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영역

현재 칼럼 모아보기 전체목록보기

[윤씨 아저씨의 책상 엿보기 5편] 글쓰는 건축가 천경환,“제 책상은 ‘꿈’이란 씨를 뿌려둔 밭이에요

  • 등록일2012.06.28
  • 조회 17137
트위터 페이스북
군대를 갓 다녀오고 힘이 넘쳐날 때 공사장에서 일을 한적이 있다. 물론 본인은 영국 귀족이나 왕자처럼 생겼지만,(물론 나 혼자만의 생각이다) 의외로 힘쓰고 땀내는 일을 좋아한다. 그래서 일부러 힘쓰는 일들을 찾아서 하곤 했다. 이삿짐 운반, 공장의 잡부 그리고 공사장 일꾼 정도? 물론 힘쓰는 일이 알바치고는 일당이 가장 높았다. 아무튼, 공사장 일은 용산 미군기지 안에서 간부들이 살 작은 아파트를 짓는 공사였던 걸로 기억된다. 물론 하찮은, 공사판 최고의 막내였기에 무슨 건물인지 따위는 중요하지도 알 필요도 없었다. 그저 옮기라면 옮기고 파라면 파고 밥 먹으라면 밥 먹고 집에 가라면 가는 일꾼이었으니. 당시 건물을 만든다는 것은 내가 상상하는 것과는 꽤나 큰 차이가 있었다. 의외로 쉽고 간단하게 올라간다는 느낌이랄까? 내 머릿속의 건물이란 개념은 이 정도가 전부였다. 그런데 얼마 전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의 저자 오영욱 작가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그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건물과 건축에 대한 특이한 시각을 보여주는 그의 이야기들은 건축가라는 직업과 건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였다. 건물이라는 것이 그저 살기 위해, 생활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또 하나! 최근 개봉한 <건축학개론>의 한가인 때문에 다시 한번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은 솔직히 고백한다. 아니 정정한다. 한가인이 거의 대부분 관심의 대상이었고 건축은 그저 한가인을 돋보이게 할 부수적인 소재였을 뿐. 하지만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되었다는 안타까운 사실을 뒤로한 채 건축가의 신기한 책상 위나 살펴보자. 구경거리가 많다.
 

이번에 찾은 책상의 주인공은 건축가 천경환의 책상이다. 천경환은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다양한 유형과 규모의 도시건축설계사무소에서 건축가로 일했다. 그리고 얼마 전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자신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건물을 만드는 중이다. 이 정도는 평범한 건축가의 모습이지만 천경환이 다른 건축가와 다른 점은 글쓰는 걸 좋아한다는 점이다. 블로그가 막 이슈가 될 때 올리기 시작한 디자인과 건축에 대한 그의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고 다시 책으로 출간이 되기도 했다. 벌써 두 권의 책을 출간하였고 얼마 전 한 에세이 책의 작업에 참여하는 등 왠지 건축일보다 글쓰는 일을 더 활발히 하는 듯한 모습이다. 건축가이자 작가 천경환의 책상을 살펴보았다.
 
: 우선 작가님을 잘 모르는 독자분들을 위해서 작가님의 소개를 잠깐 해주세요. 어떤 일들을 해오셨고 지금은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시는지?
천경환 : 저는 천경환이라고 하고요 건축가입니다. 99년도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9년에 걸쳐서 다양한 유형의 설계사무소에서 실무를 쌓다가 재작년 9월에 독립을 해서 제 사무소를 꾸렸죠. 책도 출간한 적이 있는데 2007년도에 『나는 바닥에 탐닉한다』라는 책을 냈었고 2009년도에 『어느 게으른 건축가의 디자인 탐험기』라는 책을 냈습니다. 지금은 홍익대학교와 배제대학교에 설계 강의를 나가고 있고요 구청에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좌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건축설계도 하고요.
 
: 작가님은 어떻게 건축가가 되셨나요? 원래 꿈이 건축가였나요?
천경환 : 원래는 물리학과에 가고 싶었는데 집안에서 반대가 많았어요. 물리학은 정말 머리가 좋은 소수만 성공을 한다고 말씀하셨죠. 당시 학원에 다녔는데 학원 강사분이 자기 친구가 건축사인데 돈을 되게 많이 번다고 하는 거에요. 솔깃했죠. 그런데 지금 와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그 한가지만 계기가 된 건 아닌 것 같고 어렸을 때부터 건물이나 디자인 쪽에 많이 노출이 되어서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저희 외삼촌이 그래픽 디자이너셨고 저희 어머니도 시집오기 전에 그쪽 계통에서 일하셨고요. 그 때만해도 해외여행이 흔하지 않을 때였는데 외삼촌이 여기저기 해외를 다녀오실 때마다 찍어온 사진들을 가지고 슬라이드 쇼를 했어요. 그 때 대부분의 사진들이 건축물이었죠. 알게 모르게 그런 영향이 있었던 거 같아요
 
: 책상이 두 개입니다
천경환 : 여기서는 보통 모형을 만들어요. 아니면 손님이 오면 접대를 하거나 건축주가 오시면 여기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도 하고요. 옆면은 주로 제 개인작업을 컴퓨터로 하는 책상입니다.
 

