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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 아저씨의 책상 엿보기 4편] 광고의 왕! 김홍탁 그의 책상은, ‘상상력의 공간’

  • 등록일2012.06.20
  • 조회 16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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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창 중에 광고 일을 하는 친구가 있다. 학교 다닐 때부터 광고에 미쳐 살았던 친구다. 한동안 이 친구의 자취방을 무단점거하며 신세를 진 적이 있는데 이 친구녀석은 언제나 광고책을 끼고 살며 공부 또 공부, 오직 공부였다. 매일 곁에서 술 마시고 놀자판인 나의 모습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광고 일을 하고 싶다는 녀석의 신념과 의지는 불 같았고 결국 그 친구는 그토록 원하던 광고쟁이가 되어 현재 L모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런데 이 친구의 페이스북을 보면 지겹지도 않은지 아직까지도 온통 광고 얘기뿐이다. 뿐만 아니라 잦은 야근도 즐거워하는 눈치니 솔직한 생각으로 조금 미친 거 같기도 하다. 그래서 또 궁금해졌다. 광고하는 사람들은 다 이런가? 또 그들의 책상에는 뭐가 있길래 하루종일 사무실에서도 신나는 걸까?
 
사실 광고를 만드는 사람이 누가 있는지 또 누가 유명한지 알 턱이 없다. 그래서 친구녀석에게 한 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주저없이 한 사람을 추천했다. 김홍탁이란다. 이 낯선, 하지만 조금 재미있는 이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물었더니 그저 인터넷을 뒤져보란다. 설명 따윈 필요 없다며. 조금 귀찮았지만 호기심이 생겨 검색을 시작했다.
 
김홍탁은 현재 삼성전자, 삼성생명, CJ, 맥심 등의 광고를 담당하고 있고 한 때 삼성전자의 애니콜 월드와이드 광고캠페인을 주도했던 주인공이다. ! 놀랍기 시작한다. 그는 각종 광고제에서 상을 휩쓸었는데 뉴욕페스티벌 금상/은상/파이널리스트, IBA광고제 위너/파이널리스트, 런던광고제 파이널리스트, 대한민국광고제 금상/동상,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 대상 등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상을 받았으며 2011년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칸 광고제 심사위원으로 초청되기도 했다. 또한 얼마 전에는 빌게이츠 재단이 주최하는 광고 아이디어 모집 행사에 심사위원으로 초청받기도 했다고 하니 광고계에서 그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광고계에서 그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 누가 더 있겠는가. 그를 만나기 위해 현재 그가 일하고 있는 제일기획을 찾았다.
 

:
우선 가장 뻔한 질문부터 하겠습니다. 어떻게 광고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김홍탁 :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에요. 늘 반복되는 질문인데 제가 광고를 시작할 때는 지금처럼 대학을 다니면서 광고를 전공하고 광고 공모전을 하고 이렇게 치열하게 하진 않았어요. 조금 우연하게 시작하게 되었는데. 저는 그저 일반적인 일들은 못할 거 같았고 창의적이고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글쓰는 일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을 했고 글로 먹고 살만한 일이 뭔가 찾아보다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죠. 그렇게 우연히 시작했어요. 사실 글 쓰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거나 공부를 해서 대학교수가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인생이 꼭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하지만 광고 일도 크게 벗어난 건 아니에요. 글로 커뮤니케이션하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수용자들과 소통하는거니까요.
 
: 광고에 대해 남들과는 달리 소질이 있다고 생각했나요?
김홍탁 : 글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안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어요. 그런데 사실 그 때 담임선생님 덕분에 재능이 많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어릴 때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지금 생각하면 그분이 과도하게 칭찬을 해주신 거지만, 예를 들어 넌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글을 잘 쓰는 아이란다 하면서. 물론 재능은 있었겠죠. 그때부터 자신감을 갖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사전 가지고 노는 게 습관이 되었어요. 모르는 단어들 있으면 바로 찾아보고 그랬죠. 그러다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문예부장을 했고 대학가서도 교재들도 만들고 계속 백일장에 나가고. 자연히 책도 많이 읽었고요.
 
