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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데이즈] 7. 대체 누구 꿈을 꾸고 있을까

  • 등록일2019.09.11
  • 조회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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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우는 공연을 보고 싶지 않았다.
바이올린과 첼로로 무장한 오케스트라의 진지한 분위기는 그를 거슬리게 했다.
클리리시가 다른 남자와 입을 맞추는 멀리서 구경하고 싶지도 않았다.
둘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있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속이 쓰렸다.
 
하지만 고민 끝에 티켓을 구매했다. 여자들의 머리 너머로 클라리시가 보였다.
낮에 함께 다녔던 친구와 나란히 앉아 있었다.
 
남자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콘서트가 시작되고 나서야 비로소 직사각형 안경을 남자가 오케스트라 단원임을 알게 됐다.
남자는 동료들 틈에서 붉은빛을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다.
 
테우는 압도적인 적대감에 휩싸여 음악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는 좌석 등받이를 타고 오르는 개미를 발견하고 엄지손가락으로 짓이겨 버렸다.
 
 
 
 
콘서트가 끝난 사람은 공연장 근처 술집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피자와 맥주를 먹으며 신나게 수다를 떨었다.
클라리시는 여자치고 주량이 상당했다. 새벽 3시쯤 됐을 남자 혼자 술집을 나섰다.
그는 자신의 차에 올라 셔츠 자락으로 안경을 꼼꼼히 닦은 거칠게 문을 닫고 출발했다.
 
테우는 고개를 길게 빼고 어떻게 일인지 확인했다.
클라리시의 친구만 자리를 지키고 앉아 술을 마시며 혼잣말을 주절대고 있었다.
클라리시는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중이었다. 야수 같은 모습으로 팔짱을 끼고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테우는 클라리시에게 다가가고 싶었다.
하지만 왠지 지금은 적절한 타이밍이 아닌 같았다.
 
 
클라리시는 담배꽁초를 배수로에 던지고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테킬라 잔을 시켜놓고 라임과 소금을 곁들여 단숨에 비워냈다.
시간 사람은 술집을 나섰다.
그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휘청거리며 울퉁불퉁한 라파의 인도를 따라 걸었다.
클라리시는 친구에게 몸을 기댄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친구는 확실히 클라리시보다 취한 상태였다. 그들은 계속해서 요란하게 수다를 떨었다.
 
 
 
어두운 거리가 조금도 두렵지 않은 모양이었다.
 
 
 
테우는 천천히 차를 몰아 그들을 뒤따랐다.
헤드라이트를 꺼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택시 대가 차례로 지나쳐 갔지만 그들은 택시를 잡으려 하지 않았다.
 

 
 
 
사람이 없는 모퉁이에 멈춰 사람이 잠시 서로를 어루만지더니 격렬한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산발이 머리, 벗겨진 구두. 그들은 연신 낄낄대며 키스를 이어갔다.
친구가 주근깨가 뿌려진 클라리시의 하얀 볼을 혀로 핥아댔다.
클라리시는 입을 벌리고 화려한 손톱으로 친구의 허벅지를 찔렀다. 친구는 클라리시의 목을 쪽쪽 빨았다.
 
 
테우는 눈을 가리고 싶었다.
어떻게 저럴 있지? 잽싸게 달려가 그들을 뜯어말리고 싶었다.
적당히들 하라고!
 
 
마침내 커플은 모퉁이를 돌아 나갔다. 클라리시는 여전히 친구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택시가 나타나자 친구가(테우는 그녀를 계속 '친구'라고 불러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손을 흔들어 멈춰 세웠다.
그녀는 클라리시에게 진하게 키스한 차에 올라 차창 사이로 손을 흔들었다.
택시는 이내 그곳을 떴다.
 
 
 
클라리시는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그녀가 차도를 건너고 있는데 맹렬히 달려오던 대가 요란하게 경적을 울렸다.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린 그녀가 인도 쪽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운전자를 향해 욕을 퍼부었다.
힘겹게 몸을 일으킨 그녀의 무릎에서 피가 배어났다. 그녀는 걸음 다시 쓰러졌다.
그러더니 오래된 모퉁이 집의 어두운 문간으로 기어들어가 널브러진 잠이 들었다.
 
 
테우는 그녀가 겁먹지 않도록 슬그머니 다가갔다.
그녀의 팔뚝을 붙잡고 머리를 살살 쓸어내렸다.
“응? 클라리시가 눈을 반쯤 떴다.
“자, 나랑 같이 가요.
“네?
“길거리에 쓰러져서 자면 어떡해요. 내가 집에 데려다줄게요.
클라리시는 묵묵히 테우의 말에 따랐다. 테우는 그녀를 부축하고 벡트라로 돌아왔다.
고개를 젖힌 조수석에 앉은 그녀에게서 냄새가 역하게 풍겼다.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요? 클라리시가 꼬인 소리로 물었다.
테우가 핑곗거리를 떠올리는 동안 클라리시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악몽을 꾸는지 눈꺼풀 밑에서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였다.
대체 누구 꿈을 꾸고 있을까?
 
 
 
그녀의 앞에 차를 세웠다. 어느새 화요일 새벽이 밝아 있었다.
일찍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몇몇 보였다. 희미한 새벽빛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계기판 시계는 5 30분을 알리고 있었다.
테우는 그녀의 가방에서 열쇠 꾸러미를 찾아 들고 그녀를 깨웠다.
“집 열쇠가 어느 거죠?
“그거예요.
“자, 가요. 내가 부축해줄게요."
테우가 먼저 차에서 내렸다.
 
“발 조심해요.
그녀의 팔뚝을 붙잡자 냄새에 가려졌던 진한 향수 냄새가 풍겼다.
돌벽 안쪽에서 짖는 소리가 넘어왔다.
개들이 묶여 있는지 소리가 가까워지지는 않았다.
테우는 열쇠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퍼펙트 <!HS>데이즈<!HE> [소설]  퍼펙트 데이즈
라파엘 몬테스 | 한스미디어
2019.08.07
 

퍼펙트 데이즈

퍼펙트 데이즈
사랑에 빠진 사이코 패스, 트렁크 속 스녀와 여행을 떠나다! 브라질의 스티븐 킹이 선사하는 '퍼팩트'한 로맨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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