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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 아저씨의 책상 엿보기 12편] 안광복 선생님"책상, 모든 작업이 끝나고 최후의 담판을 내는 곳"

  • 등록일2012.09.28
  • 조회 8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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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참 다사다난한 시간이었다. 교무실을 선생님만큼이나 자주 들락거렸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반장이나 부반장의 당당한 모습으로 교무실을 찾았던 건 아니다. 불량학생이라 큰 사고를 치고 끌려갔던 것도 아니다. 그저 소소한 사고들을 끊임없이 저질러 늘 고개 숙여 찾아갔던 곳이다. 숙제를 안하고, 준비물을 잊어버리고, 야자를 째고(도망갔다고도 하면 그 느낌이 안 산다), 만화책과 무협지를 보다 걸리는 것과 같은 자잘한 잘못들 때문이었다. 어쨌든 교무실에 찾아가면 그곳에 앉아있던 선생님들의 모습은 늘 당당하고 위엄이 있었다. 특히 시험기간 선생님들만의 은밀하고 비밀스런 행동들은 너무나 부러웠다. 난 이렇게 시험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존재이고 선생님은 답안지 채점을 하는 여유로운 존재 아닌가. 그래서 또 한때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다. 여고 국어선생님이 되어 뜻 모를 시를 지껄이며 여고생들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 하는 훈남 총각 선생님! 물론 내 얼굴과 선생님이 되기 위한 성적은 고려되지 않은 상상이었지만.
 

이번에 찾은 사람은 안광복 철학선생님이다. 현재 중동고등학교에서 철학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경력 17년 차의 베테랑 교사이자 『철학에게 미래를』, 『키워드 인문학』, 『열일곱 살의 인생론』, 『철학자의 설득법』 등은 다수의 책을 낸 저자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철학선생님이란 이력도 특이한대 부지런하게 책까지 이렇게 많이 낸 선생님이라니. 책을 읽어보니 글들에 힘이 가득 실려 있다. 뭔가 무게가 느껴지는 분인데, 어라? 네이버 인물 프로필에 나온 사진을 보니 여느 철학자들의 괴팍하고 강인한 인상이 아닌 사람 좋은 푸근한 인상의 아저씨다. 호기심이 가득 발동한다. 그의 책상을 찾아 단숨에 달려갔다.
 
윤씨 : 우선 어떻게 교사가 되셨는지 설명해주신다면?
안광복 : 저는 사실 교사가 되려고 처음부터 준비했던 사람은 아니에요. 사실 계속 철학 공부를 해서 전문 학자가 되고 싶었었죠. 제가 취직을 하려고 할 때 인문학의 위기라는 것이 절정에 달했을 때에요. 현실적으로 공부를 계속하면서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방안이 교사였기 때문에 차선으로 선생님을 하게 된 케이스에요. 임용되는 과정은 여느 선생님이랑 큰 차이가 없어요. 다만 제가 근무하는 학교가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사립학교에 맞는 시험을 쳤죠.
 
윤씨 : 고등학교 철학 선생님이라니 좀 특별합니다.
안광복 : 제가 철학 교사인데요 전국에 교사 자리가 80여 개밖에 없어요. 정말 자리가 나기 어려운 과목이죠. 제가 중동(고등학교)에 오는 해에 철학교사 자리가 생겼어요. 당시 대학 논술 붐도 영향이 있었죠. 또 한 가지는 이 학교가 삼성이 재단이던 학교였기 때문에 일반적인 교사의 틀에서 선생님을 뽑지 않았어요. 색다른 방식으로 교육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했고, 인문학을 하고 있던 저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했던 거에요. 한마디로 운이 좋았죠.(웃음)
 