: 광고인이 되기 위해 회사에 입사한 것 말고 다른 특별한 경험이 있다면?  
김홍탁 : 저는 그런 과정이 없었어요. 지금은 워낙 치열해지고 광고회사에서 많은 스펙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저희 때는 광고 공모전 같은 것들이 없었어요. 또 학교에 광고 동아리도 없었고. 잠재능력을 보고 뽑았죠. 선배 카피라이터들을 보면 문인들이 많았어요. 속된말로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이 카피라이터들이 되고. 그래서 보면 그 당시 카피들이 훨씬 깊이가 있어요. 흔히 말하는 바디카피라고 하는 걸 보면 진정성이 있고 정말 애정을 갖고 썼구나 하는 것들이 눈에 띄죠. 요즘 카피도 눈길을 끄는 게 있긴 하지만 열정 같은 게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
 

:
광고인으로 사는 건 어떤가요?
김홍탁 : 광고인이 재미는 있는데요 정말 이게 좋아서 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든 직업이에요. 너무나 힘들죠. 창작하는 사람은 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 사람이잖아요. 영화를 만드는 걸 보면 매년 만드는 게 아니라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치고 한편을 만들잖아요. 책도 그렇고. 작가가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있어요. 하지만 광고는 보면 그 준비의 기간이 너무 짧아요. 항상 두 세 프로젝트가 동시에 돌아가거든요. 게다가 매번 할 때마다 다른 작업들이에요. 반복이라는 게 없어요. 지금까지 통틀어 천 개의 프로젝트를 했다면 천 가지 다른걸 만든 거에요. 제가 단언하는데 지구상에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티브한 직업 중에서는 제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일 거에요.
 
: 창작이란 게 노력한다고 나오는 게 아닌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습니다.
김홍탁 : 광고는 철저하게 팀웍이 중요하죠. 혼자서는 할 수가 없어요. 팀을 통해서 하나의 러프한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 아이디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게 싹수가 있다는 걸 판단하는 게 중요해요. 그 작업을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해요. 인큐베이팅한다고 하거든요 숙성시키는 거죠. 굉장히 중요해요. 광고는 철저하게 팀플레이어에요. 어떤 사람들은 멋진 광고란 누구 한 사람의 광고 천재가 만들어낸다고 하는데요 절대로 가능하지 않아요. 어떻게 한 사람이 천 몇 개를 만들어낼 수가 있겠어요.
 

:
광고는 매출에 영향을 받습니다. 창작의 고통과 매출의 압박까지 스트레스가 많을 것 같습니다.
김홍탁 : 많아요. 가령 한 아티스트가 작품으로 대중의 호응을 받을 수도 받지 못할 수도 있어요. 자신이 혼자 만들고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것이기 때문에 반응이 없어도 무식한 독자들!’ 이래 버려도 되거든요. 하지만 광고는 광고를 했는데 매출이나 인지도가 오르지 않는다 그러면 돈 낸 광고주로부터 계속 압박이 들어오는 거죠. 매번 할 때마다 결과치에 대한 확인을 받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요.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냐마는 광고는 그 강도가 무척이나 심해 보인다. 아무리 멋지고 훌륭한 광고를 만들어도 제품의 매출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저 자기 만족이 될 뿐. 창작의 고통과 매출의 고통까지 그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 하지만 대중으로부터 반응이 오거나 매출이 오르는걸 보게 되면 다른 어떤 것보다 즐거움과 만족을 느낄 것 같습니다.
김홍탁 : 시장에서 좋은 반응이 오고 광고주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을  그리고 광고제에서 상을 받을 때 가장 기분이 좋죠. 저기 있는 상들은 다 작년에 받은 거에요. 하나를 잘 만들어놓으면 그 작품이 돌아가면서 효자 노릇을 하죠.
 
