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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데이즈] 10. 그녀는 구겨진 천사 같았다

  • 등록일2019.09.23
  • 조회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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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번 노력해보고 싶어.
테우는 앞으로 걸음 다가서 선물을 내밀었다. “봐, 선물을 준비했어.
 
클라리시가 포장지를 뜯었다.
“클라리시, 작가 책은 읽어봤다고 했지? 왠지 좋아할 같아서 왔어.
“고마워. 나중에 읽어볼게.
그녀가 받아 책을 여행 가방 위에 내려놓았다.
 
“내 제안, 한번 생각해보겠어?
“이미 얘기했잖아. 그냥 친구로 지내자고.
그녀의 목소리에서 짜증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난 친구가 되고 싶은 아니야. 난…….
“오, 그만 ! 나쁜년으로 만드는 거지?
“그게 아니라 난…….
 
“이 도로 가져가. 그리고 잊어줘. 우리가 만나지 않은 걸로 해달란 말이야. 내가 어제 말도 잊고. ? 취중에 아무렇게나 내지른 소리야. 진심이 아니었다고. 제발 이상 괴롭히지 말아 . 전화도 하지 말고 미행하지도 . 선물 같은 것도 하지 말고.
 
“클라리시, 난……. 어느새 테우는 압도적인 모멸감에 휩싸였다.
“제발 그렇게 말하지 말아 . 그는 조금 다가가 그녀의 팔뚝에 살며시 손을 얹었다.
 
클라리시가 뒤로 물러났다.
“내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 어서 꺼지기나 ! 웃는 낯으로 얘기해주면 듣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잖아. 그렇게 여자가 궁하고 절실하면 매춘부나 찾아봐.
 
모욕적인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달달한 목소리와 제스처는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녀는 분명 다른 사람이 있었다.
이상 클라리시가 아니었다.
 
테우는 앞으로 걸음 다가섰다. 어떻게든 그녀의 입을 막아야만 했다.
 
 
 
그가 책을 집어 들고 그녀의 머리를 세차게 내리쳤다.
 
 
클라리시 클라리시.
그는 책으로 그녀를 내리찍었다.
그녀의 호리호리한 몸이 탁자 위로 늘어졌다.
그녀의 뒤통수에서 배어난 피가 바닥에 놓인 셔츠 위로 뚝뚝 떨어졌다.
아무 무늬도 없는 책의 파스텔 표지는 암적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클라리시는 움직이지 않았다.
 

 
 
테우는 그녀의 맥을 짚어봤다. 아직 살아 있었다.
약간의 안도감이 찾아들었지만 그의 다리는 여전히 후들거렸다.
그는 누군가가 불쑥 들이닥칠지 모르는 문을 돌아봤다.
 
다가오는 발소리. 마구 날뛰는 상상력이 그를 마비시켰다.
문간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조리 있고, 이성적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런 난관 역시 거뜬히 수습할 있는 능력자였다.
미동도 없이 평화롭게 엎드려 있는 클라리시의 모습이 그의 마음을 저리게 했다.
 
그가 쌤소나이트 여행 가방 개를 모두 열고 가방의 옷을 작은 가방으로 옮겨 담았다.
터질 같은 가방은 지퍼가 잠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클라리시를 여행 가방에 담고 안에서 숨을 있도록 틈을 적당히 남겨놓았다.
소파에 널브러진 옷들은 반듯하게 개어놓고, 그녀의 휴대폰은 자신의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그는 여행 가방을 현관에 끌어다 놓은 가방의 살짝 벌어진 틈을 들여다봤다.
클라리시는 평온해 보였다.
그는 작은 탁자를 한쪽으로 밀어내고 피로 얼룩진 양탄자를 돌돌 말았다.
그리고 잠시 밖을 살폈다. 데로 시선을 돌린 행인 몇이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는 양탄자와 여행 가방을 트렁크에 싣고 마지막으로 클라리시의 상태를 살폈다.
밀어냈던 탁자를 제자리에 돌려놓은 다음 현관문을 걸어 잠그고 차에 올랐다.
 
 
 
테우는 뛰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켰다.
다행히 행운의 여신은 그의 편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파케타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틈을 클라리시를 집으로 끌고 들어갔다.
 
당분간 그녀를 방에다 숨겨놓고 수습책을 고민해볼 참이었다.
그녀의 부모는 딸이 인사도 없이 테레조폴리스의 호텔로 떠난 것이다.
종업원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가자 삼손이 문간으로 나와 여행 가방에 코를 대고 킁킁거렸다.
녀석은 꼬리를 미친 듯이 흔들며 요란하게 짖어댔다.
테우는 삼손을 진정시킨 다음 클라리시를 자신의 침대에 눕혀놓았다.
그녀는 구겨진 천사 같았다.
 
 
 
퍼펙트 <!HS>데이즈<!HE> [소설]  퍼펙트 데이즈
라파엘 몬테스 | 한스미디어
2019.08.07
 
 

퍼펙트 데이즈

퍼펙트 데이즈
사랑에 빠진 사이코 패스, 트렁크 속 스녀와 여행을 떠나다! 브라질의 스티븐 킹이 선사하는 '퍼팩트'한 로맨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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