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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특별기획] #1_어떻게 읽을 것인가 (feat. 유시민, 백영옥, 윤고은, 채사장 외)

  • 등록일2020.02.03
  • 조회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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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의욕적인 마음으로 책 읽기를 다짐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어쩌면 이미 그 다짐이 실패로 돌아간 성급한(?)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겨우 2월이니 이제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다. 독한 마음으로 다시 책을 펼쳐보길 권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읽을 것인가? 물론 어떻게 읽느냐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정답은 없다. 그런 게 있었으면 초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으로 들어가 이미 습득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니 그저 다들 내키는 데로 읽을 뿐이다.
 
그럼에도 책 좀 읽는다는 '고수'들은 분명 존재한다. 그들은 그 비법으로 '지식인'이 되고 '달변가'가 되어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방송을 한다. 나아가 삶을 풍요롭게 하고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행복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니 그 비법은 분명 들어둘만한 가치가 있다. 문제는 듣기만하고 써먹지 않는 게 우리의 가장 큰 문제이지만 또 모르지 연초니까 다들 비장한 각오로 변화를 각오할지도.
 
#. 소설가 윤고은

책을 고르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저는 한 작가의 작품이 좋으면 그 작가의 출간작을 찾아 읽어요. 혹은 번역가도 취향이 있을 테니까 번역가의 취향을 따라가며 읽는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이건 권할만한 방법은 아니고, 저만의 유치한 방법인데 그냥 참고 삼아 들어주세요.(웃음) 제가 마르탱 파주라는 작가를 좋아해서 번역되는 데로 따라 읽기 시작했는데 책이 모자란 거예요. 아직 번역이 안 된 거죠. 이런 경우에는 그 작가의 취향, 그 작가가 책 속에 등장시킨 다른 책을 찾아 읽기도 했고요. 심지어는 이건 좀 어처구니 없는 방법이긴 한데. 마르탱 파주에서 ''를 따서 ''로 시작하는 작가들을 찾아서 읽기도 했습니다. 아주 많더라고요.(웃음) 
 
#.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

주로 어떤 분야의 책에 흥미를 가지시나요?
 
제 직업이 글을 쓰는 일이라 책을 쓰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하죠. 역사나 사회 문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책을 읽어요. 예컨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대해서 글을 쓴다면 비엔나와 관련된 인물, 역사, 사건 등에 대한 책들을 비롯해, 여행 안내서까지 비엔나의 여러 문화적인 양상과 관련된 책들을 읽는 거죠. 이건 제가 생업을 하기 위한 독서 방식이고요. 한가할 때나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때는 호기심이 생기는 책을 아무거나 읽어요. 소설이나 과학 교양서 같은. 제가 전문분야가 없어서 아무거나 읽습니다.(웃음)
 
책을 소개하는 일종의 안내서를 많이 내신 편입니다. 이유가 있다면?
 
이상하게 우리나라는 책을 읽는 게 공부가 아니라 외우고 시험문제 푸는 걸 공부로 생각하죠. 책을 읽으면 딴짓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청소년기에는 책을 많이 읽지는 못했고, 본격적인 독서는 대에학 가서 시작을 했죠. 제가 대학 다닐 때는 서클에서 매주 책 한 권을 선정하고 자기가 맡은 한 챕터를 요약, 발표하고 서로 비평하는 시간을 가졌었어요. 그게 '발췌요약'인데, 제가 그걸 잘했다고들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그때부터 제가 읽은 책 중에 재미있고 유익한, 사람들이 알면 좋아할 것 같은 그런 내용들을 발췌, 요약해서 책을 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지식 정보를 생산하는 일은 제가 할 수가 없고, 남들이 해 놓은 것 중에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은 것들을 추려서 유통시키는 게 제 직업이 되어버렸어요. 생존을 위해서 버둥거리다 보니 그런 쪽으로 감각이 생긴 거죠.(웃음)
 
책은 주로 언제 읽으시나요?
 