뭔가 신기하고 호기심 자극하는 물건들이 잔뜩 있는 책상이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보던 건물 모형들도 있다. 이 작은 스티로폼 건물 모형들이 앞으로 만들어질 건물이란 말이지? 뭔가 초등학교 시절 미술시간이 떠오른다. 수수깡과 찰흙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시간이 내가 학교를 다니는 유일한 기쁨이자 즐거움이었는데… 어쨌든 이런 작은 건물 모형일지라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갈까를 가만히 생각하다 문득 어린 시절 문방구에서 팔던 공룡인형이 떠올랐다. 손가락만한 공룡 인형은 물속에 넣어두면 신기하게도 다음날 5~6배로 커져버리는 녀석이었다. 당시 그 인형의 무섭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분명 어른들은 모르는 성장의 비밀이 담겨 있을 거라고 몰래 생각하고 좋아했던 나란 녀석, 내가 생각해도 터무니 없을 때가 많다. 어쨌든 이 건축 모형을 물속에 넣어두고 다음날 진짜 크기의 건물이 되어버렸으면 하는 상상을 해본다. 그럼 나도 건물 하나 만들어볼 텐데.
 
: 건축가는 손재주가 좋아야 할 것 같습니다.
천경환 : 어렸을 때부터 장난감 가지고 맞추는 거 엄청 좋아했어요. 어렸을 때 이런 로봇 장난감이나 레고 블록 맞추기에 몰입해서 놀았었죠. 이런저런 자양분이 저도 모르게 깔려 있었던 거 같아요.
 
: 건축과에 들어가셨는데 막상 가보니까 어떠셨나요?
천경환 : 저는 실망을 많이 했었어요. 디자인을 하고 싶은데 건축공학과라고 해서 공과 대학에 속해있고 특히 1학년 때는 디자인하고 상관없는 것들은 많이 배웠어요 커리큘럼이 그렇게 짜여있었거든요 지금은 많이 달라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92학번인데 그때만해도 화학, 물리학 실험, 컴퓨터 언어 그런걸 배웠어요. 학교에 실망을 많이 했죠.
 
: 그러다 어떻게 재미를 붙이게 되셨어요?
천경환 : 학교 수업이나 커리큘럼은 제가 기대했던 거랑 많이 달랐었는데 제가 원래 하고 싶었던 욕망을 충족시킬 기회는 다른 것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잡지사에서 개최하는 공모전도 있었고 그 외 여러 공모전에 도전했었고. 저와 관심사가 비슷한 선배들과 어울리면서 여기저기 동네 답사도 다녔고요. 선배들이 하고있는 설계 작업을 돕기도 하고 또 학교 도서관에 있는 건축잡지들을 무작정 보면서 그려보기도 하고 그랬죠.
 
: 건축하시는 분들은 그림을 잘 그려야 할거 같습니다. 그런데 그림이라는 게 엄청나게 오랫동안 배우거나 재능이 없으면 힘들 텐데 어떠세요? 원래 그림을 좀 그리셨는지 아니면 연습을 하신 건지?
천경환 : 초등학교 중학교 때는 만화 그리는 걸 무척 좋아했는데 어머니는 되게 싫어하셨어요. 연습장을 사다가 만화를 그리고 있으면 한 두 페이지 채워질 때쯤이면 뺏어가고 채워질 때쯤이면 뺏어가시고 그런 일들이 반복됐었죠. 그런데 솔직히 말씀 드리면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은 아니에요. 다만 일을 하다가 제 생각을 전달하거나 할 때 그림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리고 있긴 하죠. 그런데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정도의 그림이면 충분해요. 또 요즘은 컴퓨터도 발달을 하고 모형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재료들도 많이 나오기도 해서 당장 그림실력이 조금 부족하더라고 괜찮아요.
 

건축모형물을 만들 때 사용하는 스티로폼을 자르는 기계가 보인다. 뭔가 신기하고 가장 흥미롭다. 한번 작동해 볼 수 있냐고 묻자 바로 시범을 보여주는 천 작가. 가느다란 실톱에 열이 가해지고 그 열로 스티로폼이 잘리는 원리였다. 스티로폼이 열에 잘리며 몸에 안 좋을 것 같은 화학냄새를 풍기며 살짝 연기가 피어 오른다. 엄청나게 신기하다! 직접 해보고 싶었지만 스티로폼을 단칼에 잘라내는 기계의 강한 위엄에 살짝 두려움이 느껴져 섣불리 만지지는 않았다. 조용히 셔터를 누를 뿐.
 

