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컨텐츠영역

목록보기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오해를 즐기면서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 윤고은

  • 2019.05.28
  • 조회 2819
  • 트위터 페이스북
‘부루마불’이 단순한 보드게임이 아니라 현실의 축소판으로 느껴질만큼 한국에서 내 집 장만은 고된 일이다. 매매는 물론이고 전세를 구하기도 벅찬 시대. 이런 상황에서 당신 앞에 ‘개성 신도시 분양권’이 생긴다면? 개성 e편한세상, 평양 푸르지오 입주의 기회가 온다면? 당신은 그곳에 투자할 것인가?
이런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가 윤고은. 이미 ‘혼밥 학원’, ‘음주 전화 전문 콜센터’, ‘재난여행 전문여행사’와 같은 기발하고 참신한 소재로 문단에서 주목받는 그녀가 이번엔 부동산과 북한을 한데 묶었다. 그녀가 던지는 재미난 가정을 따라가다보면 익숙했던 곳에서 낯선 생각들이 포착되는데, 그 탐험을 통해 우리는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번에 그녀가 안내하는 목적지는 어디일까.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의 저자 윤고은과 나눈 인터뷰.


[윤고은이 상상하는 세계]
먼저 소설집에 수록된 여러 단편 중에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을 표제작으로 꺼낸 이유가 궁금합니다.
긴 고민을 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이번 소설집에 담길 원고를 하나의 폴더 안에 담을 때부터「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이 표제작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들, 또 제 소설의 느낌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은 어떤 과정에서 탄생한 제목인가요?
처음부터 이 제목을 떠올렸던 건 아니고요. 단편을 시작할 당시엔 ‘개성 2차 분양’ 또는 ‘개성 신도시’와 같은 단순한 가제를 달아뒀어요. 일단 그렇게 정해놓고 글을 써나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제목을 찾으려고 했던 거죠. 보통 제가 제목을 찾는 방식이 이렇거든요. 소설을 쓰면서 산책하듯이 주워요. 인물의 대사에서 자연스럽게 부루마불에 관한 언급이 등장했는데, 그게 결국 제목에 활용됐어요. 부루마불은 세대 구분 없이 많이 아는 게임인데다 그 자체가 부동산과 자본을 상징하는 게임이잖아요. 이 단편이 다루는 이야기가 높은 집값 때문에 북한 아파트 분양까지 고려하는 것이다보니 제목으로 좋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런 분양이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 것이니 그런 상상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서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이라는 문장을 완성했죠.
 
이번에 수록된 작품들도 작가님 표 상상이 재밌게 녹아있는데요. 이런 상상의 시작은 어디인가요?
제가 평소에 실수가 많은 편이에요. (웃음) 그러다 보니 실수에서 생겨나는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아요. 이런 것들은 금방 휘발되지 않고 어느 순간 다시 떠오르는데, 예를 들면 머리를 감다가 ‘유레카’ 하고 번쩍이는 거죠. 이때 다양한 상상이 피어나요. 꼭 실수 때문이 아니더라도 좀 허둥대고 번잡한 타입이라 상상이 꼬일 여지가 아주 많아요.
 
표제작에 등장하는 개성 신도시도 그런 과정에서 탄생한 건가요?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은 여러 축이 결합이 되어 완성된 작품인데요. 그중 하나가 사람들과의 대화였어요. 어떤 만남에서 아파트 분양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갔고, 그때 농담처럼 ‘평양 e편한세상’이나 ‘개성 푸르지오’ 같은 식의 말 장난이 있었죠. 며칠 후에 역시나 머리를 감다가 그 농담을 다시 좀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그게 이야기의 시작이 된 거예요. 생각을 발전시킬 땐 메모장을 펼쳐요. 제가 하와이를 여행할 당시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 예약을 한 적이 있는데, 주인이 메신저를 통해 제가 남한사람인지 북한사람인지 묻더라고요. 저는 당연히 남한 사람이라고 대답을 했는데, 며칠 뒤 예약 취소 통보가 왔어요. 물론 취소 사유는 소설 속 상황과는 전혀 달랐지만, 이 경험에 대한 메모가 소설의 한 축으로 세워지더라고요. 이런 축들이 교차하면서 이번 소설이 완성되었습니다.
 
혼밥 학원, 음주 전화 전문 콜센터, 재난여행 전문여행사 등 이전까지 보여준 상상의 세계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인 상상에 가까워진 것 같은데요. 그 계기가 있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는 건 아니에요. 만약 더 현실적인 상상이라고 느끼셨다면 일상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내용의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겠죠.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하는 인물들도 그렇고요.
 

