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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출판 동향 분석] 키워드는 ‘뜻밖에’

  • 등록일2016.12.13
  • 조회 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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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지난해에 이은 장기 불황의 여파로 얼어붙은 소비 심리는 좀처럼 풀릴 기세를 보이지 않고, 청년들은 취업난에 허덕이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지 못해 허둥거렸다. 정치적으로는 총선에 대한 기대감 마저 뒤덮을 정도로 불신이 팽배했다.
출판계에도 지난해부터 한국 문단의 권력과 폐쇄성이 화두에 오르며 기성 작가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대형출판사와 유통사간의 대립으로 독자들은 출판계에 대한 불신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부터 예견된 현상으로 해결점을 찾기 어려운 정해진 미래와 같았다.
 
그러나 세상은 누구도 예상치 못 한 극심한 여성 혐오 논쟁, 5.8 강도의 지진 발생, 드러난 국정농단에 이은 대통령 탄핵 가결 등이 일어나며 뜻밖의 흐름으로 한 해가 흘러갔다.
 
어려운 경제와 어지러운 시국 상황에서 개인의 억눌린 분노가 직접적으로 표출되고, 적극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능동적인 형태로 전환해갔다. 그 결과 독자들은 문제에 대한 탐구를 위해 책을 찾아 보기도 하고, 현실의 힘겨움을 잠시나마 위로 받을 수 있는 재미를 추구하기도 했다. 거대담론 속의 내가 아닌 미시적인 입장에서의 나를 찾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해석하려는 책들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았던 한 해였다
 
이런 독자들의 요구와 뜻밖의 사건들로 인해 2016년 출판계와 도서판매는 어떤 트렌드를 보여 왔는지 살펴 봤다.
 
■ 동향 1) 한국문학의 재발견
지난해 중견 작가의 표절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국문단과 출판계는 독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며, 외면을 받아 전년 대비 사상 최대 하락세를 보였다. 그 중에서 한국소설은 -27.3%를 역신장하며 끝 모를 긴 터널 속에 갇힌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면서 한국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무관심을 단숨에 뒤바꿔 주었다. 노벨문학상에 비견되는 국제 문학상 수상에 국내 독자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고, 한동안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문학 전체를 견인하였다.
 
<자료 1. 소설 분야 내 주요 도서 점유율 및 신장률> 

한국소설 분야는 『채식주의자』를 제외하고도 하반기에 괄목할만한 신장세를 보였다. 『채식주의자』가 물꼬를 튼 한국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인식 변화는 국내 작가들이 현재 시대정신을 담은 소설을 출간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다.
우리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에 독자들이 반응한 것이다. 김숨의 『L의 운동화』, 『한 명』은 민주화 운동과 위안부 문제를 직시했고, 김탁환의 『거짓말이다』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화두를 다시 던졌다.
 
<자료 2. 2016년 한국소설 분야 월별 전년대비 신장률 (채식주의자 제외)>
 
■ 동향 2) 책으로 본 한국역사, 어려운 시기는 어떻게 극복했을까
도서유통산업에서는 그 동안 저자의 TV 출연이 책 판매에 많은 영향을 끼쳤었다. 그 중에서도 김미경, 김정운, 강신주 등 TV 강연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독자들에게 관심을 받은 저자가 많았다. 올해는 시대의 특수성과 맞물려 설민석 저자가 그 바통을 이어 받았다.  
올해 한국사 분야는 전년대비 38.3% 상승하며 독자들은 현재의 어려운 시국을 이겨낼 힘을 역사 속에서 찾은 것으로 보인다.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한국사 강사 설민석의 『설민석의 무도한국사 특강』이 먼저 주목 받았다. 계속해서 케이블TV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이순신, 김구, 윤동주 등 임진왜란,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지킨 인물을 중심으로 강연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연령층에서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에 힘입어 올해 출간된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단숨에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기도 하였다.
 
<자료 3. 한국사 분야 내 주요 도서 신장률>
 
■ 동향 3) 책과 캐릭터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마음을 비우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편으로 지난해는 컬러링북이 인기를 끌었다. 컬러링북은 안티 스트레스북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혼자 색칠하고 잡념을 해소하도록 해주었다. 이후 스크래치북, 컷팅북 등 다양한 방식의 책들이 출간되었다.
 
예술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헬로, 카카오 프렌즈』 컬러링북은 출간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메신저 이모티콘 캐릭터가 출판계에도 영향을 미치며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모회사의 이모티콘 캐릭터 전용 카페는 몇 시간을 대기해야 캐릭터 상품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유아 분야에서 캐릭터 접어 만들기가 나오면서 어린이 독자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관심을 얻었다. 인기 캐릭터를 이용하여 표지를 개정한 여행책도 나오며 책과 캐릭터의 콜라보레이션이 늘어났으며, 이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동향 4) 복간 초판본 인기 타고, 시집 활황
올해는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비롯하여 복간 초판본 시집에 대한 독자들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백석의 『사슴』 등 초판본 시집을 예전 활자 느낌 그대로 옮겨서 예스러움을 강조하여 소장욕구를 자극 시켰다.
 
시 분야는 지난해 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30.6%나 상승했다. 하상욱의 『서울시』, 『시 읽는 밤』 등 SNS시 열풍을 타고 20대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고,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등 서정시도 입 소문을 통해 인기를 끌었다.
<자료 4. 시 분야 연도별 신장률>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일생을 담은 영화 동주 개봉과 더불어 그의 유일한 시집에 대해 관심이 쏠렸고, 고전 도서에 대한 리커버 붐이 맞물리면서 복간 초판본 도서가 줄을 이어 나오게 됐다. 이러한 열기에 힘 입어 올해 한국시는 505.7%나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고, 가려뽑은 명시를 한꺼번에 읽고자 하는 독자들이 늘어 나면서 명시 모음도 78.1%가 상승했다
 
<자료 6. 시 분야 내 도서 신장률>

| 김현정 (교보문고 북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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