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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라는 나라] 1. 스코틀랜드인에게 영국인이라면 화내는 이유

  • 등록일2017.09.13
  • 조회 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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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UK 대표팀(Team UK) 아닌 GB 대표팀(Team GB)이냐.
2016 브라질에서 열린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영국인들이 가장 빈번하게 구글로 검색한 문장이다. 우린 그저 대한민국 대표팀이라고 하면 된다. 북한과 함께 참가하면 남북공동선수단일 테고.
 
영국은 그러나 그리 간단하지 않다. 우선 지리적으론 브리튼 섬과 북아일랜드 등으로 이뤄져있다. 브리튼 섬엔 나라(country) 있으니 잉글랜드·웨일스·스코틀랜드다. 1707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왕국(여기엔 웨일스도 포함한다) 통합하면서 탄생한 그레이트브리튼(Great Britain) 왕국이다. 1800 이웃 섬인 아일랜드 왕국과 합병하면서 ‘그레이트브리튼과 아일랜드 연합왕국’이 됐다. 그러다 아일랜드가 1921 아일랜드자유국 형태로 이탈했고 1949 아일랜드공화국으로 완전 독립했으되 아일랜드 북부의 얼스터가 왕국에 잔류하면서 ‘그레이트브리튼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됐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우린 그저 영국이라고 말하지만 정체성은 다층적일 수밖에 없다. 때론 경계도 흐릿하다. 기본적으론 잉글랜드·웨일스·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가 별개의 나라다. 역사·문화·종교적으로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
 
스포츠만 봐도 역력한데 축구나 럭비·크리켓 종목에서 국가대항전에 나설 이들 나라가 각각 출전한다. 세계적인 축구선수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유나이티드 FC 간판이었던 라이언 긱스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 번도 발을 딛지 못한 웨일스 대표선수였기 때문이다. 그가 국가대표 현역으로 있는 동안 웨일스가 본선에 진출한 적이 없었다. 영연방 국가들 사이에서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비슷한 체육대회(Commonwealth Games, 영연방 경기대회)에도 나라가 각자 뛴다.
 
 
이들 나라 사이, 특히 스코틀랜드의 잉글랜드에 대한 경쟁심은 대단하다.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가 다른 나라와 경기를 하면 다른 나라를 맹렬히 응원한다. 상대방이 비록 화성인이어도 응원할 것이란 우스개도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테니스선수인 앤디 머레이를 둘러싼 믿음에도 이런 있다. “잉글랜드 언론에서 머레이가 이기면 브리티시(British, 영국인)라고 하고 지면 스코티시(Scottish, 스코틀랜드인)라고 한다”는 게다. 연구자가 실제 조사까지 했다. 결과 대개의 믿음이 그러하듯,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머레이의 승패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지는 ‘스코틀랜드인 머레이’라고 소개한 반면 대중지에선 ‘영국인 머레이’라고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UK(The United Kingdom) 이들 나라를 포괄한 개념이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엔 영국 깃발인 유니온잭을 흔들며 나라 연합팀이 나선다. 하지만 영국이 어떤 나라인가. 경우에도 경계가 명료한 아니다. 북아일랜드인들은 자신들이 원하면 아일랜드 대표선수로 있다. 북아일랜드 출신 골프선수인 로리 매길로이가 아일랜드 선수로 뛰겠다고 일도 있다. 막판 출전 의사를 접었지만 말이다.
 
얽힌 타래는 있다. 브리튼 주변에 있는 도서(島嶼)들이다. 영국 정부가 국방을 제공하긴 해도 영국의 일부는 아니다.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 건지 , 저지 등의 채널 제도(Channel Islands)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에 있는 등이다. 이들 출신은 그러나 영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한다.
 
이쯤에서 앞의 질문으로 돌아가자. 올림픽 대표팀을 UK 대표팀’이 아닌 GB 대표팀’으로 했는지 말이다.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GB이므로 북아일랜드가 빠진다는 의미일 있다. 북아일랜드 정부의 스포츠장관이 “북아일랜드를 배제하는 명칭”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는 까닭이다. 영국올림픽위원회(BOA) 그러나 BOA 나라뿐 아니라 인근 섬들, 해외영토까지 관할하는데 이들 일부는 영국(UK) 일원이 아니다. 따라서 UK GB 정확한 명칭이 아니다”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1896년부터 영국을 GBR’로 인정한 만큼 상대적으로 GB 나은 이름일 있다”고 해명했다. 북아일랜드로선 수긍하기 어려울 게다. 2016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북아일랜드 출신 선수가 29 참가했는데 8명만 GB 일원이었다.
 
같은 논란이 불거진 어쩌면 올림픽 자체의 인기가 올라간 요인도 있을 있다. 영국은 스포츠를 만들어내고 규칙을 정하는 일에는 능통했지만 현실에선 참가하는 의의를 두는 쪽이었다. 1996 애틀랜타 하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이 하나였다. 당시 우린 7개였다. 이후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졌고 결실을 자신들이 주최한 2012 런던 하계올림픽에서부터 거두기 시작했다. 리우에서도 67개의 메달을 땄고 그 중 27개가 금메달이었다. 중국을 제친 2위였다. 이러는 와중 올림픽 열풍이 불었고 좀처럼 듣기 어려웠던 Team GB’이란 문구가 빈번하게 들리니 사람들이 궁금증을 갖게 아니냐는 것이다. 틀린 주장은 아닐 있다.
 
그렇더라도 역시 영국은 영국이었다. 리우 올림픽 기간 지방을 돌아다닐 일이 있었다. 지역별 라디오에선 끊임없이 올림픽 소식을 전했다. 흥미로운 아무리 뉴스에 귀를 기울인들, 영국 대표팀 전반의 소식을 알기 대단히 어려웠다는 점이다. 청취력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역방송에서 자기 지역 출신 선수들 경기는 시시콜콜한 것까지 챙겼다. 심지어 “어느 지역에서 훈련했다더라”라는 설명까지 했다. 그러나 영국 대표팀 전적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어려운 얘기다. 그렇지만 가지는 분명히 기억하자. 스코틀랜드인을 만났을 절대 Are you English?”라고 묻지 말자. 진정 스코틀랜드인이라면 진정 화낼 게다. 위스키를 좋아한다고 얘기해주면 살짝 풀릴지도 모르지만. 이때도 주의해야 한다. 스코틀랜드를 비롯한 브리튼 섬에선 위스키의 철자에 e’가 없다.
 
| 고정애 (중앙일보 기자)
 
 
영국이라는 <!HS>나라<!HE> [역사/문화]  영국이라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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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9

고정애의 '영국이라는 나라'

고정애의 '영국이라는 나라'
영국에서 특파원을 지낸 고정애 기자의 영국 편력기. 영국이라는 나라는 통념적으로 이해하고 말기에는 무척 다면적인 나라다. 영국의 대지와 대기 속에 깃든 영국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진짜 영국을 만나보자. 아주 낯설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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