글이 안 써질 때 주로 읽고요. 책을 쓰다 보면 막혀서 안 나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쓰고 있는 것과 전혀 관계없는 책을 읽으면서 머리 속에 공간이 생길 때까지 딴짓을 하죠. 소설이 특히 좋고요. 요즘은 페미니즘이 문명적 대세가 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흐름이 궁금해 관련 작가들의 소설을 찾아 읽기도 합니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느냐에 대한 정답은 없어요. 사람마다 읽는 방식이 다르죠. 제가 읽는 방식이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말씀을 드리면, 저는 비판적 시각을 안 갖고 책을 읽어요. 일단 어떤 책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면 아무 생각없이 텍스트 안으로 들어가요. 그렇게 몰입해서 읽어야 글을 쓴 분이 이야기하려는 내용이나 감정 등을 공감하기가 좋아요. 다 읽고 나서 평가해보는 거죠. 그렇게 읽다 보면 깊이 빠져서 읽게 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게 독서에 있어 행복을 느끼는 몰입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 소설가 백영옥

책을 주로 언제 읽으시나요?
 
저는 목적 독서가 아닌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의 책들을 연계해서 읽는 것을 좋아해요. 제가 잡스러운 사람이라서요.(웃음)
참고로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우리가 흔히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하잖아요. 스마트폰을 항상 손에 들고 있어서 그런데요. 스마트폰을 들고 있듯이 책을 늘 곁에 두는 거예요. 저는 책이 제 몸에 늘 붙어 있어요. 집 안의 모든 곳에 책이 널려 있는데 이렇게 책을 곁에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방법은 SNS를 줄이는 거죠. 저는 2018년에 SNS를 완전히 끊었어요. SNS를 없애고 나니까 제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그쪽에 투입하고 있었는지가 나오더라고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처럼 검색을 하는 경우에는 ''이라는 기분을 만끽할 수가 없어요. 늘 오픈되어 있고 가능성이 열려있고 더 좋은 검색지가 나올 거라는 생각 때문에 불안감이 생겨요. 하지만 책이라는 건 처음과 끝이 있고 다 읽고 나면 완전히 닫히죠. 이런 경험을 주는 컨텐츠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책을 읽었을 때 뿌듯한 기분이 드는 거예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불안감을 다독일 수 있는 힘이 책에 있습니다. 자 여러분 책을 읽으세요.(웃음)
 
#. 문학 평론가 박혜진

올해의 독서 목표가 있다면?
 
올해의 목표는 천천히 읽기를 해보려고 해요. 몇 년 동안 책을 너무 빨리 읽어서, 뭔가 소진이 많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책 한 권을 선택했는데요. 그 책을 올 한해 동안 천천히 읽어보려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책의 내용이 연결되지 않아야 해요. 그래서 식물 대백과사전을 한 권 구입했습니다. 지금 하루에 한 장씩 읽고 있어요. 아침에 출근해서 한 페이지를 읽고 시작해요. 그러면 마음이 침착해지고 사회와 회사에 대한 분노들이 가라앉게 됩니다. 식물 세계를 마음에 품고 일을 시작하는 거죠.(웃음)
 
책의 매력에 대해 말한다면?
 
어제 오랜만에 제가 좋아하는 책을 다시 읽었어요. 5~6년 전에 읽었던 책인데 그때 읽으면서 좋다고 생각하고 눈물이 흘렀던 장면에서 똑같이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그 동안 제가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던 거예요. 그런 점에서 책이 자신의 과거와 대화할 수 있는 좋은 매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낭만서점 올 한해도 많이 들으시면서 좋은 책들,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 좋은 책들 많이 만나셨으면 좋겠네요.
 
#. 작가 채사장

책을 고르는 기준?
 