[윤고은 표 사랑]
한영인 평론가에 따르면 이전까지 윤고은 작품 세계의 특이점 중 하나가 ‘로맨스 자체의 빈곤’이라고 하는데요.
(웃음) 참 재밌었던 게, 이전까지 로맨스라는 요소를 도드라지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랬기 때문에 특별히 그것의 빈곤을 인식하지도 않았고요. 왜 그렇게 느끼셨는지는 알 것 같아요.
 
왜 그렇게 느낀다고 생각하시나요?
‘순서의 문제’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쓰는 제 입장에서는, 먼저 하고 싶은 얘기를 더 중요하게 배치하는 셈이라, 자연스럽게 로맨스는 뒤로 미뤄진 거예요. 제가 기존에 썼던 얘기들에는 이 사회에서의 생존을 위해 틈새도 마다하지 않는 인물들이 나오는데요. 그럼에도 한번 실수로 인해 추락하기도 하고요. 이런 세계에서 로맨스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죠. 그런데 이번 소설에서는 조금 덜 살벌하다고 해야 할까요, 사소한 실수 하나 쯤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은 세계가 된 거예요. 그 과정에서 로맨스의 기미로 읽힐 수 있는 요소가 조금 생겨났죠. 로맨스가 한 자리를 부여받긴 한 건데, 모든 로맨스가 사람들을 구원하고 달콤하게 마취시켜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좀 서툰 인물들을 그려보고 싶었고요. 이게 개체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요즘 사람들이 많이 겪는 새로운 고민이라고도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로맨스는 결국 미지근하게 끝나버려요. 해피엔딩을 기대하면서 읽어가다가 ‘애매하게 툭’ 떨어지던데요.
저는 미지근하게 끝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믈렛이 달리는 밤」 이 그런 결말로 끝나긴 하지만, 단편소설의 매력 중 하나가 절단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칼로 툭 자른 것처럼 마무리된 그 이야기의 다음이 어떨지, 독자들이 다음 소설로 넘어가버린 다음에 조명 꺼진 그 소설에서 무슨 이야기가 더 벌어졌을 지는 모르잖아요. 사람들이 자꾸 오믈렛이 떨어지는 장면을 두고 제게 ‘왜 그렇게 끝냈냐’며 원망을 하는데요. (웃음) 이런 일은 관계에서 종종 벌어질 수 있는, 잘못 끼운 단추라고 생각해요. 잘못 끼웠으면 다시 빼서 제 자리를 찾으면 되는 거고요. 물론 소설 속 주인공의 성격상 마지막 그 사건을 불길한 신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또 모르죠. 실패는 아니고 실수니까요. 그런 실수를 연장해서 이어가는 것이 또 사랑이잖아요.
 
이번 소설집은 30대의 주인공들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그 이유가 소설 속 표현처럼 무탈한 (뜨겁지 않고 어중간한) 사랑을 그리기 위함이었나요?
사랑에 있어서 20대의 온도가 40대의 온도보다 항상 뜨거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반대로 40대가 20대에 비해 더 안정적인 사랑을 할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고요. 통계적으로는 그런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제가 선택하는 인물들은 그 물리적인 나이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진 않을 거예요. 사랑은 누구에게나 1:1의 실험이자 모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이번 소설에 30대가 많이 등장한 건 제가 소설을 쓰면서 같이 나이를 먹기 때문인데요. 처음 데뷔했을 때 스물아홉이었고 한동안 20대 인물들의 세계를 많이 다뤘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인물들이 30대로 접어들게 된 건, 아마 제가 그 시기를 통과했기 때문일 거예요. 제가 방금 지나간 시절이 30대거든요, 곧 40대 인물들이 등장하게 되겠고요. 제게서 너무 멀지 않은 목소리를 우선적으로 선택하게 돼요.
 

[
오해에서 시작되는 것들]
이번 소설의 또 다른 포인트는 ‘시차’인 것 같아요. 서로 다른 시간 사이에서 생겨나는 ‘오해’들이 소설 전반에 들어있는데요.
'언젠가 시차에 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가 이번 소설집에서 읽을 수 있는 가장 첫 문장인데요.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서 맨앞에 배치한 것도 있어요. 시차는 소설을 쓸 때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흥미로운 연구대상이에요. 제가 평소에 자주 꺼내 쓰는 단어이기도 하고요. 예를 들면 같은 말이 두 사람에게 전달될 때 한 사람은 곧장 그것을 머릿속에 저장하지만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서는 몇 년 뒤에야 상이 맺힐 수도 있거든요. 그게 어쩌면 시차 때문일 수도 있는 거죠. ‘단지 시간대가 다른 거야’, ‘시간 계산법이 달라’, 그렇게 시차를 인정하면 어떤 문제들은 조금 산뜻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우리가 겪는 많은 일을 시차 문제로 얘기할 수 있어요. '오해'도 그 시차의 연장선에 있을 수 있고요. 그런 생각이 이번 소설집 곳곳에 녹아든 것 같아요.
 
