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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마음 공부] 6. 아이의 인내심 테스트

  • 등록일2019.01.09
  • 조회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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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3월에 유치원에 입학한 후 3개월 가까이 되면서 아이의 폭력성이 없어졌다고 치부했다. 하지만 위기는 방심할 때 찾아온다고 했던가. 어김없이 또 나를 시험에 들게 했다.
 
유치원에서 돌아온 후 아이는 항상 같은 반이었던 두 친구와 놀이터에서 놀았다. 당시에 그 두 아이가 잘 놀다가 아옹다옹하더니 급기야 한 아이가 울고 말았다. 엄마들이 다른 아이에게 “혹시 네가 물었어?”라고 물으면서 우는 아이가 다쳤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몸싸움은 없었는지 곧 울음이 잦아들었다.
그때 내 아이는 그저 옆에서 친구들을 바라보기만 했다. 친구들의 다툼이 진정되고, 세 아이가 다 같이 미끄럼틀로 향했다. 엄마들은 그 아래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또 울음소리가 들렸고, 한 친구가 엎드려서 울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내가 물었어.
“친구 아프잖아! 그러면 안 돼! 왜 그랬어.
“친구가 좋아서 그랬어.
아이는 해맑게 대답했다. 너무 황당했다. 얘가 미쳤구나.
 
아이를 붙잡아 따끔하게 혼내고, 아픈 친구의 상처를 보여주며 사과하게 했다. 친구와 같이 약국에 가서 밴드를 사면서도 그 친구의 엄마에게 거듭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집에 가서도 그러면 안 된다고 아이를 꼭 붙잡고 눈을 보며 말했고, 남편도 호통을 치며 혼내니 아이는 겁이 나서 눈물을 흘렸다.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죄송합니다.
이제 더는 ‘내년이면 나아지겠지, 아직 친구들과 어울려본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 거야.’ 하고 아이가 저절로 나아지기를 기다려줄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
 
“아이들이 다 그러면서 크는 거지, 요즘 엄마들은 아이가 조금만 잘못해도 아동상담소에 가려는데 그럴 필요 없어요.
선배 엄마들과 가족들이 이렇게 말하기 일쑤여서 그동안에는 매번 상담을 받으러 갈까 망설였다.
‘그래. 내가 너무 과민하게 구는지도 몰라. 아이들은 자라면서 말썽을 부리기 마련이니까 부모만 잘하면 돼.
내가 바뀌어야 할 문제라고 여겼다. EBS <부모> 프로그램에서 일 하며 배운 훈육법을 적용하면 되겠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자신감 때문에 아이가 더 망가질 수 있겠다 싶었다. 더구나 친구에게 해를 입힌 이상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심각한 일이었다. 집 근처에 있는 아동상담센터로 가서 가장 빠른 시간으로 예약해달라고 부탁했고, 다음 날 상담 약속이 잡혔다.
또 유치원에 전화해서 아이의 잘못을 알렸다. 나와 가족들이 모두 하루 종일 아이에게 주의를 주고 혼낸 상태였지만, 담임선생님의 훈육이 절실했다. 아이의 상황을 전하고 아동 상담 예약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하고 나니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바보 엄마이다. 침착하지 못하고 감정이 앞선다. 우는 나를 달래면서 유치원 선생님은 보통 1년을 기다려야 아이가 좋아진다고 했다.
 
“많은 기다림이 필요해요. 아이는 겨우 만 세 살에 불과하잖아요. 눈에 보이는 변화를 가져오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리니 무엇보다 어머님이 마음을 담대하게 먹으셔야 해요. 지난 해에도 좋아하는 마음을 때리는 걸로 표현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1년 동안 그걸 바로잡기 위해 힘들었지만 지금은 정말 좋아졌어요.
내 아이도 3월에 처음 유치원 생활을 시작할 때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다고, 보조 선생님과 위생사 선생님과 원장 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2학기가 되면 아이는 또 성장할 테니 믿어보자고 했다.
“아이가 잘못된 게 아니라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에요. 아이는 자라는 중이니까요.
아이가 말을 잘하기까지 오래 걸렸듯이 아이의 행동을 수정하는 데도 오래 걸린다고, 그 과정을 같이 끈기 있게 지켜보자면서 유치원 선생님이 나를 위로했다.
아이가 친구에게 거칠게 표현하면 엄마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지만 그럴수록 다음과 같은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 아이의 표현법이 많이 심할 뿐 친구에 대한 관심의 표시이다.
● 아이의 행동을 바꾸는 기간을 길게 잡고 조급해지지 말자.
● 엄마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가족들과 선생님이 같이 노력해야 한다.
 
선생님의 응원에 위안이 되었지만, 그래도 다른 아이들과 내 아이를 자꾸 비교하게 되는 마음은 떨칠 수 없었다.
‘내가 뭔가를 잘못하고 있으니 아이가 그러는 거야. 내 잘못이야.
끝없는 자책의 시간이 찾아왔다. 아이의 성향이 원래 까칠한 면도 있지만, 훈육이 너무 강했다가 너무 약했다가 해서 아이에게 혼란을 주는 것도 같았다.
휴……. 육아에 대한 고민은 정말 끝이 없나 보다. 속 터지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잠든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나아질 때까지 참고 기 다려주자는 다짐을 거듭 하면서도 마음이 미어진다.
 
 
아이 <!HS>마음<!HE> 공부 [가정/육아]  아이 마음 공부
우리 | 문예춘추사
2019.01.15

아이 마음 공부

아이 마음 공부
오마이뉴스 인기 연재 '초보 엄마의 육아 일기' 단행본 출간. 문제투성이 엄마가 우울해하는 대신 펜을 들고 아이의 마음을 읽기 시작했다. 아이와 엄마가 상처 받지 않으면서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시간을 선사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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