윤씨 : 선생님이란 직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안광복 : 96년에 처음 학교에 왔을 때는 학생들 얼굴을 보는 게 아니라 학생들 책상에 어떤 책이 있는지만 봤어요. 저는 공부만 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책에 관심이 많았던 거죠. 그런데 학교에서 1, 2년 지나니까 책이 아니라 학생들 얼굴이 보이더라고요. 표정이 보이고 그 다음에 감성이 느껴졌죠. 학교 선생님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에요. 수천 명의 사람을 보고 공감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 그게 교사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윤씨 : 선생님이란 직업은 책임감이 많이 따르는 직업인 것 같습니다.
안광복 :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어떤 얘기를 하던지 학생한테는 수 백 명의 사람들이 주는 충고나 가르침 중의 일부분이라는 거죠. 내 영향력이 절대적이지는 않을 거라고 봐요. 저는 많은 생각들을 응축해서 핵심을 찔러줄 수 있기 전까지는 학생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내 생각이 충분히 정리가 되고 그 다음에 확신이 서고, 이 말이 저 아이한테 상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뭔가 계기가 될 수 있을 때 말을 건네는 편이죠.
 

학교에 오니 온갖 옛 기억이 떠오른다. 이건 얼마 만에 보는 외출증인지! 야간자율학습, 보충수업 등을 빠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창의력을 발휘했는지 모른다. 씨알도 안 먹힐 거짓말들이었지만 선생님은 종종 속아주며 자유를 맛보게 해주셨다. 하지만 그 감질맛 나는 자유는 나를 더 목마르게 했고 다음날 주어질 응징을 뻔히 알면서도 몇 시간의 즐거움을 위해 도망, 또 도망이었다. 또 사춘기 여고생도 아니면서 쓸데없이 감성은 왜 그렇게도 돋았는지 야간자율학습시간에 전람회와 015B의 노래를 듣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윤씨 : 학생들에게는 어떤 선생님이신가요? 무서운 선생님인지 또는 자상한 선생님이신지?
안광복 : 애들이 부르는 별명은 다중인격장애자입니다.(웃음) 수업시간에 만나는 모습하고 일상생활에서 보는 모습이 다르데요. 그런데 저는 그게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서양 고대철학에 페르소나라는 말이 있어요. 가면이란 뜻인데요. 그리스 연극에서는 그 때 그 때 상황에 걸맞은 가면을 써요. 제가 표출하는 페르소나는 굉장히 괴짜고 목소리 톤도 높고 자극적이고 그런 교사입니다. 그런데 일상에서의 모습은 따뜻한 페르소나를 써요. 물론 담임 교사를 할 때는 행정가로서의 페르소나를 쓰죠. 규칙을 지켜줘야 하기 때문에. 그때 그때 다른 페르소나로 다가가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다중인격이라는 오해를 살 수밖에 없죠.
 
윤씨 : 책도 많이 출간하셨습니다. 최근에 『철학자의 설득법』이란 책을 출간하셨는데요.
안광복 : 저도 17년 동안 교직생활을 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는데, 그래서 깨달은 바는 가르침은 절실할 때 먹혀든다는 거에요. 아이가 무수하게 실수를 하고 시행착오 끝에 도저히 성장할 수 없겠다고 자포자기 할 때가 있어요. 그런 학생이 찾아왔을 때 제가 그 학생의 어려움을 요약해서 한 마디로 가르쳐주면 뭔가 껍질을 깨는 거죠. 애가 도약하는 느낌이 있거든요. 『철학자의 설득법』에 담겨있는 건 제 17년 동안의 교습방법을 모아둔 거에요.
 
윤씨 :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책을 쓰셨다고 했는데, 책을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안광복 : 원고가 모였으니까 책을 쓴 거죠.(웃음) 계기는 없어요. 저도 어렸을 때 굉장히 심한 말더듬이였어요.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어느 순간 이러면 되겠구나 하고 머리가 확 퍼지는 통찰의 순간이 있거든요. 그런 순간에는 새벽 두 시가 되었든 세시가 되었든 짤막한 문단이라도 글로 써서 정리를 해요.
 