이전까지 저는 오해라고 하면 항상 부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만, 이번 소설집 속 오해들은 그와는 조금 다른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식하든 아니든 수많은 오해의 터널을 통과해요. 이번 소설집에 등장하는 오해가 모두 산뜻한 시차로 해석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쓰는 동안 제가 느낀 건 확실히 오해는 모든 사람이 개인별로 가질 수 있는, 완벽하게 자기 소유라는 점이었어요. 그런 생각을 하면 오해를 마냥 부정적으로만 몰아갈 건 또 아니라고 봐요.
「양말들」에서 주인공이 진실을 고집하기보다 오해 자체를 누려보려고 하는 마음을 갖는데요. 그건 아마도 알게 모르게 우리를 지탱하는 투명한 오해들이 있다는 인식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주인공은 이미 죽은 상태니까 진실을 고집할 수도 없는, 제약이 있긴 하지만요.
 
앞서 이야기한 사랑과 로맨스에서도 ‘오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가요?
오해를 권장할 것까지는 없지만 사실 오해를 완벽하게 차단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거죠. 내 눈은 나한테 달려 있으니까요. 그런데 오해가 사랑의 범주 안에서 얘기될 때는 자꾸 꼭 풀어야 한다는, 어떤 강박 같은 것이 이어지더라고요. 그런데 반대 방향으로 생각해보면요. 사람들이 좀 친해진 다음에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생각보다 많은 오해를 통과해왔다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지금까지 왔지?’ 싶을 수도 있어요. 그렇게 오해를 뛰어넘는 힘들이 분명히 존재하죠. 이를테면 신뢰 같은 것이요. 그러니까 오해 자체가 뭔가를 구원한다기보다는, 간혹 어떤 오해 때문에 더 잘되는 결과도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런 경우는 대부분 그 오해를 기꺼이 품는 다른 힘 때문에 유지가 되는 거고요.
 

[작가에게 소설을 적용해 본다면]
‘양말들 x 윤고은’
작가가 아닌 ‘윤고은’이란 사람이 장례식장을 미리 그려본다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나요?
한 사진 작가분이 돌아가신 뒤에 조문객에게 (딸들의 손을 빌려) 엽서를 나눠주신 적이 있는데요. 살아생전 본인이 찍은 작품들로 엽서를 만들어 장례식장에서 마지막으로 선물한 거죠. 이런 것들이 요즘 자주 눈에 들어와요. 장지로 가는 버스 안에서 고인이 미리 찍어둔 영상이 나온다거나 영화 <어벤져스 : 엔드 게임>에서 주인공의 홀로그램이 나오는 것들이요. 물론 이런 것들은 죽음을 준비할 상황이 될 때나 가능한 것이겠지만요. 지금 생각해둔 건 하나밖에 없어요. 제가 죽어서 관에 눕는 상태가 되면, 좋아하는 초록색 원피스가 있는데 그걸 입고 싶다는 거예요. 장례식에 대해 미리 그려보는 건 확실히 쉽지 않은 일이에요. 일단은 입을 옷 하나만 정해뒀어요. 착오가 없어야 할 텐데 말이죠.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 x 윤고은’
북한에 분양된 아파트에 구매하는 것 vs 남한에서 아파트를 구하는 것, 작가님은 어디에 배팅하시겠어요?
제가 개성 신도시의 분양가를 설정할 때 고민이 많았거든요. (웃음) 작품 속에선 평당 80만원으로 나오잖아요. 그 분양가가 아직도 유효하다면. (웃음) 자꾸 전자를 택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아마 후자가 너무 사실처럼 느껴지기 때문이겠죠. 남한에서 아파트를 구하는 건 현실이잖아요. 정말 잘 구매해야 할 것 같고, 아파트 구매라니 실패하면 안 될 것 같고. 단지 상상해보는 것일 뿐인데도 벌써 심각해진다니까요.
 
‘평범해진 처제 x 윤고은’
유령작가로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글을 쓰는 제안이 들어온다면, 쓰실 의향이 있나요?
최근에 기획 특집 형태로 짧은 소설을 하나 썼는데요. 기존의 완성된 작품을 별도로 이어 쓰는 컨셉이었어요. 이어써야 할 작품이 현진건 선생님의 『운수 좋은 날』이었는데 그 경험이 예상보다 재미있더라고요. 제 마음대로 원고지 30매를 이어 쓴다고 해도, 앞에 정해진 내용이 있다 보니 이전까지의 제 방식과는 쓰는 느낌이 사뭇 달랐어요. 그래서 더 재밌게 써 내려갔는데요. 질문 주신 상황이 그 경험과 비슷하게 다가와서, 저라면 쓸 의향이 있어요. 유령작가 비밀이 평생 유지되는 건지, 10년이나 20년 후에 시차를 두고 밝혀지는지, 그런 것이 좀 궁금하긴 하지만요. (웃음) 끝까지 비밀 유지가 된다고 해도 여전히 의심스러울 것 같고요.
 
