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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네덜란드 국민화가 렘브란트 판 레인

  • 등록일2019.08.08
  • 조회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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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지도 ©Shutterstock
 
유럽 북서부에 있는 네덜란드는 아름다운 튤립과 풍차, 낙농업이 발달한 나라로 유명합니다. 네덜란드 지형은 특이해요. 국토의 25퍼센트가 해수면(바닷물 표면)보다 낮아요. 네덜란드라는 나라 이름도 수면보다 낮은 땅이란 뜻을 가졌어요. 네덜란드인들은 먼 옛날부터 바다를 메워 땅을 넓혀 왔어요. 홍수의 위험과 해수의 범람으로 끊임없이 생존을 위협받았지요. 툭하면 육지를 침범하는 바닷물과 비가 내릴 때마다 범람하는 강물을 막기 위해 전국 곳곳에 둑을 쌓고 수로를 만들었어요.
 
네덜란드의 관광 명물인 풍차를 많이 만든 것도 펌프를 이용해 물을 퍼올리기 위해서였어요. 유럽에서 가장 국토가 작은 나라 중 하나인데다 소금기를 머금은 간척지에서는 농작물 재배가 어려웠어요. 네덜란드인들은 일찍부터 넓은 바다로 눈을 돌려 세계를 돌아다니며 동양과 서양을 잇는 항로를 개척하고 국제 무역을 시작했어요.
 
17세기에는 스페인, 포르투갈에 이어 세계 바다를 지배한 해양 강국이 되었어요. 그 당시 네덜란드는 동서양의 문물 교류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졌어요. 거의 모든 나라와 무역을 했기 때문에 전 세계의 다양한 상품과 자본, 인적 자원이 네덜란드 로테르담 무역항으로 모여들었어요. 국제 무역과 조선업, 상업으로 경제 대국이 된 네덜란드에서는 예술과 과학 기술이 크게 발전했어요. 경제, 예술, 과학 기술이 찬란하게 꽃피웠던 이 시절을 네덜란드 황금시대라고 부릅니다.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빛낸 화가가 있어요. 바로 17세기 위대한 화가로 꼽히는 렘브란트 하르먼손 판 레인입니다. 네덜란드인들은 렘브란트를 단지 17세기 미술사의 거장으로만 바라보지 않아요. 렘브란트는 국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인물이 되었어요.
 
렘브란트, <두 개의 원이 있는 자화상>, 1665~1669년경, 캔버스에 유채, 114.3x94cm, 영국 런던, 켄우드 하우스
 
17세기 황금시대를 렘브란트 시대로 부르는가 하면 아예 렘브란트 나라로 칭하기도 하거든요. 또 영광스러운 렘브란트를 기념하기 위해 렘브란트 이름을 딴 광장을 만들었고 동상도 세웠어요.
 
렘브란트 광장의 렘브란트 동상
 
렘브란트 동상 앞에 서 있는 인물 군상 조각은 렘브란트의 걸작 <야간 순찰>에 등장하는 시민군을 기념 조각상으로 만든 거예요.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 가면 원작을 감상할 수 있어요.
 
렘브란트, <야간 순찰>, 1642, 캔버스에 유채, 379.5x453.5cm,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이 작품은 시민군대인 사수부대원들이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을 그린 거예요. 대장 프란스 반닝 코크 대위가 이끄는 암스테르담 사수협회射手協會는 시청 건물을 장식할 단체 초상화를 유명 화가인 렘브란트에게 주문했어요. 사수협회 초상화를 주문받는 일은 렘브란트에게 대단한 영광이었어요. 사수협회는 뛰어난 실력을 가진 화가에게 단체 초상화를 주문하는 전통이 있었거든요. 귀족과 상인들로 구성된 사수부대는 암스테르담의 법과 질서를 책임진다는 자부심이 대단했어요. 사수부대원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걷어 렘브란트에게 홍보용 목적의 단체 초상화를 주문한 것은 명예와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서였죠.
 
당시 암스테르담에는 약 20개의 시민군대가 있었다고 해요. 그 시절에 그려졌던 다른 집단 초상화와 이 그림을 비교하면 렘브란트 화풍이 얼마나 독창적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당시 집단 초상화는 관습에 따라 단체 사진을 찍을 때처럼 인물을 일렬로 나란히 배치했고 무표정한데다 차렷 자세로 그려졌어요. 최대한 근엄하게 보이도록 말이죠.
 
그러나 렘브란트는 시민군을 미화시키지 않았어요. 각 인물의 개성을 드러내는 한편 활기찬 움직임과 생동감 넘치는 현장 분위기를 화폭에 역동적으로 담아냈어요. 그림 속 부대원들의 동작과 자세, 표정을 살펴보세요. 총알을 장전하는 사람, 발사하는 사람, 총구에 입김을 불어넣어 화약을 털어내는 사람, 깃발을 들고 있는 사람, 북치는 사람 등 각자 주어진 역할에 맞게 부산하게 움직여요.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에 놀란 개가 북치는 사람을 향해 짖는가 하면 아이들이 행진에 끼어드는 장면도 연출했어요. 빛과 어둠을 극적으로 대비시키는 명암법(키아로스쿠로 기법)을 활용해 움직임을 표현한 이 그림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화려했던 시기에 시민의 일상을 생생하게 되살려냈어요. 아울러 네덜란드가 유럽에서 가장 먼저 도시화가 이루어진 나라였고, 시민들로 이뤄진 민간 군대가 국제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인 암스테르담 치안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정보를 알려 줍니다.
 
 
 
국민화가를 찾아 떠나는 세계 여행 [예술/대중문화]  국민화가를 찾아 떠나는 세계 여행
이명옥 | 시공아트
2019.07.25

이명옥의 국민화가를 찾아 떠나는 세계여행

이명옥의 국민화가를 찾아 떠나는 세계여행
18개국의 국민예술가 23명을 통해 각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특별한 세계 예술 인문 기행. 예술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 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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