윤씨 : 책에는 삶을 살아가는 주옥 같은 이론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역시 실천은 쉽지 않은 것 같네요.
안광복 : 전 롯데 자이언트 감독이었던 로이스터 감독이 했던 얘기인데요. no fear’ 딱 맞는 거 같아요. 최고의 강타자도 열 번 타석에 서면 3번 안타치고 7번 죽어요. 말하기 하고 글쓰기도 실패가 그만큼 많아야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에요. 그래서 두려워하지 말고 쓰고 말하라는 게 최고의 조언인 것 같아요. 그리고 반성하는 것도 잊어선 안되죠. 왜 제대로 안됐는지에 대하여.
 
윤씨 : 소통을 위한 언어의 기술에 대해서 유독 강조하셨는데요.
안광복 : 바둑의 고수는 자기가 둬야할 수를 생각하기 보다 상대방의 수를 더 주목해요. 마찬가지로 글을 잘 쓰고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뜻한 바를 100%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지혜로운 소통이라는 것은 내가 무엇을 말할까 보다 내가 무엇을 들어야 할까에 더 집중하는 거에요. 듣기 훈련이 잘 된 사람은 말도 잘하게 돼요. 자신보다 상대방한테 포커스를 두는 의사소통. 그게 지혜로운 의사소통이죠.
 

월간 계획표가 책상 유리 아래 깔려있다. 일정 중간쯤에 있는 용의검사가 눈에 띈다. 이날 또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선생님과 대립하며 갖은 변명과 잔머리를 굴려댈까? 나 역시도 바닥에 질질 끌리는 바지에 엉덩이에 닿을 듯 내린 가방을 매고, 3센치 규정의 머리를 1센치라도 더 길러보려 노력하며 용의검사를 피해 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러운 일이고 학생은 학생다울 때 가장 아름답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뭐 씨알도 안 먹힐 테니 잔소리는 선생님에게 맡긴다.
 
윤씨 : 선생님 역시도 실천은 힘드신가요
안광복 : 주자가 동아시아 최고의 성현(聖賢)이라고 하지만 주자는 알코올중독자였어요. 스스로 나는 왜 술을 먹고 성질을 부렸나 하면서 자성하는 글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 이야기를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어떤 전문가는 거꾸로 콤플렉스가 엄청나게 심한 사람이에요.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사람이 최고의 배우가 되듯이 이론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거꾸로 일상에서 많이 실패했던 사람이에요. 실패를 오히려 두려워하지 않고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계속되는 거죠.
 
저 역시 실천이 힘들죠. 매번 왜 안되었나 생각을 합니다. 그런 통찰이 있으면 메모를 해요. 끊임없이 메모하고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찾으려고 하죠. 대개는 가슴에서 해결되지 않은 게 글로 이어지죠. 왜 그럴까? 모든 문제는 내 자신의 콤플렉스부터 시작을 하죠.
 
윤씨 : 혹시 선생님이 된 것을 후회한 적은 없었나요?
안광복 : 매일 같이 후회하고 매일 같이 감동하죠.(웃음) 모든 직장인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만족한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에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웃음) 제 수첩에는 하루에 쳐내야 할 일들이 아침마다 열 개가 넘게 떠요. 어휴 하고 한숨을 쉬는데 저녁에 끝날 때는 뿌듯합니다. 내가 이만큼 성장하고 오늘의 고난을 치렀구나. 내 봉급만큼 내 역할을 했구나.
 