‘오믈렛이 달리는 밤 x 윤고은’
작가님도 일반적인 ‘따뜻한 사랑’을 하기는 하는 거죠? (웃음)
미리 질문지를 주셨잖아요. 질문지를 읽다가 이 대목에서 한참 웃었습니다. 이번 소설집 때문에 이런 의혹을 많이 받고 있어요. (웃음) 어쨌거나 답변을 하자면, 제 개인에게 사랑은 언제나 1순위예요. 전에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라는 소설에서 생존배낭 얘기를 쓴 적이 있는데요. 엄청 화려한 기능을 가진 생존용품들을 뒤로 하고, 정말 생존배낭에 들어가 있던 건 연인과의 추억이 담긴 물품이었어요. 연인이 머리를 잘라줬던 가위, 그리고 정성스럽게 코팅된 사진이요. 비상시 우리의 생명 연장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몰라도, 우리를 안아주는 건 그런 감정들이라고 생각해요.

 
[그 외]
이번 소설을 쓰면서 가장 재밌었던 순간, 즐거웠던 대목은 어디였나요?
소설집의 가장 마지막 단편 「물의 터널」에 서랍식 쓰레기통이 등장하거든요. 어릴 때 복도식 아파트에 살았던 기억이 있는데, 복도에 있던 그 서랍식 쓰레기통이 늘 좀 궁금했거든요. 쓰레기를 버릴 수는 있는데, 그 너머의 경로를 알 수가 없으니, 항상 미지의 문 같은 거였죠. 그걸 이 소설에서 다시 불러올 수 있어서 좋았어요. 어릴 때 시작한, 고여있던 모험 하나를 어떤 방식으로든 마무리한 기분이어서요.
 
이번 소설은 ‘김봉곤 소설가’가 편집을 하셨잖아요. 두 분의 호흡은 어땠나요?
저에겐 선물 같은 분이죠. 덕분에 신나게 책 묶는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당장 떠오르는 에피소드는 표지와 관련된 건데, 사실 표지를 뽑기에 좀 난해한 제목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막연히 도시 이미지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는데, 김봉곤 작가님이 찾으신 웨인 티보의 그림들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기우뚱, 하고 마음이 쏠릴 만큼 좋았어요. 편집자님의 감각을 전적으로 신뢰하게 됐어요. (웃음)
 
요즘 작가님을 사로잡은 새로운 ‘화두’가 있다면요.
우리의 프레임 밖에 있는 이야기요. 보통 사진을 찍을 때 앵글 속에 관심을 갖지만, 그 앵글 밖에서도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잖아요. 그리고 그 이야기가 가끔 앵글 안과 전혀 다른 형태로 흘러가기도 하고요. 그런 쪽으로 계속 관심이 갑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각각의 경계들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에요.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작품을 쓰는 동안에는 독자를 염두에 두지 않아요. 저도 미지의 세계를 탐험해가는 중이니까요. 글을 쓰는 과정 중에 제가 느끼는 오롯한 공포와 설렘과 감동이 있거든요. 그걸 즐기려고 애써요. 제가 탐험한 그 세계는 책으로 묶여서 독자들께 전달이 되는데, 아무래도 그 사이에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오해들이 생겨나거든요. 그 오해를, 즐기면서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 소설을 쓰면서 본 것을 그대로 보시지 않아도 좋아요. 새로운 부분으로 오해하셔도 좋습니다. 그게 글을 쓰고 읽는 매력이니까요. 우리가 시차를 두고 주고받는 게 샌드위치 같은 건 아니니까, 모서리가 좀 부서지거나 끝이 휘어지거나 해도 괜찮아요.

| 이주현 (교보문고 북뉴스)
zoozoophant@kyobobook.co.kr

  • 퍼가기 인쇄 트위터 페이스북

최신기사 보기

눈에 띄는 책 목록보기

댓글을 남겨주세요 3

  • 댓글등록

현재 0 / 4000 bytes (최대 한글 2000자, 영문 4000자)

  • ah**w
  • 강추하는 책입니다~~~!!!
  • 2019/06/14 17:34
  • pi**ksen
  • 교양을 지닌 만큼 예쁘시다!!
  • 2019/06/11 15:08
  • hi**kim
  • ~*
  • 2019/05/30 04:3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