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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괜찮아. 그만큼 자신에게 투자하도록 해.

  • 등록일20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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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10화 괜찮아. 그만큼 자신에게 투자하도록 해.
 
 
“그러면 그렇다고 데쓰타에게 알려주셨으면 좋았잖아요?
그날 밤, 나는 사라야시키에 들렀다. 고로마루 점장은 아직 어디로 갈지 정해지지 않아 며칠 더 근무한다고 들었다.
혼자 왔기에 카운터 자리에 앉아 적당히 주문하고 안쪽을 살폈다. 고로마루 점장이 통로로 향하는 것을 보고 뒤를 쫓았다. 불러 세워 다른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했던 이유를 알았다고 말했다. 이제야 알았냐는 듯 그는 한심해했다.
“생각하면 알 수 있는 일이지.
“데쓰타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식이 없으면 알 수 없습니다.
내가 바로 알아차리지 못한 점은 미숙했기 때문이지만.
 
“당신, 우리 회사 노무사더군.
고로마루 점장이 정면으로 몸을 돌렸다. 오늘도 유니폼아래에는 하얀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입었다.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르바이트는 계약 대상이 아니어서 놓쳤습니다. 수속하도록 설명하고 대행도 진행하겠습니다.
“가능한 빨리, 바로 해줄 수 없을까. 우연히 근무시간이 늘어났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게 해줘. 도다의 고용계약을 새로 해서 계약을 주 30시간으로 바꿨네. 도다에게는 점장 대행을 맡기고 근무시간표도 짜게 했으니까 앞으로 그 정도의 시간을 유지할 수 있을 거야.
“그 말인즉슨?
“회사는 사회보험에 가입하고 싶어 하지 않을 거야. 당연하지. 회사 부담금이 늘어나니까.
“윗사람이 알지 못하도록 잠자코 있으셨어요?
“도다는 일을 잘해. 사람도 잘 돌보고. 다만 사람이 너무 좋아. 계약직 면접은 사장과 전무가 예고 없이 조용히 진행하지. 자신은 아직 멀었다, 저것도 못하고 이것도 못한다고 겸손한 태도만 보였다가는 진행이 되질 않아. 어필할 부분을 잘못 알고 있는 주제에 회사가 자기를 잘 보고 있다고 착각하지. 별생각 없이 30시간에 대해 떠들 수도 있고 그랬다가 그것마저 못 하게 될 것 같았어.
들어보니 블랙에 가까운 회사인 것 같았다. 괜찮을까. 고로마루 점장이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사실은 권하고 싶지 않네. 사회보험은 들어 두면 이득이니까 뭐라고 할 바 아니지만 달리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빨리 그리로 가는 편이 좋아.
“야시키 코퍼레이션의 계약직이 되려면 조리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게 유리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게 없는 데쓰타에게는 험난한 길일까요?
지금 그대로의 그에게도 계약직 전환의 가능성이 있을까, 자격을 얻는 쪽으로 움직이는 게 좋을까. 아니면 결단하고 다른 길을 찾는 방법도 있었다.
“할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지. 그렇지 않나?
지난번에도 그렇게 말했다. 이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은 게 있었을 뿐이다. 데쓰타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는 그 스스로가 깨달아야 한다.
 
“다만.
고로마루 점장은 거기까지만 말하고 갑자기 다정한 눈빛을 보냈다.
“도다의 사람 좋은 성격은 장기적으로 보면 행복한 인생으로 이어질 수 있겠지. 성공은 못 할지 모르지만 적은 만들지 않아. 손을 내밀어줄 사람도 많을 거야.
“이번 일로 아르바이트 동료들과 거리가 생겼다며 낙담하고 있는데요.
“낮은 자리에만 있으면 어쩔 셈인가. 이런! 앞에 한 말은 철회하지. 지옥에서 손을 내밀어도 잡을 판이군.
신랄한 말투다.
 
“고로마루 점장님은 괜찮으세요? 이대로 야시키 코퍼레이션에 있어도.
이동만이 아니라 직급 강등, 그에 따른 수당 삭감도 있다고 들었다. 아르바이트 종업원의 시급 삭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여가 대폭 줄었다.
“다른 선택지가 있다면 이곳에 있지 않아.
조용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와이셔츠와 넥타이 위의 유니폼은 어울리지 않았다. 본인도 알 텐데 그래도 입었던 것이다.
“실례했습니다.
“할 얘기는 끝났나? 나는 할 일이 있네.
“네, 시간을 빼앗아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나는 깊이 고개를 숙였다. 멀어져가는 고로마루 점장의 발걸음을 보았다.
 
 
자리로 돌아오니 데쓰타가 다가오면서 서비스라며 생맥주를 가져왔다.
“누가 주는 건데? 설마 점장님?
“아니요. 제가요.
“왜 데쓰타가 주는 거야?
“폐를 끼쳤고 신세도 졌으니까.
사람 좋은 얼굴로 웃는다.
“그런 처세술보다 배워야 하는 게 있어. 생각해야만 하는 것도 있고. 이런 거 안 줘도 돼. 나는 내가 번 돈으로 밥을 사 먹을 수 있으니까.
“그래도…….
“괜찮아. 그만큼 자신에게 투자하도록 해.
 
데쓰타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알았을까. 역시 모르겠지. 다음에 미미와 함께 어디 다른 곳에서 만나자. 고로마루 점장도 너를 걱정했어, 그 말도 전하고 싶다. 솜사탕인 채로 있으면 벌어먹고 살 수가 없거든.
누군가 주문한 모양이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소리가 뒤에서 울려 퍼졌다. 데쓰타도 역시 반사적으로 같은 말을 소리쳤다.
 
 
병아리 <!HS>사회보험노무사<!HE> 히나코 [소설]  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미즈키 히로미 | 작가정신
2020.03.24

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조촐한 사무실, 직원은 달랑 넷. 비전도 목표도 그닥 없어 보이는 야마다노무사사무소 입성! 신참 노무사 아사무라 히나코(26세, 돈 없음)의 귀염살벌한 성장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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