수첩을 보니 오늘 해야 할 일들이 깨알 같은 글씨로 빼곡히 적혀있다. 선생님은 그저 학생들만 가르치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많은 학생들을 관리하고 소통하는 일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 대하는 일 아닌가. 더구나 아직 인성이 덜 만들어진 철없는 아이들을 상대하는 일이라니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윤씨 : 어떤 일들이 그렇게 많은가요?
안광복 : 감정노동이 굉장히 심해요. 옛날의 선생님은 호통치는 직업이었지만 지금의 선생님은 공감해주는 직업이에요. 학부모도 힘들고 애도 힘들고 위에 있는 분들도 힘들고 후배 선생님도 힘듭니다. 그 역할을 다 들어주는 역할이에요. 너는 이렇게 힘들구나. 참 그렇구나. 선생님은 그런 감정을 정화시켜주는 하수처리장이라고 생각해요.(웃음) 그러면서 자기 자신도 다독여 주고. 너도 힘들구나 하면서.
 

책상 사이 학생들에게 압수한 공이 가득 쌓여 있다. 쉬는 시간 10분 동안 운동장까지 나갈 시간은 없으니 그렇다면 방법은 그냥 교실에서 하는 수밖에. 책상을 한쪽으로 밀어놓고 좁은 교실 바닥에서 공을 이리저리 차며 노는 아이들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선생님의 입장에선 신성한 교실의 평화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 그럼 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어쩌란 말인가? 아이들은 차고 싶고 공은 튀고 싶다!
 
윤씨 : 지금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안광복 : 담임은요 여러 가지 역할을 해요. 표현이 좀 그렇지만 간수역할도 하고요, 변호사 역할도 하고 엄마의 역할도 해요. 생활이 어려운 애들은 다독여야 하죠. 또 때론 엄한 아버지 역할도 합니다. 사회적으로 봤을 때 조금씩 바뀌기는 하지만 애한테 매를 들어도 책임에서 면제될 수 있는 사람이 부모님과 선생님이기도 하죠. 담임이 오죽했으면 그랬겠냐 하고 공감해주는 부분이 있어요. 그 정도로 학생들하고 밀착해 있어요. 법을 뛰어넘는 무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게 담임이죠.
 
말썽을 부리고 담임 선생님에게 끌려 교무실에 갈 때는 눈물이 찔끔나게 혼쭐이 나곤 했지만 다른 과목 선생님에게 걸려 교무실에 가면 또 두둔해주시는 게 담임 선생님이기도 하다.
 
윤씨 : 담임이란 역할은 많은 책임이 따르지만 그래서인지 욕도 많이 먹는 것 같습니다.
안광복 : 요구사항이 많기 때문에 욕도 많이 먹는 거죠. 그만큼 많은 것을 기대하는 거죠. 그런데 욕을 먹는 것도 초년병 교사 때는 상처를 받지만요 베테랑 교사들은 그것도 자기의 업무 수행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받아들여요.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는요 환자가 소리를 지르건 어쩌건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병만 바라보거든요. 선생님은 심지가 굳어야 하고 강해야 합니다. 납득을 시켜야 하고, 무수한 오해도 있지만 지나가며 겸허하게 수용해야 하기도 하죠.
 

선생님과 얘기를 나눌수록 옛 기억이 떠올라 기분이 야릇하다. 그런데 한편으론 벌써 이렇게 많이 변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벌써 십 년도 넘었으니, 먼지 폴폴 풍기며 건강에 몹시도 해로운 분필이 수성사인펜으로 바뀐 것 정도는 당연한 얘기겠지. 그런데 왠지 모를 이 허전한 이 기분은 뭘까? 분필던지기, 분필지우개 털기 따위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추억이 되어서인가?
 
윤씨 : 17년 동안 선생님으로 생활하셨습니다. 아이들과 소통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안광복 : 똑같은 아이는 하나도 없다는 거죠. 내가 전달하려는 의도와 아이가 받으려는 메시지는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해요. 또 내 감정이 올라왔을 때는 절대 학생을 상대하지 않아요. 감정이 가라앉고 냉철해지고 정말 교육 전문가로서 자신감이 있을 때 학생을 만나는 거죠.
 
