶었던 말도 담겨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책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에 너무 감사해요. 책을 만들기 위해 출판사에서도 애써주셨고, 엄마와 아빠도 열심히 해주셨거든요. 책에 나오는 요리들은 당연히 모두 엄마가 직접 하셨고, 사진 촬영은 아빠가 해주셨어요. 저에게는 책 자체가 선물인데, 이 책을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고 안에 있는 요리를 직접 한다는 게 너무 신기해요.
 
저에게도 뜻 깊은 책이지만 엄마에게는 더 의미 있을 것 같아요. 누구나 그렇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들려줄 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그런데 보통은 다른 사람에게 '너는 어떤 사람이니? 어떻게 자라왔니?' 이런 질문을 잘 하지 않으니까 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거든요. 엄마가 책을 만들면서 다시 한 번 엄마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또 나이 먹으면서 잊고 지내던 예전 경험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베로니끄 | 책을 보면서 맛있는 음식을 새롭게 알게 되면 좋겠어요. 제가 잘 설명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웃음) 그래도 열심히 노력했으니까, 진짜 유럽 집밥은 어떤 것인지 한 번 경험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도미니끄 | 무엇을 먹는지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먹는지도 중요해요. 이 책은 가족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만들었어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유럽의 가족을 만드는 기반이 된 것이 이 집밥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박수진 (교보문고 북뉴스)


유럽식 <!HS>집밥<!HE> [요리]  유럽식 집밥
베로니끄 퀸타르트 | 다산라이프
2019.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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