: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해도 되는데 굳이 나온 이유는 뭔가요?
천경환 : 사실은 건축설계사무소에 일을 하고 있었는데 태생적으로 집단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것도 있었던 거 같고 저는 직장생활이 그렇게 행복하지 못했어요. 건축설계라는게 굉장히 광범위 해요. 건물 하나를 짓더라도 그 건물에 있어 중요하다고 보는 것들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거든요. 문제없이 무난하게 설계해서 빨리 넘겨서 그런 식으로 집중해서 할 수도 있지만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거기에 의미를 넣고 싶고, 그저 그런 건물이 아니라 사람들 가슴에 뭔가 안겨줄 수 있는 건물을 만들고 싶죠. 의미를 넣고 싶은 거에요. 뭔가 고민을 많이 해서 건물을 만드는 것은 되게 어려울 수도 있거든요. 설계에 대해 조직원과 공통되고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그런 게 조금 어려웠어요. 그래서 나오게 된 거죠. 이런저런 이유로.
 

건축가는 뭔가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임에 틀림없다. 도면도 그려야 하고 모형도 만들고 또 컴퓨터도 잘 다뤄야 한다. 그리고 실제 건축현장에서 건물이 잘 만들어지는지도 관리해야 하는, 생각만해도 피곤한 직업임에 틀림없다. 역시 예전 공사판에서 일할 때 보고 느꼈던 건축과는 전혀 다른 세계다.
 
: 내가 건축한 디자인으로 완성된 건물을 보면 기분이 어떤가요?
천경환 : 제가 독립해서 직접 만든 건물을 본 경우는 아직 없어요. 예전 회사를 다닐 때 제가 주도를 해서 지어진 건물이 눈앞에 완성될 때가 있었는데 두근두근했죠. 그림이나 모형상으로만 보면서 상상을 했던 게 그대로 눈앞에 펼쳐지니까 많이 신기하죠. 건물을 처음 봤을 때 드는 생각은내가 설계한 건물이 이거였나?’에요. 많이 낯설어요.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면 그 낯설었던 생각이 조금씩 누그러들면서 친숙해지죠. 그러다 다시 사무소에 돌아와서 도면을 보면 똑같은 도면인데 조금 다르게 보이고 신기하죠.
 

:
도면을 그리는 일에 대한 책임감이 커질 것 같습니다.
천경환 : 제 도면 때문에 건물을 짓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흔들리거나 마찰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요. 똑같은 상황을 표현하는데 도면들끼리 표현하는 정보가 서로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요. 실수로. 그러면 건물을 짓는 분들로부터 질문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비웃음을 받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설계자로서의 어떤 품위랄까 그게 좀 깎이기도 하죠. 도면에 실수를 했다던지 혹은 도면상에서는 괜찮다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지어놓고 보니깐 문제가 생기고 그럴 때 많이 긴장을 하게 되고 말씀하셨던 책임감이 다시금 확인이 되고 그래요.
 

:
지금 작업하고 계신 건물은 어떤 건가요?
천경환 : 이건 경기도 모처의 팬션을 계획하고 있는거고, 이건 서울 모처의 원룸을 기획하고 있는거고요.
 
: 책을 쓰셨더라고요 어떤 계기로 책을 쓰게 되었나요?
천경환 : 저는 아주 예전부터 뭔가 제 생각을 드러내고, 뽐내고 칭찬받고 그런 상황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뭔가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했었고 한편으로는 글을 쓰는 걸 즐겼었거든요. 지금은 안 쓰지만 일기도 열심히 썼었고. 그런데 2004년도 여름쯤에 한참 블로그라는 게 많이 화제가 되고 여기저기 신문기사에도 블로그를 다루는 기사들이 나오고 그랬어요.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블로그를 해볼만하다 그런 얘기도 많이 있었고. 블로그를 통해 책을 낼 수도 있다는 기사도 있었고요. 이건 딱 나를 위한 거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언젠가는 책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블로그를 시작을 했죠. 2006년쯤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2년인가 3년인가 지나고 보니깐 양도 많아지더라고요. 이 정도면 뭔가 책을 낼 수 있겠다 싶어서 출판사에 연락을 했고 운 좋게 책을 출간하게 되었죠.
 

:
소장님은 건축가로서의 꿈은?
천경환 :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돈 많이 벌고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그 과정에서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제가 지은 건물로 여러 사람이 행복해하고 만족해한다면 영광이죠. 너는 어떤 건물을 짓고 싶냐는 질문을 흔히 듣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개방된, 여러 사람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건물을 짓고 싶어요. 그리고 제 생각이나 제 가치관에 동감을 해주시는 건축주가 그런 건물을 지으려고 나한테 의뢰를 한다면 그 때 가장 행복할 것 같아요. 용도가 무엇이 되었든 여러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건물이면 짓고 싶어요.
 