: 상을 하도 많이 받아서 이제는 상에 대해 무뎌졌을 거 같은데요.
김홍탁 : 그래도 좋죠. 상 받는 건. 왜냐하면 고생에 대한 보답을 받는 거니까. 이 광고계는 상 받은 걸로 랭킹이 매겨져요. 광고대행사의 랭킹과 개인의 랭킹이 광고제에서 받은 상으로 매겨지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상 받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그리고 그게 단순히 명예가 아니라 회사를 옮길 때 돈을 더 받게 되는 근거가 돼요. 그래서 서양사람들은 광고에서 상 받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죠. 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그렇지 않죠.
 
: 매출 위주로 평가될 거 같은데 의외네요.
김홍탁 : 광고제라는 것은 .. 저도 심사를 많이 해봤지만 크레이티브, 뉴아이디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칭찬해주고 북돋아주는 건 단언하건대 광고를 따라올 게 없어요. 오로지 초점이 그거에요 심사를 할 때. 이게 새로운 것인가 아닌가. 정말 엄청나죠.
 

:
이 표범 인형은 뭔가요
김홍탁 : 직원들이 사준 건데 선물 받은 거에요. 근처 커피숍에서 이런 동물 인형들을 팔아요. 거기서 각자 닮은걸 사서 준건데 저한테는 이 표범을 주더라고요. 이미지가 비슷한가 봐요.
 
그러고보니 표범과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여유로운 사자의 모습도 엿보이고. 조용하고 느긋한 그의 말투와 달리 눈빛과 풍기는 포스는 야생의 맹수와도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의외의 모습도 금방 보인다.  
 
김홍탁 : 이거 찍어주세요. 우리 와이프 시집이에요.
 
책상 위에 있는 시집을 가리키며 아내가 이번에 출간한 시집이라고 자랑(?)아닌 자랑을. 사자와 같은 포스를 풍기지만 그 역시 한 여자의 남편이었다. 뭔가 인간적인 모습을 엿본 것 같기도 하고. 문득 아내를 위해 작정하고 책 홍보를 한다면 베스트셀러는 문제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아내와 남편이 모두 창의적인 일을 한다는 것이 재미있게 보였다. 역시 사람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난다. 아니 만나서 비슷해지는 건가?
 
김홍탁 : 이게 두번째 시집이에요.
 
: 어떠세요? 아내 분의 시집을 읽으면.
김홍탁 : 저도 한때는 시를 썼기 때문에 잘 알죠. 시 하나를 쓰는 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시를 쓰는 건 글을 쓰는 것이지만 버리는 작업이기도 해요. 계속 쓰고 군더더기 버리고 또 집어넣고. 시 하나를 완성하는 건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이에요. 시집을 보면 글 안에 빽빽하게 밀도있게 들어가 있는 고통과 불면의 밤, 한숨이 다 보여요. 사실 저도 예전에 신춘문예 최종심사까지는 올라갔었어요. 그러다 아내가 먼저 신춘문예 당선이 되고 집에 문인은 한 사람만 있으면 됐지 하고 더 이상 도전하지 않긴 하지만요.  
 

김홍탁의 책상 역시 깨끗하다. 그러니 뭔가 재미있고 볼거리가 가득한 사진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겠다. 사진 찍는 본인 역시 마음이 답답할 뿐이다. 뭘 좀 찍어야 하는데 찍을게 없다. 약간 당황스럽다. 지금까지 4명의 책상 주인을 만났는데 3명의 책상이 깨끗했다. 이쯤 되면 잘 나가는 사람들의 책상은 깨끗하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려도 될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다. 내 주위만 둘러봐도 지저분한 책상들이 주위 가득한데 말이다. 책상의 모습이야 사람의 성격마다 달라지겠지만 문득 직군에 따라서도 그 더러움의 정도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니 어쩌면 직급에 따라 달라지는 걸지도? 아직까지 몇 명의 책상밖에 보지 못했으니 분석해볼 수는 없지만 나중에 칼럼의 횟수가 늘어나게 되면 한번쯤 정리해봐야겠다. 실처럼 가느다란 칼럼의 수명을 살짝 늘려보기 위한, 또 스스로를 채찍질 하기 위한 나름의 꼼수다. 사실 분석 따위 알게 뭐냐고
 
: 책상이 참 깨끗합니다.
김홍탁 : 제가 그렇게 깔끔하지는 않은데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깐 빨리빨리 치우지 않으면 금방 어지러워져요. 그래서 바로 바로 정리하는 편이에요.
 
