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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콘텐츠 연금술사 시대가 오고 있다

  • 등록일2012.03.13
  • 조회 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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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인 전자책 퍼블리싱 서비스 시장 현황과 전망
 

 
전자책 시대가 열리면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 수년 전부터 등장했거나, 또는 등장하고 있거나 등장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종이사전 대신 전자사전을 애용하는 것은 이미 과거의 일이 되었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독서를 하는 것은 현재의 일이고, 디지털교과서 등장으로 책가방 없는 세상은 조만간 오게 될 가까운 미래다.
 
과거와 현재, 미래 모두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는 여지없이 출판이라는 과정과 결과가 있다. 그런데 출판이라는 시스템은 마치 지식의 연금술과 같은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그래서 연금술은 노련한 연금술사의 몫이고, 출판은 숙련된 출판인들만의 몫이라는 생각은 자연스러운 등식처럼 굳어져 왔다.
 
이러한 인식은 수천 년 세월과 문명의 충돌이라는 더께가 화석처럼 쌓인 결과다. 5천 년 전 수메르인의 점토판으로 시작된 출판의 역사는 서기 105년 중국에서 완결된 제지술이 751년 탈라스 전쟁을 통해 사마르칸트로, 1320년 뉘른베르크를 거쳐 1455년 구텐베르크 혁명을 만들어내기까지 제지술과 인쇄술은 출판혁명의 원동력이었다.
 
그래서 지난 500여 년 간의 출판 시스템은 구텐베르크 혁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자책의 등장으로 지난 500여 년 간의 구텐베르크 패러다임에 연관된 그 모든 것이 혁명적으로 재구성되고 있는 중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단말기나 전자책 파일포맷 같은 기술적인 변화 폭도 크지만 무엇보다 지식의 연금술사에 해당되는 콘텐츠 퍼블리싱 영역이 가장 넓고 깊게 변화되고 있다.
 
변화의 첫 번째 주인공들은 다양한 분야의 작가와 저자들이다. 특히 이들은 잘 나가는 유명작가가 아니라 대부분 비주류 또는 아마추어 작가군에 속한 사람들이다. ‘현직의사라는 필명을 가진 산부인과 의사가 로맨스 소설을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전자책으로 출간하여 웬만한 월급쟁이 이상의 원고료를 벌어들이고 있다. 전자책에는 이미현직의사같은 장르문학 작가들이 대거 진출하여 직접 1인 퍼블리싱하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장르문학 작가들에 이어 만화가들까지 그 흐름을 가세하고 있다. 
 
작가들의 1인 퍼블리싱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차원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안근찬 소설가는 지난해 초에안북이라는 1인 출판사를 직접 차렸다. 안북은 출판사 설립 1년 만에 60종의 전자책을 발간하는 무서운 저력을 발휘했다. 물론 처음에는 종수 늘리기에 주력했지만 최근에는 킬러 콘텐츠 개발에 눈을 돌리면서 양질전환의 법칙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안북 외에도 이모션북스·e스토리 등 작가들이 직접 1인 출판사를 차려 도전하는 사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두 번째 주인공들은 글재주가 있는 전문직종군의 화이트칼라들이다. 이들이 1인 전자책 퍼블리싱에 대거 몰려들고 있는 중이다. 2006년부터 한국전자출판협회에 운영하는유비쿼터스출판아카데미과정에서 해마다 2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전자책 교육을 받다가 2010년부터 1,000명 내외의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다.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교사·교수·디자이너·역사가·샐러리맨·출판사 재직자·화가·IT엔지니어·작가·프리랜서·언론인·공무원 등으로 그 구성이 매우 다양하다. 그런데 이들의 특성을 보면서 매우 흥미로운 점이 발견되었다. 그들 대부분이 전문적인 글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해외의 경우에도 직접 1인 퍼블리싱을 하는 작가들이 월급 수준이나 그 이상의 금액을 벌어들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미국의 브라이언 영(Bryan Young)이라는 작가는 1인 퍼블리싱 현상에 대해글재주가 있는 전문직종군의 화이트칼라들이 거대한 공장의 부품 같은 샐러리맨에서 떠나 셀프출판 작가로 부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왜 이러한 현상이 1~2년 사이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급부상하는 것일까? 1인 전자책 퍼블리싱 패러다임이 대세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2010년 출판연감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국내에 등록된 3 5,191개 출판사 가운데 1년에 단 한 권이라도 책을 낸 출판사는 모두 2,902(8.2%)인 반면, 1년에 단 한 권도 책을 내지 못한 무실적 출판사는 3 2,289(91.8%)에 달한다.
 
실적 출판사도 자세히 보면 5종 이하로 낸 출판사가 1,530개사고, 6종 이상 10종 이하로 낸 출판사는 모두 467개다. 결과적으로 보면 10종 이하로 낸 출판사는 모두 1,997개이고, 10종 이상 낸 출판사는 905개에 불과하다. 더욱이 실적 출판사들의 매출 의존도는 해외 번역도서가 주종을 이루기 때문에 종이책에선 자본없이 도전하는 1인 퍼블리싱이 활성화되기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구조였다.
 
반면 전자책의 경우 콘텐츠 기획 능력이나 글 쓰는 능력만 있다면 누구나 손쉽게 출간을 할 수 있다. 또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유통사로 직접 출간할 경우 자신이 취할 수 있는 이득은 전자책 값의 60~70%에 이른다. 직접 출간하면수익이 6~7배 이상으로 불어난다는 동기야말로 1인 퍼블리싱이 대세가 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더욱이 아마존·구글·애플·오버드라이브 같은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시장까지 내다볼 경우 그 원동력은 배가 된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1인 퍼블리싱에 대해 편집자들의 전문적 식견과 편집과정을 거치지 않은 책이 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고, 그런 책들이 결코 주류가 될 수 없다고 매우 오만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한다.
 
물론 초기에는 1인 퍼블리싱의 결과물이 다소 투박하고 거칠게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일정한 과정을 거치면서 표지 디자인이나 삽화, 교정·교열 등의 외주 시스템을 능숙하게 다루는 순간, 프로페셔널 그룹으로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출판사 수는 3 7,412개다. 이미 고착화된 종이책 양극화의 굴레 속에서 90%가 넘는 무실적 출판사의 새로운 부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지난 10여 년 간인터넷 문화에 익숙하고, 다매체 다채널이라는 디지털 매체를 제대로 이해하고, 전자책 콘텐츠로 무장하고 있는 1인 퍼블리싱의 주인공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전자출판협회유비쿼터스출판아카데미교육생을 중심으로 200여 개 1인 전자책 출판사들이 그룹화되고 있으며, 이들은 연내 1천여 개 전자책 출판사가 참여하는 전자책생산자협동조합을 결성할 예정이다. 또한 장르문학·만화·인문/사회·여행·교육·여성/육아·IT·문화·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과 글재주를 가진 10만여 작가들, 아니 전자책 콘텐츠 연금술사들이 1인 전자책 퍼블리싱이라는 그 거대한 흐름에 합류하고 있는 중이다.   
 
 _ 장기영(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책의 미래』 저자)  
 
 
 
 
 
 
[인문] 책의 미래
장기영 | 푸른영토
2011.09.30
 

사람과 책 2012년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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