저는 도서관 가는 걸 되게 좋아했어요. 도서관에 가서 책을 직접 만져보는 거죠. 사실 책이라는 게 단순히 텍스트로만 되어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립감이나 표지, 인쇄된 양식도 그렇고, 그 모든 것들이 읽고 싶게 만드는 요인인데 도서관에 가서 그 모든 것을 경험하며 책을 고르죠. 그렇게 한 다섯 권 빌리면 그 중에 한 두 권은 정말 재미있는 책이 나오거든요. 그렇게 쉽게 찾았던 것 같아요. 노력하지 않고.
 
책은 언제 주로 읽으시나요?
 
다들 책을 읽기 위해 애쓰지 않습니까? 그래서 자기 전에 30분 읽어야지, 빨리 일어나서 10분 읽어야지. 그런데 솔직히 그렇게는 안 읽혀요. 사실 직장을 다니고 가정을 돌보고 학교생활을 하면서 여유를 만드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래서 억지로 마련해야 합니다. TV를 끄고, SNS를 닫고. 그렇게 쪼개져있는 시간들을 길게 붙여야 그 안에서 책도 읽고, 영화도 볼 수 있습니다.
 
#. 교보문고 인문 MD 이익재

좋은 책이란 무엇일까요?
 
좋은 책이라고 하는 것은 남들에게 좋은 책이 아닌 나에게 좋은 책이어야 합니다. 나에게 좋은 책을 고르려면 먼저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필요하고요. 내가 모르는 것, 내가 알고 싶은 것, 내가 이루고 싶은 것, 이런 것들에 대해서 아는 것이 중요하겠죠. 보통 그런 것을 잘 모르고 사는 게 사람인데. 저도 그렇고요.
오프라인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셔서 서가들을 이리저리 배회하다 보면 제목만 보시고도 이런 궁금증이 내 안에 있었구나, 이 책을 읽고 싶구나, 하는 느낌들을 가지실 거예요. 그렇게 자기 내면을 검색하게 만드는 책, 내가 이루고 싶었던 것들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책들 사이를 거닐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언제 주로 책을 읽나요?
 
시간에 쫓기고 바빠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 책을 읽습니다. 책 속에 들어가면 외부의 시간이 멈춰버리거든요. 그 곳은 만화 <드래곤볼>에 나오는 '정신과 시간의 방'처럼 시간이 내 마음대로 제어되기 때문에 그 안에서 굉장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어요. 또 다른 때는 시간이 너무 많을 때 책을 펼칩니다. 책을 읽고 한번도 시간낭비였다, 정말 이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어떤 책이라도 그 중 한 페이지 혹은 두 세 줄이라도 발견할 수 있다면 엄청난 보람을 주거든요.
 
#. 교보문고 역사, 정치 MD 김수현

저는 일단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의 추천을 통해 책을 고르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작가의 추천이나 책을 많이 읽는 친구가 권해준 책. 이런 식으로 추천하는 책을 기억해뒀단 찾아서 읽고 있습니다.
또 주제나 키워드 별로 보고 싶은 도서 목록을 만들어요. 보통 관심사가 생기면 책 한 권만 보고 끝내는 게 아니라 두루두루 찾아보잖아요. 그래서 큐레이션을 할 때도 한 주제와 관련 있는 다양한 관점의 책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 교보문고 잡지, 예술 MD 김보령

소설을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는 것은 아닙니다. 중간 중간 읽고 싶은 부분만 읽기도 하고 다 읽지 못하더라도 다음 책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정독하는 편은 아니죠. 단시간에 많은 책을 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책을 읽었냐고 물어보면 자신 있게 읽었다고 대답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웃음)
 
#. 교보문고 에세이 MD 한지수

토요일 오전 브런치를 먹으며 읽는다고 말씀 드리고 싶지만 토요일은 자기 바빠서 읽지 못하고 보통은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책을 읽습니다. 요즘은 e-book으로 많이 읽는 편이고, 예전에는 'SAM'같은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읽기도 했습니다.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
taejin107@kyobo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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