: 저 뒤의 큰 사진은 뭔가요?
 

김홍탁 :
제 작품이에요. 디자인하우스에서 창립 30주년 맞춰서 작가들 선정해서 작품을 두 개씩 받았어요.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인물을 가지고 해석하는 프로젝트였는데 저는 선덕여왕을 골랐어요.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여성이 정권을 잡았던 건 신라시대 선덕여왕 밖에 없었거든요. 우리나라 남자들의 철없는 일상 그걸 현명하고 지혜로움의 상징인 선덕여왕이 내려다보는 거죠. 제목이 여왕이 내려다본다에요.
 
: 요즘은 광고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와 기술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광고를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변화는 어떤가요?
김홍탁 : 최근에 많이 바뀌고 있어요. TV로 광고하는 시대는 갔어요. 물론 아직까지는 TV를 통한 광고가 주류이기는 하지만. 아이패드나 스마트폰과 같은 기술의 발달 때문에 광고도 변해야 하죠. 변화를 쫓아야 하기도 하고 앞서가야 하기도 해요. 일단 언제나 변화는 따라가야겠지만 근래 2~3년은 굉장히 빨리 변하고 있죠. 그런 얘기가 있죠. 인류가 태어나서 2003년까지 만들어진 데이터 양을 이제는 이틀이면 만들 수 있다는. 엄청난 시대죠. 요즘 자료가 없어서 뭘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죠.
 
: 변명이 통하지 않는 시대네요. 멋지고 화려해 보이지만 역시 쉽지 않은 일들일 것 같아요. 광고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홍탁 : 흔히 상투적인 말로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단연코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좋아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고 제가 좋아는 하지만 그것에 대한 능력이 없을 때 그 때는 좌절이 더 큰 거죠. 누구나 다 자신의 재능이 있거든요. 그걸 찾고 계발해야 하죠. 이런 얘기가 있어요. 나를 신이 만들었으니 신에게 가서 나의 사용설명서를 받고 싶다고. 기계에는 사용설명서가 있듯이 나에 대한 사용설명서가 필요해요.
 

:
광고인이 되지 않았다면?
김홍탁 : 글 쓰는... 어떤 글이 되었든 간에. 문학일 수도 있고. 글 가지고 먹고 산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시대를 만들어가는 거에요. 김정운 교수 같은 경우는 요즘 노는 것 하나 가지고 세상을 바꾸잖아요. 전에는 논다는 걸 몰랐잖아요. ‘놀이라는 키워드 하나 가지고 그 생각을 전파하고. 저 역시 그런 일을 했겠죠.
 
: 혹시 그런 작업을 하고 있는지?
김홍탁 : 책을 낼 원고를 쓰고 있죠. 몇 권 정도 낼 분량은 돼요. 시간이 없어서 책으로 못 묶어서 그렇지 출판사랑은 이미 다 이야기가 되어있고. 책은 낼 거예요. 영상도 만들고 싶고요. 광고 영상이 아니라 다큐, 재미있고 유익한 다큐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우리나라 다큐들을 보면 유익하기는 한데 너무 진지한 것 같아요. 재미있으면서도 교훈을 주기도 하는 그런 다큐를 기획해서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찍고 만드는 것에 대한 노하우는 충분하니까 어려울 것 같지는 않지만 다만 시간이 없죠.
 
: 이제 광고일이 지겹지는 않는지?
김홍탁 : 지겹기보다는 이제는 광고를 중심으로 내가 어떻게 사회에 베풀 수 있는지를 많이 생각해요.
 
: 사회적 기업이나 캠페인을 말하는 건가요?
김홍탁 : 다큐 만드는 것도 그런 것의 연장선이죠. 광고를 하면서 배운 노하우를 꼭 광고라는 영역이 아닌 다른 영역으로 푸는 거죠. 그게 책을 쓰는 일일 수도 있고 또 광고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을 데리고 캠페인들을 할 수도 있고 또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해서 전시를 해도 좋고.
 