:
상상을 즐기신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어떤 상상을 즐기셨나요?
천경환 : 상상이라고 해서 현실하고 전혀 상관없는 그런 상상이 아니라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상상을 해요. 강의 준비를 하면서 현실에 대해서 파고들게 되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상상을 하게 되죠. 이 멘홀 뚜껑의 디자인은 이게 최선인가? 이것보다 더 좋은 상황은 없을까? 혹은 벤치가 이런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기는데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런 상상이 현실이 된다는 거죠. 만약에 서울 어느 동네의 벤치를 보면서 나름대로 느꼈던 문제 의식을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다 여행을 가면 저도 모르게 고민이 해결된 상태의 물건과 조우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는 재미있죠. 누군가 나랑 같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
 
: 작가님에게 책상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천경환 : 책상은 제 꿈이 시작되는 곳이죠. 제 책상을 보면 두서가 없어요. 어지럽고 혼란스러워 보이고 저런 게 왜 책상 위에 올라가 있지 할 수도 있고. 하지만 저로서는 나름의 질서가 있거든요. 책상 위의 여러 물건들은 제가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반이 되는 것들이죠. 밭이라고 볼 수 있죠. 꿈을 키우기 위한 밭? 씨 뿌리기 전의 밭? 씨를 뿌리고 기다리는 농부가 밭을 바라보는 느낌이 제가 책상을 바라보는 느낌이 아닐까요. 일거리가 없을 때는 뭔가 어지럽지 않은 편인데 일이 생길 때는 많이 어지러워지고. 적당히 어지러워질 때는 일이 많은 거죠 : 책상이 어질러질수록 소장님에게는 좋은 거네요. 천경환 : 그렇죠.(웃음)
 

이분 뭔가 확실히 특이하긴 한 사람이다. 책에 꽂힌 책들을 가만히 살펴보니 책장 모서리 귀퉁이에 모두 도장이 찍혀 있다. 책을 잃어버릴까 봐 혹은 누가 훔쳐갈까 봐 이렇게 도장을 찍어둔 건 아닐테고. 아니면 예쁘게 도장을 팠는데 찍을 때가 없어서 이리저리 아무 곳에나 찍는 걸까?
 
: 도장은 왜 찍나요?
천경환 : 제 책이라는 뜻도 있고 저 책에 도장을 찍는 순간 이 책의 자양분을 제 방식대로 소화해내겠다는 의지가 표현되는 거죠. 이런 책들이 하나의 도장으로 묶이는 순간 이걸 바탕으로 제가 뭔가를 창조하는 거고. 전혀 다른 종류의 책들이지만 이렇게 같이 도장이 찍히면 버무려져서 뭔가 나만의 이야기가 나오길 기대하죠.
 

: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있다면?
천경환 : 이 책 『사라진 건축의 그림자』는 제가 너무 존경하는 교수님께서 이번에 내신 책인데요 전통건축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샀어요. 이건 안도 다다오라는 제가 너무 존경하고 사랑하는 건축가의 책 『건축을 꿈꾸다』인데 작가가 젊었을 때 세상의 건축을 바라보는 자신의 관점에 대해서 이야기한 책이에요. 그리고 『삼저주의』라는 역시 일본건축가의 책도 읽고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히 생각해오던, 어디에나 있고 심지어 내가 지금 머물고 있는 이 건물 역시도 누군가에 의해 지어진 것이다. 분명 건축가의 수많은 고민과 고뇌, 열정과 노력으로 지어졌을 것이다. 지금 여기 나의 책상이 놓인 건물 역시 처음에는 스티로폼 조각이었을 거란 걸 생각하니 새삼 신기하다. 그러고 보니 처음에는 건축가의 머릿속에만 있었던 것 아닌가! 알면 알수록 신기한 책상 엿보기다.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
taejin107@kyobobook.co.kr, 트위터 @taejin107
 
[기술/공학] 어느 게으른 건축가의 디자인 탐험기
천경환 | 걷는나무
2009.12.07
[시/에세이] 나는 바닥에 탐닉한다
천경환 | 갤리온
2007.09.19

윤씨 아저씨의 책상 엿보기

윤씨 아저씨의 책상 엿보기
칼럼 헌책방 답사기를 쓰느라 한동안 열심히 돌아다니다 이제 새롭게 돌아다닐 곳을 찾은 윤씨. 돌아다니는걸 무척 좋아하지만 이제 나이 들어 조금씩 꺼려하는 중.
  • 퍼가기 인쇄 트위터 페이스북

칼럼 모아보기

최신기사 보기

전체목록보기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댓글등록

현재 0 / 4000 bytes (최대 한글 2000자, 영문 4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