윤씨 : 예전 학생과 요즘 학생들은 많이 다른가요?
안광복 : 많이 달라졌죠. 아이들이 많이 관리되었고요. 선진국의 문제이기도 한데 교육은 점점 섬세해져요. 사교육은 더 섬세하죠. 그러다 보니까 자기 스스로 문제 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많이 떨어졌어요. 인문교육이 강조되는 건 어떤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걸 보안할 수 있으니까요.
 
나이가 들어서 사회생활을 해보니 왜 사회생활은 이렇게도 힘들고 배울 것 투성인데 학교에선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눈치보기, 아부하기, 줄 잘서기, 기회 엿보기, 싫은 사람들과 지내기, 돈 잘 벌고 잘 쓰기, 건전한(?) 연애하기 등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은데 겨우 윤리란 이름으로(지금도 윤리라는 과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배웠던 게 전부다. 물론 영어, 수학, 과학 등도 중요하지만 철학, 윤리, 논술 등과 그 중요함의 비중이 재분배되어야 할 듯하다.  
 
윤씨 : 나이를 먹으며 철학, 도덕, 윤리, 언어에 대한 학창시절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살아가면서 정말 필요한 부분인데 그 중요성이 너무 간과되는 느낌입니다.
안광복 : 십 년 동안 ‘대증요법’이 너무 유행했었어요. ‘대증요법’이라는 건 다리가 아플 때 파스를 붙이는 식의 교육이거든요. 국제화가 강조되니까 영어를 해야 한다, 수학 능력이 떨어질 때는 수학을 해야 한다고 하는 식이죠. 그러니 계속 학원을 전전하고 또 나이가 들어도 취직학원을 전전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져요. 영혼에 근력이 없어서 그래요. 영혼에 기초적인 체력이 있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해도 할 수 있으니까요. 요즘은 영혼의 근력을 키우는 작업이 강조되고 있어요. 교육이 다시 근원으로 돌아가는 거죠.
 
윤씨 : 선생님이 꿈꾸는 이상적인 선생님의 모습이 있다면요?
안광복 : 대한민국 교직계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요 교사도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있다는 거에요. 우리나라에서는 교사와 교수의 갭이 너무 커요. 교사는 자기 의견을 내기 어렵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기껏해야 자문역할이나 평가역할이지 주도적으로 교육이론을 제시하는 주체로는 여겨지지 않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건 필자로서, 학위를 가진 교사로서, 교사도 교육전문가일수 있고 인문학자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윤씨 :
선생님에게 책상이란 어떤 곳인가요?
안광복 : 작업대죠. 생각을 재우는 공간. 책상에서는 다양한 일들을 합니다. 업무도 보고 7 이후에는 원고도 쓰고요. 학생도 상담도 하고 엎드려서 자기도 해요. 책상은 집중의 공간이죠. 모든 작업이 끝나고 최후의 담판을 내는 곳이죠. 최후의 승부. 성과는 궁극적으로 책상에서 나오니까요.
 
학교를 다닐 때는 바라본 선생님은 뭔가 다른 존재였다. 부모님은 아니지만 의지하게 되고 또 한편으론 경찰이나 조폭보다 무서운 존재이며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고 있을 것만 같은. 하지만 이제 돌아보니 그들도 유혹 앞에 나약하고 슬픔과 화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었다. 한없이 나약한 존재이지만 학생들 앞에선 흔들릴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걸 알리 없는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자신에게 딱 맞는 정확한 해답을 달라며 재촉하고 떼쓴다. 상상 이상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래도 어떡하겠는가 선생님인데. 조금 더 힘내달라고, 선생님다워 달라고 부탁할 뿐.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
taejin107@kyobobook.co.kr 트위터 @taejin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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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헌책방 답사기를 쓰느라 한동안 열심히 돌아다니다 이제 새롭게 돌아다닐 곳을 찾은 윤씨. 돌아다니는걸 무척 좋아하지만 이제 나이 들어 조금씩 꺼려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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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m**07
  • 2013/01/24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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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0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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