: 이렇게 매번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시면 창의력의 고갈이 올 것 같은데.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김홍탁 : 창의력에 노하우는 없는 것 같아요.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하는데 여기서 공부라는 게 꼭 책을 본다는 것이 아니라 여행이나 책 보는 걸 말해요. 광고는 가장 극악무도한 영역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충전하지 않으면 안되죠.
 
: 책을 많이 읽는다고 들었습니다
김홍탁 : 저는 카뮈의 작품을 통해서 자존이라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인간답게 사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것에 대해 크게 벗어나게 살고 있지는 않아요. 그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이십대 때 카뮈를 심도 있게 읽을 수 있었는데 그 때 카뮈를 이해하고 하나의 지표로 삼았죠.
 

:
광고인 김홍탁에게 책상이란 것이 어떤 의미인가요?
김홍탁 : 책상은 상상력의 공간이죠. 어쨌든 창의적인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책상에 앉아서 뭔가, 그림을 그리건 글을 쓰건 책을 읽곤 해야 하는데 이 조그만 공간이 내 자신과 만나는 공간이고 우주와 만나는 공간이에요. 내 상상력을 펼치는 공간이죠. 굉장히 중요한 공간이죠. 이십대 시절엔 방에 커다란 상 있었죠. 교자상이라고 하나. 책상 말고 그걸 방바닥에 펴놓고 거기서 책을 읽곤 했어요. 그 때가 가장 행복했어요. 그 상에 이것저것 올려놓고 새벽까지 책보고 생각 정리하고 유치한 글들도 쓰고.
 
치열한 광고일을 한평생 해왔으니 김홍탁 그가 쌓아온 내공은 무림 최고수의 경지에 올랐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왠지 여유롭고 초연해 보이는 그의 모습은 매번 다른 것을 만들어 내야하는 창작의 일 자체를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조금은 지쳐 보이기도 하는 건 나의 기분 탓일까? 영화나 무협지 속 고수는 늘 저렇게 분위기 있는 목소리와 읽어낼 수 없는 표정이던데 그래서인가? 그런데 난 언제쯤 무림의 고수가 될까? 필살기가 수록된 비서를 찾아 나서기라도 해야 하는 걸까? 아니 어쩌면 고수의 비법이란 그저 노력뿐일지도 모르겠다. 갖가지 의문이 드는 그리고 나의 일과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들었던 책상 엿보기였다. 
 
* 최근 살인적인 일정 때문에 연재가 조금 늦어지고 있어 일부러 칼럼을 찾아와준 분들에게 무척이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애교를 부려본다. 아웅… (애교임) 그리고 또 하나! 보고 싶은 직업의 책상과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댓글로 적어주길 정중히 부탁 드려보지만 선물을 줄 정도의 능력은 없으니 선물은 기대하지 않길 바란다. 다음으로 찾고 싶은 직업은 형사인데주위에 아는 형사 분도 없고. 혹시 아는 형사분 있으면 연락해주시길. 이왕이면 무섭지 않은 선량한 인상의 형사로!
 
* 참고로 기사 올리는 당일 김홍탁 마스터가 올해도 칸에서 또 한번 상을 휩쓸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시 한번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을 하며 수상을 축하 드린다.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
taejin107@kyobobook.co.kr, 트위터 @taejin107
 
[경제/경영] 광고 리비도를 만나다
김홍탁 | 동아일보사
2003.09.08
[경제/경영] 광고 대중문화의 제1원소
김홍탁 | 나남
2004.03.20

윤씨 아저씨의 책상 엿보기

윤씨 아저씨의 책상 엿보기
칼럼 헌책방 답사기를 쓰느라 한동안 열심히 돌아다니다 이제 새롭게 돌아다닐 곳을 찾은 윤씨. 돌아다니는걸 무척 좋아하지만 이제 나이 들어 조금씩 꺼려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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