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영역

현재 칼럼 모아보기 전체목록보기

219. 애나 번스, 밀크맨 - 소문과 싸우는 열여덟 살 여성의 사투

  • 등록일2019.11.05
  • 조회 400
트위터 페이스북

세계 3대 문학상이자 영미권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상이 제정 50주년을 맞아 선택한 작품『밀크맨』. 저자 애나 번스는 북아일랜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일약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랐다.
 
소설은 1970년대에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적과 극단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폐쇄적인 마을 공동체 내에서 유무형의 폭력에 노출된 열여덟 살 여성의 일상과 내면을 일인칭 시점으로 보여준다. 직접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지만, 저자 자신의 발언과 소설 내 여러 단서로 미루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무장세력(IRA)과 이를 저지하려는 무장세력(UDA) 간에 테러와 보복이 빈번하게 벌어지던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맨부커상 시상식에서 번스가 수상 소감을 통해 이 작품을 벨파스트에서 보낸 유년 시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밝히며나는 폭력과 불신, 피해망상이 만연하고 사람들은 가능한 최대로 스스로 알아서 생존해야 하는 곳에서 성장했다고 말해 작품에 더 큰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맨부커상 수상 이전까지 6,000부를 넘기지 못했던 판매량은 수상 이후 급상승해 올해 9월 기준 영국과 미국에서 60만부를 넘기며 독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더불어 전 세계 35개국 이상에서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일인칭 화자인는 십 남매 중가운데아이로 걸어가며 책 읽기를 좋아하는 열여덟 살 여자다. 여느 날처럼 책을 읽으며 길을 가는데 한 남자가 흰 승합차를 세우고 나의 가족을 아는 척하며 말을 건넨다. 사람들이밀크맨’(우유배달부)이라 부르지만 우유를 배달하지는 않는 그 남자는 마흔한 살 유부남이자 무장독립투쟁 조직의 주요 인사로서 지역사회에서 명망이 두터운 인물로알려져있다. 길 하나를 두고길 이쪽길 저쪽이 대립하며 폭발과 총격이 일상화된 마을에서, 저항군의 핵심 간부라는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그날 이후로의 일상은 손톱으로 신경을 긁는 듯 은밀하고 불쾌한 긴장에 휩싸인다. 밀크맨은 저수지 공원에서 러닝을 하는옆에, 프랑스어 수업을 듣는 야간학교 앞에, 내가 어디를 가든 불쑥불쑥 나타난다. 그렇다고 신체접촉을 시도하거나 음란한 말을 하는 것은 아니어서는 이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다. ‘의 불안감은 극에 달해가지만, 오히려 동네 사람들은 둘이 불륜관계라고, 심지어 내가 밀크맨을 유혹했다고 수군댄다. 가장 믿었던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가장 오래된 친구어쩌면 남자친구마저 네가 걸어가며 책을 읽는 것이 문제라고, 그런 행동이 사람들을 불안하게 한다고 나무란다.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부풀어가고, 그런 가운데 마을 안팎에선 폭력과 죽음이 끊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폭력이 매일같이 벌어지는 세계에서, 눈에 보이지 않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폭력에 홀로 내던져진는 점점 고립되어가고 무기력에 빠진다.
밀크맨은 누구인가? 가장 안전해야 할 자신의 동네에서 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를 도와줄 이는 없는가?
 
보다 자세한 내용은 낭만서점 219회를 통해 청취할 수 있다.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
taejin107@kyobobook.co.kr
 
밀크맨 [소설]  밀크맨
애나 번스 | 창비
2019.10.04
 

소설 전문 팟캐스트 낭만서점

소설 전문 팟캐스트 낭만서점
소설 전문 팟캐스트 낭만서점은 매주 화요일 업데이트 됩니다. 신간에서 베스트셀러 고전까지 다양한 소설을 소개해 드립니다.
  • 인쇄 트위터 페이스북

최신기사 보기

북캐스트 목록보기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댓글등록

현재 0 / 4000 bytes (최대 한글 2000자, 영문 4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